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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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내가 하는 고민이 있다.
한 번 더 해서 원해왔던 의치대를 시도한다.
그냥 그저 수의대를 다닌다.
고민 과정에 느낀 점은,
내 인생이 어떤 삶을 살 때 더 행복할지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의대는 사실상 10년제다. 그리고 공부도 미친듯이 해야 한다.
한약수의 장점 중 하나는 저공비행과 과탑의 라이센스 벨류가 같다는 것이고, 따라서 학구열도 훨씬 덜 치열할 뿐더러 대학에서의 qol이 좋다.
따라서 내가 꿈꿔왔던 수학 강사를 위해서는 수의대가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또한 만약 수의사를 한다 해도 의대에서 피성정 레지던트들이 본과와 인턴 때 노력해왔고, 레지던트 때 하는만큼 수의사 시장에서 노력한다면 평균적으로 의사보단 노력하는 정도가 적은 수의사들 사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생겨 오히려 더 많은 페이를 받을 수 있을 것도 같다.
그리고 전망이 좋다는 수의사가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후(예+본+군) 어떤 위치에 있을지도 아무도 모른다.
그래, 의대 가서 열심히 하는 것 좋지. 좋은데 내가 원하던 성형외과를 한계에 부딛혀서 또 못가게 된다면. 그 때의 좌절감은 2023 again일텐데 또 어떻게 버틸건가.
결과를 모른다는 것이 이런 것이다. 그러나 사회에 대한 경험이 적은 나는 결과에 대한 시뮬레이션조차도 되지 않는다.
주변 사람 중에 수의사 표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있다 한들 다들 본인만의 신념 탓에 편향된 의견만을 들을 확률이 높다. 또한 간접 경험은 직접 경험보다 훨씬 영향력이 약하다.
오르비언들이 흔히들 들고오는 “통계자료”는 과거의 값이지 미래의 값, 즉 선택의 결과값이 아닌 뿐더러 여러 변수로 인해 실상을 정확하게 반영하지도 않는다.
지금까지 나의 이야기는 서론이자, 후술될 이야기의 예시이다.
진짜 문제는 나의 이 고민은 10대 후반 20대 초반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나마 결정된 2지선다라는 점, 또한 고등학생 때보단 인생의경험이 생겼다는 점에서 그나마 답을 낼 수 있는 고민이라는 점이고,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훨씬 더 복잡한 고민을 한다. 나 또한 그래 왔다.
항상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고, 본인의 장점을 제대로 인지 못하기 때문에 수능판에서 99프로는 좌절을 한다. 그리고 그 중 다수는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열등감에 찌들어 살고 있다. 아니면 고민을 귀찮아하는 일부는 부모님 또는 선생님 개인의 신념에 따른 의견을 전적으로 믿고 진로로 잡는 경우도 흔하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오르비에서의 훌리들과 까들의 토론이 꽤나 바람직하다고 본다. 두 부류가 제시하는 데이터와 자료들이 허위가 아닌 팩트이기만 하고, 서로 예의를 갖춘다면 토론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지켜보는 사람들도 각 직업에 대한 장단점을 모두 흡수할 수 있고 어느정도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통계자료와 간접경험의 가치를 저평가 하긴 했지만, 오르비에서라도 단순한 웹서핑으로는 얻을 수 없는 업계종사자나 대학 학생의 의견, 다소 극단적일 수는 있지만 훌리와 까들의 의견 교류가 자주 일어났으면 하는 바이다.
한두 사람의 의견(선생님, 부모님 등)의 의견만을 듣고 줏대 없이 자기 진로를 설정하고, 상위 1프로에 못 든 것에 좌절하는 젊은이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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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1. 결과는 알 수 없으니 고민이 힘들긴 하다
2. 그럼에도 고민을 멈추지 말고 원하는 것을 찾아라
3. 좌절하지 마라
4. 오르비에서 건전한 토론이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
제 과거를 보는것 같군요.. 제가 드릴수 있는말은 한번더 공부해서 의치대에 반드시 합격하십시오!
조언 감사합니다
의사도 gp하면 되지 않나요?
당연히 그래도 됩니다. 그러나 성형외과 전문의를 목표로 한다면 다르죠
한약수는 의치를 목표로하고 치대는 의대를 목표로 지방의는 인서울의를 인서울의는 메이저의를 메이저는 설의/연의를
그리고 의대에 들어간 이후에도 성적우수자는 피안성, 정재영을 목표로 경쟁을 합니다.
인생은 수많은 봉우리를 오르는 과정이며 한봉우리에 오르면 바로 다음 봉우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목표를 위해 현재를 좀 희생하고 도전하는것은 가치있는 일입니다.
제 경험상, 정말 해야하고 하고싶은 일이라면 계산하거나 고민하지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당연히 세수를 하는것처럼 내가 꼭 의대를 가야만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당연히 멈추지 않습니다.
지금 멈춰 가성비와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면 재도전은 하지 않는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현역 이시라면 재수 또는 삼수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속담에 삼세번이라는 말도 있듯이. 하지만 삼수에서도 실패했다면 과감히
다른길을 찾는것이 현명합니다.
우리가 경험하지못한 미래는 정말 많은, 다양한 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건 자신을 믿고 화이팅하세요~~
조언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굉장히 와닿습니다.
정말 맞는 말씀만 적어놓으셔서 읽는 내내 겸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