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짐승'의 어원. 통사적 합성어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3154141
'날짐승'을 '날고기'처럼 접두사 '날-'이 붙은 줄 아는 사람이 있는데 그게 아니라 합성어다. '생고기'를 뜻하는 '날고기'와 달리 '생짐승'을 뜻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날-'을 이제 '날다'의 어간 '날-'로 볼 것이냐 아니면 관형형 '날'로 볼 것이냐는 선뜻 잘 구별이 안 갈 수 있다. 그러나 국국원은 어원 정보를 토대로 통사적 합성어로 본다. 이게 파생어냐 합성어냐 구별하는 문제는 나와도, 통사적 합성어냐 아니면 비통사적 합성어냐를 명확히 구별하라는 문제는 안 나올 것 같지만 통사적 합성어로 보는 게 더 합리적이고 바람직하다.
혹자는 '길짐승'과의 관계 때문에 '날' 역시 관형형으로 보아야 형평성에 맞아 통사적 합성어라고 하거나 아니면 발음이 [날찜승]이므로 표준발음법의 규정에 따라 관형형 어미 '-ㄹ'로 추론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날짐승'이 왜 통사적 합성어인지 명확히 알려주진 않는다. 문법적인 근거를 알려면 중세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날짐승'은 'ᄂᆞᇙ쥬ᇰᄉᆡᇰ(15C)'으로 소급되는데 '날다'의 고형은 'ᄂᆞᆯ다'였고 'ᄂᆞᆯ'만 쓰였다면 이건 'ᄂᆞᆯ다(날다)'의 어간일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 여린히읗(ᅙ)이 존재한다. 여린히읗은 그 쓰임이 매우 제한적이긴 하지만 성문 파열음을 나타내거나, 뒤의 평음을 경음화하거나, 뒤에 ㄴ이나 ㄹ이 오면 유음화를 막아주는 절음의 역할을 했는데 이때 여린히읗이 붙은 형태는 관형어의 기능을 했다. 이영보래라고도 한다. 여린히읗을 '관형격 조사'로 보기도 하는데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니 경음을 나타내는 표지나 절음의 표지를 나타내고 이때 그 부분은 관형어라는 것만 알면 된다. 여린히읗이 쓰인 환경은 크게
1) 관형사형 어미 ‘-ㄹ’ 뒤
2) 받침소리 없는 한자어나 고유어의 받침 ‘ㄹ’ 뒤로 나뉜다.
날짐승의 고형과 1)의 조건을 보면 '날짐승'의 '날'의 옛형태는 관형사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여린히읗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린히읗이 쓰일 때 앞말이 ㄹ이라면 이 ㄹ은 관형사형 어미거나 어간이나 명사의 종성 ㄹ일 것이므로 'ᄂᆞᇙ'의 'ㄹ'은 관형형 어미로 보아야 한다. 여기서 여린히읗이 탈락하고 근대 후기에 일어난 아래아의 2차 소실로 ㅏ로 바뀌었는데 이는 19세기의 표기와 일치한다. 즉 통시적으로 보면 '날'의 'ㄹ'이 어간의 ㄹ이 아니라 관형형 어미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날짐승'은 어간+명사의 비통사적 합성어가 아니라 '용언의 관형형+명사'의 꼴인 통사적 합성어라 할 수 있다.
어휘사는 "ᄂᆞᇙ쥬ᇰᄉᆡᇰ→ ᄂᆞᆯ즘ᄉᆡᆼ(여린히읗과 옛이응 소실) → 날즘ᄉᆡᆼ(아래아 음가소실) → 날짐승(전설모음화&아래아 음가소실)"로 정리된다.
참고로 '짐승'은 옛형태에서 보이듯 '중생(衆生)'에서 온 말이지만 너무나 형태가 원형과 멀어져 현재는 고유어로 처리된다. 짐승이 원래는 사람과 동물을 둘 다 뜻하는 말이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생각해보면 이미 수능체제는 몇년간 우민모드 아니었음?
-
고향은 충북인데 서울 올라와서 재수중입니다 교육청가서 6모 접수하려고 하는데...
-
대치동 학사 4
원래 100에서 200정도로 비싼건가요??
-
ㄹㅇ뭐지
-
걍 본인이 느끼기에
-
특학시험 잘 봐서 꿀자대가서 꿀빠면 됨 단순 쌩암기긴 한데 대개 머리 좋은 애들이...
-
너무 힘들어서 나가는데 재종 독재학원 관리형 스카 중에 어디가는게 맞을꺼요?
-
아 시발 야로나보다 더 독하노
-
에어팟으로 들을 때랑은 뭔가 다름
-
학원을 안다니고 독서실 다니면서 공부중인데 학원을 안 다니고 있어도 저 리스트에...
-
진짜 금주해야지 0
뒤지게 힘들다
-
좀 누워있고싶네 1
ㄹㅇ로
-
생윤 전망 0
올해 생윤 어느정도 난이도로 나올까요? 작년마냥 표점은 안나오겠지만, 만백...
-
여기 나만 여자임..? 25
오르비하는 여고생 나밖에 못봄
-
진짜 너무 이상형이라 설레네
-
재밌노
-
손은정 듣고 기출하고 어나클도 꼭해야됨?
-
힘들어
-
모오르비언이 올린 251130 해설영상이 올라왔었구나 0
나이쓰! 학교 마치고나서 독서실 가서 봐야지
-
수학기준 계산실수 문제잘못읽는거 다포함 호머말고
-
45만 적으면 0점 처리 단원은 미적분 발상은 본고사에 유명한 그 문제가 있어서...
-
벚꽃이 만개했어요 35
우리 잠깐 쉴겸 나가서 벚꽃 구경하지 않을래요?
-
오늘의 점심 10
찹쌀누룽지죽 배탈나서 죽먹는다 하...
-
부자 ㅇㅈ 6
ㅎㅎ
-
분위기 개쩌는 개인카페 발코니에 앉아서 한 손에 라떼를 홀짝거림과 동시에 벚꽃이...
-
국어 백분위 100은 11
재능러인 듯 일단 난 못해봄
-
정확한 구분기준이뭐에요
-
윤사 배워서 제대로 배우는 수 밖에ㅜ없음 그럼 좀 재밌어짐
-
님들은 주로 뭐하시나요...? 도파민이 너무 부족해요.......
-
야수의 베스트컨디션은 공복 바키의 이 대사에 꽂혀버림
-
실모 작년 컨텐츠 푸는 중인데 8회전부 2컷에서 1문제씩 틀리네 마치 3등급이 딱이란거처럼..
-
https://orbi.kr/00072770434/%5B%EC%B9%BC%EB%9F%...
-
안돼앵애애애애애애ㅐㅇ애
-
미적2랑 기하를 말끔히 수능에서 배제시켜버렸네 미기확을 다 배워도 모자랄 판에 뭐 하자는 것인지
-
흐물흐물 6
물컹철퍽
-
질문) 사범대 소속이 아닌 교육학과는 정교사 자격증 취득이 안 되나요? 5
ㅈㄱㄴ 보통 교육학과가 사범대 소속인데 그런 데 나오면 정교사 2급 받잖아요 근데...
-
시발 뒷자리 차지하려고 수업 30분 전에 강의실 왔는데 5
미친 놈들아
-
리뷰이밴트까지 했더니 배가 너무 불러
-
농담
-
점메추좀 3
날씨 좋을땐 보통 마제소바 먹긴 함
-
나를 왜 욕하는거야 21
내가 이해가 부족해서 뭔가 이상한 말을 한다면 거기에 대해 화낼이유가 존재하는가?
-
나제 리카이가 데키나이노카
-
혈당스파이크로 기절하는거 보여드림
-
최근 4년간 국어가 어렵고 수학이 쉬워서 그런거일수도 있음 수능에서 국어가 A형...
-
이틀째 수액 3
쉽지 않네요
-
그냥 반팔만 입어도 여장이잖아?
옛한글 안 깨지게 리뉴얼?해서 올릴 예정
기출에 있었던듯 날짐승 처음에 나는 새 생각못하고 날것짐승인 줄 알아서 헷갈렸던 기억이ㅎㅎ
고3 4월인가 3월 교육청이였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20-22년 중 하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