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과 위악 [728914]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23-02-15 08: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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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 아니 재수를 하려거든 눈을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2049862

<반수, 아니 재수를 하려거든 눈을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21년 12월 14일, 대입 정시 지원을 앞두고, 제가 ‘오르비’라는 최상위 수험생 사이트에 쓴 글이 있습니다.


이과생 중 의대에 진학하기에는 약간 성적이 모자라는 친구들이 서울대 경제학과 등 서울대 문과에 진학해서 등록만 한 뒤 휴학을 하고는 재수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22학년도부터 ‘문이과 통합’이 되면서 벌어질 ‘정시 풍경’을 예상하고 쓴 글입니다.


아래 글입니다.


https://orbi.kr/00041681192


다른 대학은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입학하자마자 휴학을 한 뒤 재수를 하는 것을 막으려고 1학년 1학기는 무조건 다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심한 경우, 1학년 때는 아예 휴학이 금지된 학교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대는 그런 게 없지요.


‘다니기 싫어? 그럼 다니지 마.’인 셈입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의대를 가려는 친구들에게 최상의 ‘재수 대학’은 서울대입니다.


저의 이런 예상은 불행히도 잘 들어맞았습니다. 


문이과 통합이 실시된 22학년도 서울대 정시에서 이과생은 44.4%를 차지했지요.


23학년도에는 이런 풍경이 더 구체화됐습니다. 


국민의 힘 정경희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자료를 받아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23학년도 서울대 정시 최초합격자 중 52%가 이과생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커트라인이 높은 과에서 ‘더’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 의대‘만’ 가려고 서울대에서 재수를 하려는 것인데, 그 성적대로는 서울대 문과 중 최고 과를 갈 수 있으니까요. 


아니나 다릅니까? 서울대 문과 최고 학과는 경제학부와 경영학부인데 23학년도 정시 최초 합격자 중 두 학과의 이과 비율은 각각 74.3% 67.2%입니다. 경제학부는 4명 중 3명이 이과생이라는 뜻입니다.


장담하건데, 22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중 문과 계열의 자퇴생 숫자를 보면 사상 최대일 겁니다. 적지 않은 수가 재수를 해서 의대로 빠졌을 겁니다.(이 통계는 아마 23년 상반기에 발표될 겁니다. 자퇴 최종 처리가 23년 2월까지일 터이니까요.)


‘의대 권하는 사회’가 서울대 문과의 입시 풍경까지 확 바꾼 것이지요.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이런 풍경을 만든 것이 50대 이상의 저 같은 기성세대일 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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