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어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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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어휘는 주체 또는 객체를 높일 때 사용되는 단어인데 어간에 ‘-(으)시-’를 붙이는 일반적인 활용법과 달리 특수한 단어가 오게 된다. 그러나 ‘시'가 포함된 특수 어휘는 그 ‘시'가 선어말어미인지 아니면 어간의 일부인지 헷갈릴 수 있다. 특수 어휘인지 논의하기 위해선 기본형을 보아야 한다. 사전에 ‘시'가 포함된 형태를 검색하였을 때 한 단어로 등재됐다면 그것은 하나의 특수 어휘이고 그렇지 않다면 용언의 활용형이다. 예를 들어 ‘드시다'를 표준국어대사전에 검색하면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드시다'는 ‘들었다'와 마찬가지로 용언의 활용형임을 알 수 있다. 즉 어간은 ‘들-’이고 어간 뒤에 선어말어미 ‘-시-’, 그리고 어말어미 ‘-다'가 결합한 것이다.
‘모시다', ‘계시다', ‘주무시다', 자시다', ‘잡수시다' 등은 하나의 단어로 등재되었는데 모두 ‘-시-’를 선어말어미로 처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1) ‘시'를 제외하였을 때의 형태가 현대 국어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고 2) 이미 사전에 등재됐으므로 ‘시'를 굳이 어미로 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유-1은 ‘잡수시다'의 경우 제외되어야겠지만 이유-2가 있으므로 ‘잡수시다'의 ‘시'를 선어말어미로 볼 필요가 없다. 이미 한 단어로 굳어졌으니 어간은 ‘잡수시-’이다. 만약 여기서 ‘-시-’를 선어말어미로 분석하게 된다면 ‘잡수시다'는 기본형이 아니라 어간 ‘잡수-’ + 선어말어미 ‘-시-’ 즉 ‘잡수다'의 활용형이 되는 것이므로 기본형을 등재한다는 사전의 기본 원리와 충돌한다. 따라서 선어말어미로 보려야 볼 수가 없다.
그러나 재밌게도 ‘모시다'를 제외하면 어원적으로는 이들 모두 선어말어미 ‘-시-’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단 ‘모시다'는 객체높임 특수어휘이니 주체높임 선어말어미인 ‘-시-’가 붙었다고 보기 어렵다. ‘모시다'의 옛말이 ‘뫼시다'와 ‘뫼ᅀᆞᆸ다'였다는 점, 그리고 ‘-ᅀᆞᆸ-’은 선어말어미란 점에서 ‘*뫼다'란 형태를 상정할 수 있어 ‘뫼시다'의 ‘시'를 선어말어미로 보는 견해가 일부 존재한다. 그렇지만 ‘시'가 선어말어미라면 모음어미가 결합한다면 ‘뫼셔'가 아니라 ‘뫼샤'가 되어야 할 것이다. ‘뫼샤'로 나타난 용례가 거의 없고 ‘뫼셔'가 거의 항상 쓰였으며 ‘뫼시ᅀᆞᆸ다'란 형태도 존재했단 것은 ‘시'가 어간의 일부라는 뜻이다. 즉 ‘뫼시다'의 ‘-시-’는 어원적으로 선어말어미라 볼 수 있다. 반면 ‘계시다'와 ‘자시다'의 옛말은 ‘겨시다'와 ‘좌시다'인데 ‘시' 뒤에 ‘-어'가 올 환경임에도 활용형이 ‘겨샤'와 ‘좌샤'란 점에서 ‘*겨다'와 ‘*좌다'를 상정할 경우 ‘시'를 선어말어미 ‘-시-’로 판단할 수 있다. ‘주무시다'는 그 용례가 근대국어부터 등장하고 형태가 ‘즘으시다(한청문감)'라 기본형을 상정한다면 ‘*즘다'가 되는데 다른 특수어휘의 어원에 빗대어 본다면 ‘으시'를 선어말어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잡수다'와 ‘잡수시다'는 함께 보자. ‘잡수다'의 옛말은 ‘잡ᄉᆞᆸ다’인데 여기서 ‘ᄉᆞᆸ’은 누가 봐도 객체높임 선어말어미이다. 그러나 ‘잡ᄉᆞᆸ다'는 17세기에 등장하였고 이때 객체높임 선어말어미는 점점 높임의 의미를 잃어가며 단순히 화자의 진술을 겸양하며 나타낼 때 쓰는 일종의 상대높임의 기능을 하였다. 그러면 우린 ‘*잡다'를 상정할 수 있는데 ‘좌시다'의 ‘좌'가 ‘자'로 단모음화한 것이 16세기란 점에서 ‘*잡다'는 ‘자ᅀᆞᆸ>자ᄋᆞᆸ>잡'의 변화를 거친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실제로 17세기 중후반 문헌인 역어유해와 첩어신해에서 ‘자ᄋᆞᆸ-’과 같은 활용형이 보인다. 모음축약으로 ‘잡'이 된 것이다. 뒤에 ‘ᄉᆞᆸ’이 붙어 ‘잡ᄉᆞᆸ다'가 되고 그러나 ㅂ이 탈락하고 아래아가 ㅜ로 바뀌며 ‘잡수다'가 된다. ‘잡수시다'란 표기는 19세기에서야 등장하는데 ‘-시-’는 선어말어미 ‘-시-’가 맞는다.
그러나 선어말어미란 어간에 결합하는 필수적이지 않은 형태소이므로 선어말어미를 제외한 형태 역시 성립해야 한다. 현대 국어에 ‘모다', ‘계다', ‘주무다', ‘자다'는 존재하지 않으니 ‘-시-’를 별개의 형태소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특수어휘의 ‘시'를 공시적으로 어휘 내부에 있는 것으로 분석하기는 힘들어 주체높임의 선어말어미 ‘-시-’가 아니라 어간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 이때의 ‘시’가 어원적으로 존칭의 ‘시’와 관련이 있더라도 통시적인 관점과 공시적인 논리는 항상 일치하는 것이 아니니 학교문법에서 ‘시'를 어원적으로 접근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잡수시다'는 ‘시'를 빼도 단어가 성립한다. 그렇지만 선어말어미를 제외하면 성립한다는 조건만 보면 위험하다. 선어말어미 ‘-시-’의 결합 이후 그 단어가 굳어졌다면 선어말어미에서 유래됐더라도 공시적으로 선어말어미로 볼 이유가 없다. '잡수시다'가 '잡수다'와 별개의 단어로 인정되어 '잡수시다' 자체를 특수어휘로 보아야 하며 ‘잡수시-’가 어간이다. ‘시'는 어미가 아니다.
즉 ‘돌아가시다', ‘드시다'는 그 자체가 특수어휘가 아니라 특수어휘 ‘돌아가다', ‘들다'에 선어말어미 ‘-시-’가 붙은 형태이고, ‘잡수시다'는 그 자체가 하나의 단어이므로 ‘시'를 선어말어미로 분석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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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적 관점에서 특수어휘의 사용은 보충법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잡수다/잡숫다/잡수시다'의 어원이 궁금하면 아래 링크 참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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