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딱대 [1165443] · MS 2022 · 쪽지

2023-08-04 03:04:41
조회수 426

냄비근성 비판하는 것도 냄비근성의 발로임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3963159

이번 물리강사 인스타 파문?을 지켜보면서 든 생각인데

냄비근성이라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그분이 지적하는 '냄비근성'이란 '이슈가 없을 때는 냉담, 무관심'과 '이슈가 있을 때는 환호, 관심'의 결합인 것 같음.


그러니까 이슈가 있을 때 사람들이 열광하고 관심을 주는 것만으로는 냄비근성을 설명할 수 없고 기저에는 우리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슈가 없는 '평상시'의 무관심이 깔려 있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냄비근성에 대한 비판은 이슈가 생겨서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에 집중적으로 제기되는 경우가 많음.(제가 본 바로는)


이것조차도 결국 냄비근성이 반영된 것 아닐까 싶음. 최근 화제인 과학을 예시로 들면 냄비근성 비판의 요지는 획기적인 성과, 세계를 놀라게 할 발견 이런 것들만이 과학이 아니고 무던한 일상 속에서도 지속되는 노력들을 봐달라는 건데, 똑같은 논리로 자기비판이 가능하지 않나?


관심을 갖는 것과 갖지 않는 것 모두 일종의 행위인데, 아무래도 전자는 작위의 성격을 띠고 후자는 부작위의 성격을 띠니 전자가 훨씬 두드러짐. 그래서 후자 역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현상인데도 전자에 해당하는 '한탕 이슈 때 시끌벅적해지는' 일이 일어날 때만 집중적으로 냄비근성이 대한 이러쿵저러쿵이 많아지는 것 같음.


결론은, 그 강사분이 말씀하신 취지에는 일정 부분 동의하지만 관심을 갖는 시기에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진부하기도 하고, 호소력을 얻기도 힘들다고 생각함. 또 한편으로 냄근에 대한 문제의식이 한창 시끌할 때만 각성하는 것, 그것 역시 냄근이 아닐까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음.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