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균 논란이 이것으로 종결되었으면 합니다.(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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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그래도 글 내용을 읽어는 봐 주셔야 할 것 아닙니까.
1. 지균이 현재 존재하고 나름의 역할을 하고는 있다고 생각하기에 존폐 여부에 대해서는 별 의견이 없습니다.
2. 다만 지균은 서울대가 만든 전형이니 대학이 알아서 무조건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가만히 있으라고는 하지 마십시오. 외고, 특목고를 간 네가 잘못이지 ㅋㅋ 제발 이렇게는 하지 말아주세요.
초조하게 기다리는 사람들 가슴에 불을 지르는 격입니다. 제가 예전에 '그런 제도가 있는지 모르고 특목고 간 님들에 바보죠' 라고 한 글을 보고 너무 열받아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열폭 열폭이라고 하시는데 과연 얼굴 맞대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3. 저는 굳이 지균을 깔 생각은 없고 다만 서울대 입시에서 내신의 비율이 현행보다는, 그리고 개정 방안보다도 조금은 더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신이 학생들의 발목을 계속 잡고 있는것이 너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고3 때 정신차리고 열심히 공부해도 대학 가려면 무조건 삼수하는 상황은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봅니다. 아니면 최소 재수할 때부터 비교내신을 선택 적용할 수는 없는건지 여러분들의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
4. 지균 전형을 통해 대학을 들어온 학생들이 성적이 나쁘다고 까는 것은 정말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지균 전형을 건설적으로 비판하려면 그 제도의 현실성이나 의도에 제대로 부합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예컨대 전략적으로 2 혹은 3학년부터 내신 몰아주기를 통해 지규너로 키우는 고등학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에 약간의 수정을 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듣기로 서울 강남에도 지균 전형을 통해 대학을 가는 학생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학생들은 다른 전형을 통해 대학을 가게 하고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지균을 통해 들어와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5. 오르비 분들께서 서로에 대한 인신공격이 매우 심한 것 같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싸우지 마셨으면 합니다. 지균 찬성론자들과 폐지론자분들이 모두 마음을 가라앉히셨으면 좋겠습니다.
a. 찬성론자들께
무조건 지균을 통해 들어온 학생들 중 학업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소수일 뿐이니 별 의미없다. 너는 가만히 있어라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곤란합니다. 그렇다면 비리를 통해 대학을 들어가는 사람도 소수일테니 입다물고 있을 수 있습니까?
지균을 싫어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지균 제도가 매우 타당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어차피 네가 떠들어 봤자 서울대는 꿈쩍도 안할 것라고 무시해서는 옳지 않습니다.
b. 폐지론자들께
무조건 자신이 대학 가기 어렵게 되어서 화가 나지는 않았는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지균 제도의 본의가 국립대학인 서울대학으로서 여러 낙후된 지역의 학생들에게 특혜를 주는 제도입니다.
당연히 그 학생들이 성적이 낮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지만 그 학생들은 나름의 어려운 집안 환경을 이겨내고 그만큼의 성적을 달성한 것입니다. 그러한 것에 대한 고려 없이 무조건 수능 성적이 낮은데 어떻게 나보다 잘 갈 수 있었냐고
소리쳐서는 인신공격만 될 뿐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기숙사 고등학교라 올림피아드나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방학 동안만 학원을 다닐 수 있었습니다. 재수 삼수 때는 대성을 다녔구요. 제가 보기에는 이 정도도 학원 많이 다닌 것 같습니다.
지균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학원을 많이 다녔다면 이러한 것들을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미 합격한 분들을 까는 것이 아니라 그런 분들이 합격하도록 제도의 맹점을 방치한 서울대입학처를 비판해야겠지요.
6. 제가 지균에 대해서 할 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지균 제도는 정말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낙후된 지역이라 학원이 없는 곳에서 학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을 위한 제도라는 것입니다.
지균 제도에 대한 모든 옹호나 비판은 지균 제도가 바로 이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가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둘째로, 지균 제도가 정말 학업 능률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뽑는 것이라면 학교의 위상이 이로 인해 당연히 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오르비 분들께서 잊지 않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서울대학교가 학업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학생들을 뽑는다면 대학교로서의 위상이 떨어질까요?
제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학벌 사회이니까요. 예컨대 연대만 지역균형 선발제도를 도입한다면 고대에 비해 영향력이나 선호도가 떨어질 것이 확실합니다. 그러나 서성한 밑의
대학들보다는 여전히 나은 위치이겠지요. 마찬가지로 서울대가 지역균형 선발을 해서 사시 패스율은 떨어졌어도 대학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최고도일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과도한 사교육 열풍에 휩싸여 있는 이유는 학벌 사회이기 때문인데 이에 대한 개선 시도는 서울대학교에서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좀 낙후된 지역의 학생들을 내신을 많이 봐서 뽑을 테니 사회적 책무를 다했다고 주장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내신의 비율을 낮출 필요가 있고 지균의 본의를 제대로 충족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입니다.
지균이 정말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을 도와준다고 하시는 분들 중 가정형편이 어려워 비수도권 지역에 사시는 분들만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 끝으로 특목고에서 내신을 잘 받기가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서 한마디 언급하겠습니다.
저희 학교의 한 학년 정원은 75명 정도입니다. 15명이 한 반에 5반이 있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때, 영어 전형, 국어 전형, 수학 전형, 물리, 화학, 생물, 지학 전형 비슷한 것이 있었습니다.
국어 전형을 통해 들어온 학생들은 대부분 토론 경시대회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고 내신이 좋은 편입니다. 영어 전형은 대부분 CBT가 280 이상이었지요. 다들 외국에 2~3년씩은 지내다 옵니다.
나머지 이과 전형들로 들어온 학생들은 다들 해당 경시대회에서 은상 이상씩은 받아 옵니다. 어떤 학생들은 물리, 수학, 생물 등 2~3종 이상의 경시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합니다.
저는 문과 학생이었는데요, 공통과학은 이수 시험을 치고 문과생인데도 1학년때부터 1학기 때 물1과 2학기 때 화1을 들었습니다. (문과생 중 절반은 이수시험을 치지 않고 지구과학을 들었고 나머지 절반 정도는 시험을 쳤지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 왜 시험을 쳤을까 땅을 치지만 그때는 학업에 대한 열망으로 한껏 부풀어있었습니다.
물1을 선택했을 때 총 10명 정도가 수업을 들었는데요, 수학 올림피아드 와 물리 올림피아드 입상한 학생들과의 경쟁 속에서 5등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5등급입니다. 2학기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7~8등급은 기본입니다. 저는 그래도 9등급을 한 번도 받지 않은 것을 위안으로 삼았습니다.
물론 이러한 경쟁 상황에서도 특기자 전형을 통해 수시로 서울대에 진학한 문과 친구들이 2~3명 정도 있었습니다. 이과 학생들은 좀 더 많이 합격했지요.
저는 지금 삼수를 했으며, 제발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들께도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쓰다 보니 말이 엄청나게 길어졌는데요, 참...... 쓰고 나니 씁쓸합니다. 지금은 학업에 대한 열정이 많이 식었습니다. 내신 비율이 높은 것이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물론 수능 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적어도 수능 시험 문제는 꽤나 수험생들에게 창의적인 발상을 요구합니다. 오히려 내신 시험은 단순 암기식에 차라리 더 가까운 편이 아닌가요?
아니면, 고등학교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말인가요? 경제학과 생물학 모두에 관심이 있었던 제가 3년여의 입시를 치르면서 그냥 단순 입시기계로 변한 것 같아 괴롭습니다.
이 글을 끝으로, 오르비 분들이 이제 감정적인 대립은 그만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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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입니다.^^ 전 굳이 입장을 말하자면, 지균의 취지는 충분히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 글쓴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러한 제도적 문제점을 개선하고자하는 방향에 대해서 논의된다면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님 말씀대로 지균이라는 문제는 우리가 쉽게 결론지을만큼 간단한 문제는 아닌 거 같아요. 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수험생들과 국립대로서의 성격에 부합되는 제도를 만들기란 쉽지 않지만, 이렇게 올바른 생각을 가진 학생들이 서울대를 들어간다면 충분히 머지않아 국립대로서의 역할도, 국내최고대학의 명성에도 걸맞는 제도가 나올거라 확신할 수 있겠네요.
비록 지금은 작은 수험생에 불과하지만 미래에 나라를 이끌어 갈 재목들로서 사와 공, 그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은 올바른 비판정신은 지금부터라도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글쓴이 분이 쓴 글이 참 와닿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공감 때리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