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늉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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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요청받은 ‘숭늉'의 어원에 대해 알아보자. ‘밥을 지은 솥에서 밥을 푼 뒤에 물을 붓고 데운 물’을 뜻하는 ‘숭늉'이라는 단어 자체는 한자어 ‘熟冷(숙랭)’에서 온 것으로 보아야 한다. 구급간이방언해에는 ‘슉ㄹㆎㆁ’으로 나타났고 17세기에는 ‘ㄹ'이 ‘ㄴ'이 된 ‘슉ㄴㆎㅇ'이라는 표기가 등장한다. 그리고 ㄴ의 영향으로 ㄱ은 비음화가 되어 ㅇ으로 변하고 ‘슝ㄴㆎㅇ’으로 쓰이게 된다. 18세기에는 제1음절의 ‘ㅠ’에 동화되어 제2음절의 ‘ㆎ’도 ‘ㅠ'나 ‘ㅛ’로 바뀐 ‘슝늉/슝뇽'이 보인다. 그러다 근대국어 후기에는 ㅅ, ㅈ, ㅊ 뒤의 j계 이중모음은 반모음 이(/j/)가 탈락해 단모음화되므로 ‘슈'가 ‘수'로 바뀌고 현대 국어와 같은 ‘숭늉'이란 표기가 정착하였다.
‘숭늉'이라는 어휘 자체는 한자 조어로 보는 것이 적절한데 계림유사에서 “熟水日泥根沒(숙수를 니근몰이라 한다)”라는 문장이 “숙수를 익은 물이라고 한다"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숭늉'에 해당하는 고유어가 있었다면 굳이 ‘니근몰'이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고 ‘熟水’에는 ‘숭늉'이라는 뜻이 존재한다. 향약제생집성방이나 고려도경에도 熟水라는 표기가 등장하는데 ‘따뜻한 물' 또는 ‘숭늉'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熟水를 우리말로 표현하려면 뜻을 풀어 쓴 ‘니근 믈(익은 물)’로 써야 했을 것이므로 한자를 조어해 ‘숭늉'이란 어휘가 나왔을 것이다. 여기서 왜 ‘숙수'로 쓰지 않고 ‘冷’을 썼냐 하면 아마 찬물을 익힌다는 것에 기반하여 찰 냉 자를 썼을 수도 있다. 또 '숭늉'이 고유어였다면 계림유사에서 ‘숙수'를 풀어 쓸 때 ‘니근몰'이 아니라 ‘슉룅'의 고형이 있어야 했을 것이고 ‘슉'으로 쓰인 시점에 ‘슉ㄹㆎㆁ'이 이미 熟冷의 중세 국어 한자음을 보여주는 표기임을 알 수 있다. 음차 표기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이렇게 한자어 유래에서 더 이상 언중이 한자어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고유어처럼 받아들이는 것을 귀화 또는 고유어화라고 하며 이러한 단어들(사냥, 김치, 잉어, 등)은 통시적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는 이상 고유어로 취급된다.
남은 어원은 자지&보지, 된장, 헹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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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늘었다
승룡으로 보고 놀래서 눌렀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