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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참 [1020565] · MS 2020 · 쪽지

2023-06-19 17: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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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워도 몰입하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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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왔습니다. 보통 이쯤 되면 피곤해하는 수험생 분들이 늘어납니다. 날도 덥고 반 년 정도 달려왔으니 지칠 때도 되었고 지난 11년 반 동안 착실히 학습을 이어왔다면 지금 쯤 개념 학습, 평가원 기출 분석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을 것이기에 이제 남은 반 년은 n제랑 실모만 풀다가 수능 보는 것인가 하는 약간의 허무함도 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수능이라는 게임의 시작은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이후입니다. 우리는 남은 3개월 동안 이 게임의 시작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고 머지 않아 받게 될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성적표에도 만족스러운 백분위가 찍혀있을 수 있지만 그것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특히 정시를 준비하는 경우라면 우리는 2024학년도 수능이라는 시험의 결과로 대학에 가는 것이지 2024학년도 6월 모의고사라거나 9월 모의고사라거나 대성 더 프리미엄 모의고사라거나 이런 것들의 결과로 대학에 가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잘은 모르지만, 신경 가소성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우리가 무언가를 처음할 때는 뉴런의 연결이 이루어지는 데에 꽤 시간이 걸리지만 그것을 반복하며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훨씬 빠르게 연결이 이루어져 그 생각 혹은 행동을 하는 수준과 속도가 높아지고 빨라진다고 합니다. 각자 수학2 처음 공부하던 순간을 떠올려보고 지금을 떠올려보면 직관적으로 와닿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차함수 그려놓고 그것을 도함수로 갖는 삼차함수의 그래프 개형을 처음 그릴 때,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은 어색해했고 헤맸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f'(x)=3(x-1)(x-3)이고 f(1)=0이라는 조건을 봤을 때 바로 f(x)의 그래프 개형을 그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생활 패턴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부를 시작한 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고 반복되는 듯한 일상에 지루함도 들고, 날도 더워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다가오는 피로에 잠들고 싶기도 하고. 모두 이해합니다, 왜 그러지 않겠습니까. 저도 2년 전 고등학교 3학년으로서의 1년을 보낼 때 6-7월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아무리 내가 공부한다 해도 결국 수능 날 문제 몇 개 틀리면 내가 목표로 하던 서울대 의대는 무슨 집에서 2시간 내로 갈 수 있는 대학은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다가오고 더워지는 날씨는 저를 더 내면 깊은 곳으로 데려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견뎌내야합니다. 이 시기부터 힘들고 지친다고 몰입 시간을 조금씩 깎아먹고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는 수면 시간을 방치하면 무너질 미래는 이미 결정됩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분들은 친구들이 자기소개서 준비한다고, 수능 전 합격 소식이 나오는 경우 대학 붙어서 수능 준비 안한다고, 어차피 안될 것 같은데 재수해야겠다며 하루 하루를 소홀히 보내기 시작하더라도 절대 흔들리시면 안됩니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 목표는 2024학년도 수능입니다. 첫 과목인 국어 영역은 올해 11월 16일 오전 8시 40분에 시작될 것입니다. 그 전까지 우리에겐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으며 모의고사 성적이 높든 낮든 누구나 서울대 의대에 갈 수 있고 누구나 연세대에 올 수 있으며 누구나 본인 집에서 4시간도 더 걸리는 곳에 위치한 대학에 갈 수 있는 것입니다.


확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 이미 무언가 확정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절대 조심하셔야합니다. 우리의 게임의 시작은 11월 16일 오전 8시 40분이며 종료는 2024년 1-2월 정도가 될 것입니다.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게임을 이미 결과가 정해진 것처럼 대하지 마십시오. 어디선가 내게 첫 번째 화살을 쏘아도 그것을 내가 내 자신에게 보내는 두 번째 화살로 이어가게 해서는 안됩니다. 이제부턴 체력 싸움, 멘탈 싸움입니다. 건강한 음식 매일 잘 챙겨드시고 하루에 적어도 6시간 이상씩은 규칙적인 수면을 취하세요. 시험 시작이 8시 40분이면 6시 40분에는 일어나야 뇌가 충분히 깨어있는 상태에서 문제를 풀기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자정에는 잠에 드는 생활 패턴을 유지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불수능이 되든 물수능이 되든, ebs 연계 체감률이 높아지든 낮아지든, 국어가 쉽게 나오든 어렵게 나오든 상관 없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정공법으로 수험 생활을 충실히 마친 사람에겐 만족스러운 결과가 찾아갈 것이고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볼 때 조금이라도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한 순간을 수험 생활에 포함한 이라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해도 변명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나에게 필요한 공부가 무엇이고 그것을 내가 효과적으로 이루어가고 있는가', '내 자신에게 떳떳한 상태로 내 삶의 주인이 나라고 말할 수 있는가', '오늘 하루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는가'와 같은 질문들에 솔직히 답해보며 오늘 하루, 남은 오후도 파이팅하시길 바랍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분들께도 먼저 다가갈 글을 쓰지만, 글을 쓰는 순간마다 항상 진심으로 이 글을 읽을 수험생 분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비록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대학 입시를 마치고 다음 길을 걷고 있는, 삶에 대한 한 명의 수험생으로서 전국의 모든 수험생 분들을 응원합니다. 다들 잘하고 계십니다!! 조금만 더 버팁시다.






p.s. 요새 대통령 발언과 교육부 국장 경질, 평가원장 사퇴 등으로 혼란스러워하시는 수험생, 대학생, 학부모 님들이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수험생 입장에서 취할 수 있는 확실하게 도움이 되고도 유일한 태도는 현재의 순간에 몰입하여 학습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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