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타몬 [1225447]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3-05-02 22: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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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추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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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고추'는 일단 기본적으로 한자어 '苦椒'에서 온 말로 이때는 단순히 chili만을 말한 게 아니라 매운 식물을 전반적으로 일컫는 데 쓰였다. 苦가 쓰다 말고 맵다도 뜻하기 때문이다. 구급간이방언해를 보면 '胡椒'가 '고쵸'로 언해되어 있는 경우가 꽤 있다. 중세 때는 주로 '후추' 등의 매운 열매의 통칭으로 쓰였는데 17세기에 들어서며 'chili'를 뜻하게 되었다. 이때 본격적으로 고추가 전래되었기 때문이다. 


근대국어 시기에 ㅈ, ㅉ, ㅊ의 음가가 변화하여 '쵸'와 '초'의 음운론적 경계가 사라졌는데 이로 인해 '고쵸'는 '고초'로 쓰였다. 그리고 '고초'에서 ㅗ가 ㅜ로 변화하여 '고추'가 되었는데 아마 동일 모음을 회피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방언에서 '고추'를 '댕X' 계열(댕추, 댕거지, 당개지, 등)로 쓰는 이유는 唐椒에서 변화한 말이라 그런 거다. 중국에서 온 매운 열매라는 뜻이라서 이렇게 쓰인다. 일부 방언형에선 '꼬치'나 '꼬초' 등 어두경음화를 겪은 형태가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의미 강화를 위해서이다. 


'고쵸'는 말 그대로 식물을 의미할 때만 쓰였는데 아마 근대~현대 국어 시기 고추의 생김새 때문인지 어린아이의 성기를 의미하는 속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원래는 'ㅈㅗㅈ'이란 말이 있었는데 '슈신'이란 표기도 구급간이방언해에서 나타난다. '자ㅈㅣ'는 'ㅈㅗㅈ'에 음절을 늘려 구조를 안정시키기 위한 접미사 '-이'가 붙어 '조지'가 되고 여기서 ㅗ가 ㅏ로 변했다고 보면 될 듯하다. '슈신'이란 어휘는 어느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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