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도전기 [988479] · MS 2020 · 쪽지

2022-12-30 23:58:16
조회수 2,382

고민좀 들어줘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0939272

02년 미필이고 올해 삼반수 했습니다. 현역때 뭣도 모르고 정시로 연대간답시고 정시파이터 선언했습니다. 오만했었죠..세상물정모르고 나는 수시에 안맞을뿐 수능으로는 충분히 가능성있다는 호받요똥스러운 마인드로 정시로 틀었으나 그렇다는 놈치고 공부는 드럽게 안했고 현역으로 호남쪽 지거국에 공대에 합격했습니다. 눈은 드럽게 높아서 만족이 안되더군요. 재수때 법조인이라는 꿈이 생겨 문과로 돌리고 쌩재수했습니다. 현역때 놀았던 죄를 만회한단 마음으로 다 퍼부었습니다. 그러자 현실이 더 보이더군요..어릴적 학원빨로 초등학교 영재원같은곳에 들어갔고 다들 저보고 머리좋다길래 진짜 좋다고 착각했었지만, 재수때 모든걸 퍼붇고도 고딩때 노는 사이 벌어진 격차, 어쩌면 그것도 아닌 태어날때 부터의 격차는 극복이 안되더라구요. 세단라인의 경영학부를 갔습니다.(둘 중하난데 특정될까봐;) 친한 애들은 다 재수해서 의대, 스카이 서성한..못해도 중경라인 가는거에 너무 열등감이 느껴지더군요..초중때 봤던 애들은 다들 제 대학에 놀라더라구요(그들에겐 예상외였나봅니다)

학교를 한학기만 다니고 삼반수 했습니다. 1학기엔 최소학점만 듣고 학교<=>재수학원을 왕복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과에  말 조차 걸어본이 없이 공강날엔 대치동단과를 들으러가는 삶을 살았고 2학기엔 재수때와 같이 내내 공부했습니다. 3번째는 전례들과 달라보였습니다. 약점이였던 수학에서 전에는 손조차 못대던 문제들이 풀렸고 비록 국어가 롤러코스터탔지만 더프와 6,9평에서 드디어 꿈에 그리던 학교들이 손에 잡히는것같았습니다. 다 된줄알았습니다. 드디어 애원하던것에 닿는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제 망상은 처참히 깨졌습니다. 국어는 원점수 땜에 평범한줄 알았지만 화작컷을 까보니 3따리였고 수학은 상상도 못하게 3점짜리문제만 5개 나가있더군요(원인은 아직도 모르겠는..).원래도 22,29,30은 간신히 풀었던지라 결국 수학도 재수때보다 두문제 더 맞은 점수가나왔더군요. 논술도 결국 제 앞에서 문이 닫혀(예비1)정시를 써야하지만  솔직히 정시로 전적대 이상 갈 각이 안나옵니다. 이미 학교 복귀는 마음먹었습니다. 이쯤되면 난 해도 안된다는걸 너무 잘 알게되었지만 원래 가지고 있던 목표에 대한 미련이 도저히 안버려지더라구요..부모님께는 면목이 없어서 차마 사수하고싶단 말도 못하겠고 해도 알리지는 못할거 같습니다. 과거와 달리 지원없이 스스로 다 책임져야되는 현실, 적지않은 나이..깨달아버린 경악을 금치 못할 공부재능..건강..무엇보다도 내년엔 과연 올해도 잡지 못한 실수를 잡을 수 있을까에 대한 불확실성..이 모든게 있지만 목표에 대한 미련과 패배감 때문에 방구석에서 고민만 하다보니 인생에서 가장 우울하고 패배감에 찌든 한달을 보냈네요...지원없이 몰래 해야하는 열악한(이마저도 누군가에게는 배부른 바보가 하는 소리겠죠)환경에서 해야하는 무휴학반수다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길래 그래도 대부분 저보다 수능에 대해 더 잘 알고, 잘 하는 사람이 대다수인 이곳에 글 올려봅니다. 포기하는게 맞는것같은데 미련은 안버려지고 그렇다고 다시해봐야 제 주제에 해낼수 있을지 참 혼란스럽네요.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요 다 · 968934 · 22/12/31 00:04 · MS 2020

    공부가 하고 싶은 사람은 결국엔 본인이 하게 되더라고요. 아마 작성자님도 부모님이 반대하시든 말든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걷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쪼록 다 잘되길 기원합니다

  • 두둥탁1111 · 1189460 · 23/01/01 03:32 · MS 2022

    욕심과 현실중에는 현실은 따라가는게 뒤돌아보면 옳았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