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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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과정을 세 가지 단어로 요약해 본다면, 과제, 선택, 결과가 아닐까.
우리는 살면서 때때로 어떤 문제에 맞닥뜨리게 되고, 이것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 지 고민한 후, 나름의 해결책을 낸다. 그렇게 그 문제는, 해결되거나, 해결되지 않거나 해서, 어느 쪽이든 나름의 결과를 낸다.
선택하지 않고 도망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엔, 선택하지 않음을, 도망치는 것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도망치는 것은 죄일까.
학교에서 배운 대로라면 죄에는 벌이 따른다고 배웠다.
그렇다면 모든 선택에는 벌이 뒤따르는 게 아닐까.
선택에 대한 벌이, '책임'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되었을 즈음,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꽤나 많은 선택을 해 보았다는 것을, 그리고 책임을 져 보았다는 것을, 또 그 책임들 중 일부-혹은 대다수-는 부모님이 '사랑'이라는 토악질나는 숭고한 감정을 통해 대신 짊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남은 인생, 어떤 선택을 더 하게 될까. 어떤 책임을 또 지게 될까.
얼마나 또 도망치고, 다시 또 부닥치고, 눈물 흘리고, 웃음짓게 될까.
그것에 다 어떤 의미 있을까. 바닷가의 모래알들엔 각자가 모래알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다 있겠지만, 사람이 보기엔 그저 수많은 모래알들 중 하나일 뿐인 것을. 어떻게 이 모래알이 이렇게 되었는지는 모래알 자신만이 안다.
어떤 모래알은 특별하다. 유독 특별한 파아란 빛깔을 내뿜기도 한다. 그런 모래알을은 사람들이 집어간다.
나는, 아니다.
모래알. 둥글어 보이지만 만져 보면 각진 모래알. 세월과 회한의 시간만큼 깎여나가 조그마해진 모래알.
그런 모래알이 물길에 흘러가 쌓이고 쌓이고 뭉쳐서 또 단단한 땅이 되는 걸까.
그럼 그 모래알은 더 이상 모래알이 아니게 되는 걸까. 그럼 이제 그 모래알은 뭘까.
일단은 흘러가자. 흘러가서 어디든 가 보자. 멈추어버린, 정지해버린 그런 모래알이 아니라. 흘러가는 모래알이 되자. 그 끝이 어디에 닿든, 흘러흘러 어디로든 가 보자. 멈추어 썩어버리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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