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_국어 [862683]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3-01-19 18: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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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나의 고3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_고3이 수능을 이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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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옥탑방 국어팀_윤응식입니다. 


1월도 벌써 중반을 넘었네요. 오늘은 저의 수험생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고3, 재수, 삼수, 사수, 오수의 이야기를 떠올리는 게 맘 아프지만ㅜㅠ 

이 칼럼 시리즈를 통해 제가 그때그때 당시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오늘은 고3 시절 이야기입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수험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마지막 단락 ‘전하고 싶은 말’에 남겨뒀습니다.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그 부분만이라도 꼭!!!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1. 수시에서 정시로 전환_대학은 정시로 가야지!...?

저는 2015년에 고3이었습니다. 아주 먼 옛날이네요. 

세월이 참... 


고2때까지 저는 내신에 집중하던 학생이었습니다. 

고1때는 1점대 초중반을 유지했지만, 고2때는 1점대 중반으로 계속해서 성적이 떨어지고 있었지만요. 

시간이 지날수록 내신 공부가 하기 싫었습니다. 매달 시험을 준비하는 것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었던 거 같아요. 

그러던 중 고2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처음으로 전교 6등을 합니다. 

내신은 늘 10등 안쪽에서 왔다갔다 했지만 모의고사에서 높은 등수를 받았던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수능은 고3 11월에 한 번이니까 준비 기간이 길고. 심리적으로 편할 거 같은데? 

그래서 외칩니다.. 

‘대학은 정시로 가야지!’


#2. 고3 성적의 핵심은 겨울방학!_하루에 10시간 이상, 2달 반.

고3 겨울방학에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15명 정도의 동갑내기 남자 친구들과 학교 기숙사 생활을 했었는데, 하루에 10시간 이상 공부를 하지 않으면 서로 눈치도 주고..

항상 공부시간을 10시간 이상으로 유지했습니다. 모두들 하루 공부 시간을 체크하는 타이머를 가지고 다녔어요.


저는 학원을 다녀본 적이 없어서 수학을 한 번도 선행한 적이 없었고, 

수능 과학탐구에도 무지했기에 부족한 부분을 따라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수능 시간과 똑같이 공부를 진행했습니다. 

국어 -> 수학 -> 영어 -> 과학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제가 부족한 과목인 수학, 과학을 스케줄을 짜서 돌렸습니다. 


국어는 기출 문제들을 풀었습니다. 그냥 종이로 뽑아서 풀었던 거 같아요. 

이때 당시는 국어보다는 영어에 집중을 하던 시기였기에 국어 공부 비중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던 거 같습니다. 

수학은 그때 당시 신승범 선생님 강의를 들으며 부교재를 풀었고, 따로 기출 문제도 사서 풀었습니다. 

사설에 대한 개념도 없었고... 사실 사설을 풀기엔 제 실력이 올라온 상태가 아니였죠. 강의보다는 문제를 정말 많이 풀었습니다.

과학은 생1은 백호, 물1은 배기범 선생님 커리를 따라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어는 당연 이명학 선생님이었구요. 


어떤 컨텐츠를 이용하고, 어떤 강의를 듣는 것이 중요한 지금과는 조금은 달랐던 시기이고, 

무엇으로 공부하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기에 공부하는 자세와 시간에 집중했었습니다.


3월 달 모의고사에 전교 10등 안에 있는 저의 이름을 보고 놀랐습니다. 

기분이 참 좋았죠. 내가 열심히 한 게 결과로 나오고 있구나. 

4월 달 모의고사에서도 유지를 했습니다. 5월 대성 사설도요! 


하지만, 6월 모의고사에서 살짝 떨어집니다. 

전 과목 2등급을 맞았던 거 같아요. 그때 당시 컷이 올라가서 그런 것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성적이 떨어진 건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 겨울방학 이후 겨울방학만큼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내신을 아무리 버렸다지만, 아예 안 할 수는 없었기에 중간고사를 준비했고, 

개학을 하고보니 고등학교에서 최고 학년이고... 노는 게 더 재밌더라구요...하하 운동장도 내꺼.. 체육관도 내꺼...

겨울방학에 공부한 것으로만 6월 시험까지 응시한 거 같아요. 그러니 당연히 떨어지겠죠?


뭐... 저는 굉장히 긍정적인 학생이었기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최저 맞췄는데~ 논술로 가야지~’ ‘에이 수능은 잘 보겠지~’

논술도 사실 정신 거 아시죠?ㅋㅋㅋ 


#3. 사건사고1_입원_폐에 구멍이?

7월에 사건이 터지고 맙니다. 

어느 날 가슴이 미치도록 아파지기 시작했습니다. 

숨을 쉬기도 힘들고, 이상하게 몸이 계속 저렸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도 긍정적이었던 저는 점심시간에 농구를 한 번 해보자! 

농구를 했을 때도 아프면 이건 진짜 아픈 거다! 

(지금 생각해도 왜그랬는지 모르겠네요...)


농구를 합니다. 

슛을 쏘는데 초점이 맞지 않았습니다. 

드리블을 하고 다리를 뻗으면 다음 다리가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

아, 큰일 났구나...


바로 병원으로 갑니다. 

진단명은 ‘기흉’이었습니다.

반드시 입원을 해야 한다고 해서 입원을 합니다. 

보통 일주일이면 퇴원을 하는데,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고, 2주 간 입원을 하게 됩니다. 

사실 충분히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저는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난 아프니까. 라는 이유로 아주 당당하게. 


겨우겨우 퇴원을 하고, 학교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공부가 되질 않았습니다. 

싫었던거죠.

아프고나니까 왜 공부를 해야하지 싶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두 번의 모의고사에서 엄청나게 성적이 떨어지고 맙니다. 


#4. 사건사고2_가출_엎질러진 물

9월 평가원을 앞두고, 두렵기 시작했습니다. 

아, 9월까지 안 나오면 난 정말 어떻게 대학을 가지? 

이미 내신은 회복이 안 되는데... 

담임선생님께서는 불안해하는 저에게 수시를 쓰긴 쓰자고 권유하셨습니다. 

고등학교 3년간 반장을 하고, 동아리 회장, 과학토론대회 경기도 입상, 축제 진행자, 학교폭력예방 캠패인 참여 등 많은 활동을 했기에... 사실 이런 비교과 활동보다도 제가 더 이상 공부를 열심히 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을 선생님도 아셨나 봅니다. 


그렇게 멘탈이 흔들린 저는 기숙사 귀가 시간에 기숙사로 향하지 않았습니다. 

학교도 가지 않았습니다. 집에 들어가지도 않았죠. 

기숙사에서 전화가 왔고, 학교에서도 전화가 왔지만,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연락도 당연 받지 않았구요. 

사실 제가 이렇게 망가진 데에는 학업적인 이유가 아닌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뭐 그건 제쳐둡시다. 


담임선생님이 한 통의 문자를 보내오셨습니다. 

‘살아는있지?’ 

답장을 합니다.

‘네. 괜찮습니다.’ 


그리고 3일 뒤 저는 다시 복귀를 합니다. 

9월 평가원에서 평균 3, 4등급을 맞았습니다. 가망이 없었습니다. 


간절했던 예비 고3 겨울방학의 마음가짐을 되찾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왔고, 

겨울방학 이후 꾸준히 공부한 기억 또한 없었습니다. 

지나보내온 세월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다보니 더 나아갈 힘도 낼 수가 없었습니다. 



#5. 마지막 발악

뭐 악바리인 저는 또 달리긴 했습니다. 

10월 전국 모의고사에서 400점 만점에 380점 정도를 맞았고, 마지막 사설에서는 390점을 넘었습니다. 

어떻게 올렸냐고 하신다면... 

뭐 그냥 공부만 했죠. 한 달 반 동안 죽는다고 생각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공부를 했고, 점심시간에는 기숙사 열람실에 가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저때 저 두 시험이 쉬웠었습니다...


그렇게 수능장에 간 저는 대부분 2등급을 맞았습니다. 3등급도 있었어요...


그래도 많이 회복했네요? 

돌이켜보면 처음이었습니다. 5번의 수능동안 수능장에서 9월 평가원보다 잘 본 적이. 

현역 때는 근데 이게 가능하긴 하더라구요. 떨어져도 조금 덜 떨어지는 거 같아요.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아래에 간단하게 저의 의견을 남겨보겠습니다.


음.. 뭐.. 당연히 저는 재수를 결심했죠.

이유가 너무 명확하잖아요. 할 수밖에 없었어요.


#6. 전하고 싶은 말

진부한 말이지만, 수능은 끝까지 간 사람이 이깁니다. 

아니 그렇다고.. 저처럼 붙을 때까지 수능보라는 게 아니고.... 

일 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요! 


겨울방학까지만이 아니고, 6평까지만이 아니고! 수능 때까지 끝까지 유지하는 사람이 이깁니다. 

저의 현역시절 이야기에 핵심은 바로 이것입니다. 


제가 망한 이유는 한 가지에요. 자기관리에 실패했습니다. 

공부를 많이 하고, 똑똑하고, 좋은 강의를 듣는 것보다 중요한 건 자기관리입니다

수능에서 이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 수험생 여러분, 자기 자신에 집중하는 시간을 하루에 10분이라도 가지면 좋을 거 같습니다. 

수능까지 끝까지 가기 위한 방법에 대한 고민을 지금 이 시점에서 하시라는 뜻입니다.


#7. BONUS

많은 N수생들이 함께 달리는 수험 생활에서 현역 친구들이 가지는 유리한 점 2가지, 불리한 점2가지를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경험담이니! 각 항목에서 강조하는 핵심들만 가져가셔요!!) 

현역이 아닌 수험생들도 참고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유리한 점]

1. N수생들보다 잃을 게 적습니다. => 깡으로 밀어붙이세요.

수능이 다가올수록 두려울 수 있어요. 

내가 쌓아온 이 탑이 수능 시험장에서 한 번에 무너지면 어떻게 하지? 

1년이 다 ‘무’로 돌아가면 어떡하지? 

괜찮습니다. 

여러분들의 경쟁자들 중 N수생들은 이런 압박이 더 심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던 거 같아요.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생기는 자신감과 함께 두려움도 더 커지거든요. 


그러니까 생각보다 수능장에서 대범하게 행동하는 친구들의 비율이 현역 때 더 큰 거 같아요. 

잘 이용만 하신다면 본인의 페이스를 수능장에서 더 빨리 찾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현역 때는 수능장에서 미끄러졌다는 느낌이 좀 적었거든요.

(물론, 수능 국어 화작에서 너무 긴장해서 1, 2번 틀렸습니다...)

이 마인드를 꼭 기억하시고, 깡 있게 공부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2. 함께 달리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요새는 재수생 비율이 많아져서 재수하는 수험생들끼리도 똘똘 뭉치긴 하지만, 그래도 현역만큼은 아니죠. 

N수를 시작하면, 작년에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 중 일부는 대학에 가거나 혹은 취업을 하거나 다양한 방향으로 가기 시작합니다. 

즉.. N수하는 거 자체가 제자리걸음으로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고3 때는 이런 부분이 당연 적겠죠?! 

친구들과 함께 혹은 학교 옆자리, 학원 옆자리 친구들과 으쌰으쌰 지치지 말고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불리한 점]

1. 공부할 시간이 정량적으로 확실히 적다. 

내신기간, 졸업사진 촬영, 함께 밥을 먹는 급식시간, 조례, 종례, 교과 수업시간. 등등

학교에서의 생활이 있기에 수능 공부를 준비하는 시간이 N수생에 비해 확실히 적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고등학교 생활의 궁극적인 목표가 대학 입학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즐길 것들도 잘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단,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수능 공부는 머리에 지식을 때려 박는 시험이라기보다는 똑똑해져야하는 시험입니다. 

국어 문법, 수학 개념, 탐구 개념, 스킬 등 기본적인 지식 습득이 전제되어야 하긴 하지만, 

결국은 '나 자신' 혼자 들어가서 난생 처음 보는 문제들을 빠르고 잘 풀어야 하는 시험이다보니

공부하는 시간만을 절대적으로 늘리는 것만이 성공하는 길은 아니죠.

 

그러니 우리 현역친구들 적은 시간대비 많이 똑똑해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고민을 하고 안하고가 수능 점수 상승에 많은 영향을 줄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걸 너무 늦게 알았던 저는 재수부터야 ‘똑똑해지는 것을 목표로’ 공부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칼럼에 가져올게요!(좋아요와 팔로잉...)


2. 변수, 사건사고가 많다. 

N수생들에 비해 주위에 꼭 함께 하는 친구들, 선생님들, 상황들이 많습니다.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시험, 행사들..

즉, 변수가 많습니다. 

마음을 흔드는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초심을 잃기 아주 좋은 환경입니다.

저도 그랬구요. 


그런 말 있잖아요. 

'고3 3월 성적이 수능 성적이다.' 

저는 아주 틀린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3월부터 11월까지 공부를 더 하는데 3월 성적과 수능 성적이 같을 수가 있어?! 


근데... 반대로 생각해보세요... 

겨울방학까지만 열심히 공부했다면...? 똑같으면 다행이겠죠?!

(저처럼 되시면 안됩니다...)


일 년간 주위에 변수가 많을 겁니다. 

조금은 냉정하게 본인의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대로 행동하세요. 

잔소리나 마음에 담아두면 집중이 안 될 이야기들은 조금은 흘려 듣구요. 

그렇다고 화를 내지는 마세요. 유연하게~


그리고 플래너를 쓰세요. 

하루하루 공부한 것들과 본인의 마음가짐을 반드시 남기세요.

내가 공부를 계속해야만 하는 근거와 동력을 만들어야합니다. 

외부에서 말고, 내부에서! 

그렇지 않으면 초심을 잃기가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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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N수편을 가져올게요. 

이 글들이 여러분들의 마음에 좋은 위로와 응원으로 남길 바랍니다.


수능 시험은 참 잔인한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정 안에서 많은 것을 느끼시고, 좋은 결과까지 함께 있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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