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저패는놈 [1058896]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3-02-08 23:28:18
조회수 17,548

고려대에서 미성년자라 술집 입뺀당해서 반수한 썰 (슬픔, 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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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지방(감자국) 일반고 정시러임


고3 1년간 세상과 단절된채 수능공부만 했고


정시로 고려대학교 화학과에 입학하게 됨




과 새터날


5명씩 조 짜서 스몰토크시키고 MBTI물어봄 


앞에있던선배가 "어디서오셨어요 ?"


ㅈ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강원도요.."


"아그럼 엠비티아이는뭐에요 ?"


"아.. INTP에요 .."


"아.. 그러시구나 .."


ㅋㅋ 걍 개어지러움


옆사람들 막 서로 인스타교환하고 어디서오셧어요 아 거기 뭐가유명하죠 ㅋㅋ 취미는뭐에요 이러고있는데


극 I였던 나는 공황상태에빠져서 아무말못하고 어..ㅓ어..하다가 집옴


1년동안 n축을 쓰니마니 근사를 쓰니마니 이러다가

새로운 사람들(인싸)이랑 일상적인대화 하려니까 걍 미치겠는거임 




대 민족 고려대학교가 위치한 안암 상권에서는 술집에서 민증검사를 안한다는사실을 알고있었지만 


새터에서의 일로 인한 PTSD때문에 


3월초 과 톡방에서 '술먹어요~''밥먹어요~' 이런거 하나도안나갔음

개강총회도 유기하고




아니근데나는 중학교 고등학교처럼 자연스럽게 엮이면서 친구가생길줄알았는데


처음 1주일간 아무것도안하니까 


이미 같이다닐애들 다 같이다니고 나를 제외한 모두가 친목카르텔이 형성되어있는거임


1주일이 지나고 미적분시간 교실에 들어가니까 혼자있는사람이 나밖에없음


그냥 혼자 3시간동안 맨 뒤 오른쪽 앉아서 멍때리다가 집에오는거야




아 이거 뭐라도 해야겠다 


평생 개찐2따마냥 혼자 학식먹고 혼자 공부하고 할수는없다


같이다닐친구라도만들자 싶어서 


게임동아리 가입함




게임동아리 신입생 환영회 갔음


롤대남 롤대녀들이다보니까 이게 그래도 대화가 되긴 됨


"lck어디응원하세요 ?"


"t1이요~" "저도t1이요~" "역시페이커가세체미죠 ㅋㅋ"


"님은 어디좋아하세요 ?"


나 : "아..저는 담원좋아하는데.."


"아.. 그러시구나.... 캐니언 잘하죠~!!"


이런느낌임


이뭐랄까 새터때보다는 대화가잘되고 술도먹고 같은과선배님도 만나고 나름재밌었음


8시반쯤 슬슬2차를가자는거임


걍 집가서 포켓몬하다가 자고싶었는데


그래도 참가비 만원 냈는데 술 뽕뽑아야된다는 마인드로 2차를 따라감


같은테이블에서 "님도가실래요 ?"해서 "그래요 ㅋㅋ" 하고 감


한 10분정도거리 걸어갔는데 난혼자걸어감 ㅋㅋ




도착해서 1차테이블이랑 똑같은사람들끼리 착석했음


아니근데 갑자기 주인아줌마가와서 민증검사를하는거임 ㅋㅋ


1차에서는 검사안해서 걍 야무지게마셨는데;;


같은테이블있던사람들 (부회장님, 같은과선배님, 다른과 22학번) 하나하나 민증 꺼내서 보여줌


주인아줌마가 너는 왜안꺼내냐고함


이 너무 당황한나머지 "아 집에두고왔어요.. 전자학생증보여주면안되나요 .." 이런식으로 대충둘러댐


근데 주인아줌마 태도가 ㅈㄴ 완강함


"그럼집가서가져와 빠른인지어떻게알아"


바로 꼬리내리고 "죄송합니다.. 사실저빠른이에요.."


같은테이블 반응이 "아......."


ㅈㄴ개창피한목소리로 "아......저는일어나겟습니다............"

하고 번개같이뛰어서 밖에나옴




나오니까 비가 주륵주륵 옴 


아 ㅅ1ㅂ ㅈ같다 하면서 후드티 모자 뒤집어쓰고 집까지 뛰어감




씻으면서 ㅈㄴ 울음


침대에 1시간동안 멍때리고 누워있다가


바로 내일 제일 빠른 ktx예매해서 본가 가서 부모님한테 수능보겠다 선언함.


부모님 하루 고민하시더니 다시해보라고함.




그렇게반수를하게되었답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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