여러분 수능이 가까워지니 '아깝다' 라는 생각이 안드나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4043080
제가 어릴때부터 칭찬받은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뒷심이 좋다'였습니다. 항상 뭘 할때든 끝이 거의 끝나갈 때마다 좀 더 잘 되었었거든요.
초등학교때도 6학년이 될수록 성적이 좋아졌고, 중학교때도 3학년이 될 수록 성적이 좋아졌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이미 중간에 과학고라던지 영재고 등에 합격해서 잘 하는 친구들이 많이 쉬어버린.... 영향도 매우 컸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제가 이런 말을 했다가 나중에 학원 선생님께 칭찬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선생님 2학년때까지는 동아리다 뭐 대회다 해서 온갖 것에 신경이 끌려서 공부하기가 어려웠는데, 고3이 되니까 공부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으니 참 공부가 잘되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 "고3되서 다들 힘들다 힘들다 이 소리만 하지, 공부가 더 쉬워지고 잘된다는 말 하는 학생이 없다. 너의 잠재력을 칭찬한다" 라고요.
수능이 끝나고 난 이후 치는 (수시에서도 전혀 쓰이지 않는 쓸데없는) 3학년 2학기 기말고사에서도 뒷심을 발휘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교과우수상을 2개나 받은 적도 있습니다. 물론 위에서 말한것처럼 이미 수시로 서울대 붙고 성균관대 붙은 친구들이 많았기에, 그 영향 덕에 가능한 부분도 매우 큽니다.
좀 쓸데없이 보여도 전 끝이 보일 때마다 좀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평소 내신에 비해서 점수도 좋게 받아서, 최종적으로 졸업할 때 전교 7등으로 졸업을 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놀랍긴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수능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능을 대략 한두달 만큼 남은 시점에서 선생님들이 지겹도록 말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제 수능이 얼마 안 남았으니, 수능 시간에 패턴을 맞춰라. 수능을 치는 동안의 시간에 낮잠을 자지 않는 습관을 들여라" 라고요. 벌써 이 준비를 하는 학생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 말을 들으면서 어느날 아침에도 정말 피곤하게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 샤워를 하면서 생각했죠, 학교 가면서 좀 자고, 학교 0교시에 가서 좀 자다가 1교시에 일어나서 공부해야겠다.... 라고요.
그런데 그 순간 머릿속에서 번개가 치더군요.
"아깝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얼마 안 남은 수능인데, 조금만 더 신경써서 낮 시간 동안 낮잠 안자면 좀 더 낫지 않겠나? 라고요. 그 날부터 정말 신기하게도 낮잠을 1분도 잔 일이 없습니다. 정말 머릿속에 번개가 치면서 온 몸에 힘이 나고, 머리가 팽팽 돌아가더군요. 이 이야기를 어떻게든 수국비에도 넣고 싶었는데, 워낙 개인적인 것이라서 미처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https://wordrow.kr/%EC%9E%90%EC%84%B8%ED%95%9C-%EC%9D%98%EB%AF%B8/%EC%95%84%EA%B9%9D%EB%8B%A4/3/
앗, 아깝다.... 하는 일이 분명 여러분 인생에도 있었을 껍니다. 특히 게임을 할 때도 그때 실수 하지 않았더라면,,, 그때 킬을 먹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경우가 굉장히 많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아깝다고 생각이 들지 않나요? 이제 수능이 100일 이내로 남았습니다. 저는 결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가 성공의 척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수준에서, 내 수준에서 조금만 덜 실수하고 조금만 더 성적을 올리면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성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여러분의 인생 나머지 시간 동안 평생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조금만 더 집중하면, 조금만 덜 자면, 조금만 더 수능 시간에 적응하면 조금 더 잘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첫 수능때
14133 이 나왔었거든요? 이때 당시 저보다 훨씬 좋은 대학을 수시로 간 친구들이 보고서는 다들 좀 놀라더군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제가 그때 당시의 공부량보다도 120% 정도를 발휘한 것 같습니다. 물론 저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 수천일 것입니다. 그러나 전 당시의 성적에 굉장히 만족합니다. 제 스스로의 100% 이상을 발휘한 성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수능 직전에 '아깝다'라고 생각한 덕분에, 수능이 가까워질 수록 어수선해지고 공부를 오히려 놓는 친구들이 많은 와중에도 열심히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평소 수학 내신이 5등급이었는데 ㅋㅋㅋㅋ 어찌어찌 4점짜리 5개를 못 푸는 수준인 4등급까지 올라갈 수 있었죠.
어차피 인생에서 한번 지나가는 시험일 뿐이라고 현우진도 그렇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왕 한번 인생에서 치고 넘어가는 시험이라면, 조금만 더 집중하고 조금만 수능 시간에 맞춰서 잠깐만 낮잠을 안자고 버티면 더 나은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분명 지금 이 글을 쓰고 나서 30일 정도만 지나면 점점 개판이 나는 학생이 나올 꺼에요. 그런 학생들이 나오는 와중에도 여러분은 '아깝다'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만 더 집중하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지금 비옴 0
너무 습해
-
과 동기들 근황 1
행정학개론 줄줄이 철회중...
-
사람이랑 대화를 좀 해야겠음
-
키작고 안경쓴귀기여운 남자분인데 고1인지2,3인지 재수생인지 분간이 안감(더프...
-
본1 한번이라도 해봤으면 또 하기 싫어서 반수는 안할거같은데
-
더프 성적 0
국어 화작 72 수학 미적 70 몇등급 뜸..?
-
공부시작 4
밤낮 리버스 성공적 맨큐 시험범위 끝내면 슬슬 해 뜰 것 같은데 남은 시간은 가족법...
-
옆자리 분도 같은 책 풀고있길래 경쟁심들어서 ㄹㅇ개빡공함 내가 이김 흐흐 나혼자만의...
-
사문 문제인데 폐기할거 좀 바꿔서 내봤는데 풀 사람 풀어보셔요 칼럼 이런걸...
-
정답자 1점이라고 생각하고 스무스하게 넘어갔으면 개추 ㅋㅋ
-
재수를 하는 시간이 낭비다라고 생각되거나 잠깐 동안이라도 후회했던적 있으셨나요...
-
학원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중3애가 쌤 집에 가고 싶어요 이러길래 제가 허허.....
-
23 25같이 정치인이 개입해서 개판만든 수능 빼면 21 22 24의 11은 69와...
-
여행을 가는 것은 확정이다.
-
작수랑 비교했을때 고소만 비교하면 어디가 더 어렵나여
-
확통에서 말리니까 ㅈ됨
-
루비쟝~ 5
High~~~~~~~~~
-
누가봐도 키크고 피지컬 준수하고 존잘인 남학생 있었음 3월에도 본거 같은데...
-
ㅇ
-
버티기 힘들다
-
4시간 자는데 6시간은 자야하나 부쩍 감기에 자주걸리네
-
생명 택앤스+기출 1바퀴 복습+n제 두권 쳐낼동안 사문 이제 막 도표 들어갔다...
-
시험이 당장 일주일남았는데 밤 새가면서 해도 모자랄 판에 남들이 얼마나 하는지 모르니까 불안하네요
-
드릴이랑 얼추 비슷한가요?
-
이거 어케품? 걍 2.2까지 갈 경우의수가 대각선 두번 가로세로 대각선 한번...
-
한번 밟고 지나갈 징검다리 중에 하난데 내가 너무 큰 의미를 둔거같다노.. 재수는...
-
오늘 썻던 글들 먼가 우울글 느낌 나네 자제하겟습니다
-
4덮 수핫 2
확통은 쉬웠는데 공통에서 다틀림 그냥 4점 거의 다틀린듯 ㅅㅂ 내일부터 공통 8시간씩 해야하나 진짜
-
ㄹㅇ
-
준허수현여기.. 모고치면 평균 3정도 ㅠ 나오는데 더프 나오는대로 주말에 풀로...
-
선별된기출 vs 선별안된 기출 다 풀기 (지금 4월인거 감안) 0
자세하게 말씀드리자면 한석원4점기출 3회독 분석 후 빠르게 n제 vs 너기출로 기출...
-
[단독] “24시간 일 시켜도 불평없어”…카카오, 코딩 등 AI로 대체할 업무 신입 안 뽑는다 3
카카오가 코딩 등 인공지능(AI)이 대신할 수 있는 직무는 신규채용을 제한하기로...
-
잘자요 4
-
이채연 확92가 암만봐도 나보다 잘본거같은데 그냥 미적하셔도 잘하실 듯..
-
고대는 치대 없는데 의대 홈페이지 들어가보면 치의학교실 있든데 그럼 의사 국시...
-
3모 58점 4등급에서 이번 더프 확통 찍맞제외 65점...
-
화작 89 미적 77 영어 87 생윤38 사문42 작수 33333이였음ㅇㅇ (화생)
-
RNA지문 6
저만 어려웠나요? ㅠㅠ 16 빼고 다 틀림
-
국어가 좀 아쉽긴한데 만족스럽네요
-
헬스터디 결과 0
요약해주실 분 있나요..
-
그러나 19 22같이 농도높은 문장에서 이해 요구하는 케이스들은 아직 안심못함 19...
-
3번
-
미친 감각 0
볼 간지러워서 손 댔는데 그대로 모기 잡음 나 존나 자랑스럽다
-
언매가 표점면에서 이득인 거 같은데 독서 문학 황 분들이 가끔 화작 해서 궁금했음
-
희망편 본인 포함 다수의 1020 남성들에게 희소식. 10개월이래도 어찌저찌 잘...
-
수학이랑 탐구로 가야겠다……+ 영어 국어 중요함? ㅠㅠㅠㅠ 하하핳
-
대충 느낌대로 스르르륵 찍고 나머지는 기억의 습작으로 대충 답같은거 고름 그리고...
-
김기현 고트네 2
-
오르비접을까 11
마인드 좋다
킹깝다
고깝다
항상 안해서 모르겠9나….
아쉽다 아~쉽다! 따라해보라니깐?
멋있다
하아... 좋네요
퍼가요~
대 깝 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