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4수생의 느낀점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0016177
뭐 성공담은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해주실테고...간략히 제 소개를 드리자면, 중고딩때 제 머리가 좋은 줄 알고 까불다가 세상의 쓴맛을 제대로 느끼고, 닉값을 하고싶었으나 결국 지금의 뱃지 다는데 4년이나 걸린, 그리하여 23살에 입시를 탈출해 1년간 인생에서 첫 입시없는 20대를 보낸 대학생(문돌이) 입니다. 여기 오르비야 많은 분들이 성공하셨을테고, 저같은 아이의 수능성적과는 비교도 안되는 점수를 받으셨을테기에 그런분들에게 드릴 공부적 조언같은건 없고 그냥 과거의 저처럼 수능후 현타와 괴로움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실 몇몇 분들에게 걍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1. 생각보다 달라지는게 없다
사실 이건 뭐, 의대도 못가본 니가 뭘알아? 라고 말하신다면 맞습니다. 의대나 메디컬을 간다면 인생이 달라질 수 도 있겠죠...뭐 이건 제가 모르는 세계들도 있을 수 있는거니까... 저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원래 국숭세단라인의 경영학과를 다녔었어요. 저는 그 학교가 너무나도 싫었고, 제 인생의 최대의 오점이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의 학교에 붙었을때, 닉값과는 한참 거리가 먼 학교지만 그래도 엄청 기뻐했었습니다. 이제야 내 인생 빛 보겠구나. 그래서 저는 온갖 장밋빛 미래를 꿈꿨어요. 연애도 해보고 애들과 같이 캠퍼스를 누비며 진짜 20대로서의 삶을 이제야 살겠구나.... 근데 막상 1년 다녀보니 진짜 전에 학교와 다를게 별로 없더라구요..아마 여기 계신 여러분들도 어쩌면 내가 저 위 어느 학교를 가면..그러면 내 인생이 싹다 해결되겠지 싶으시겠지만 그것은 아마도 허상일 확률이 높습니다.
근데요, 이것을 거꾸로 말하자면, 지금의 학교를 탈출하지 못한다해도, 혹은 원하던 학교를 가지 못했다 해서 인생이 쉽게 망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뭐 직접 옮겨봐야 알 수 있는거라 하실수 있다만, 저는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낙담안하시고 다음 단계를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2. 수능판에 오래 붙어있는것은 그닥 좋은 것이 아니다.
저는 원래 되게 남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사람이였습니다. 학생회같은것도 주도적으로하고 누구든 서슴없이 다가가는 그런 사람이였는데요, 20,21,22살을 혼자 방구석에서 끙끙거리며 문제푸느라 보냈더니 "사회성" 이 걍 삭제되더라구요.
동기들은 그런 내색안하지만(내가 못느꼈나 ㅋㅋ) 사람이란걸 3년동안 안만나다보니, 걍 사람대하는게 어렵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동기들과 약간은 멀어지더라구요. 혹시나 내가 피해주면 어카나, 나땜에 불안해 하면 어카나. 이런 고민을 1년내내 미친듯이 하다보니, 걍 다시 수능이나 볼까 하는 중독자의 마인드까지 불현듯 생겼습니다. 여러분, 여러분 아마 대부분이 보내고 있는 20대의 초반은 아름답고 수능만 보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시간들입니다.
물론 그러니 무조건 다들 때려치우고 딴거하라는것은 아닙니다만, 내려 놓을 용기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다들 고민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뭐 다른 이야기들이나 느낀점들도 주저리 주저리 쓰고 싶은데 사실 그나마 여러분들이 듣고 조금이라도 위로나 도움되실것을은 이정도가 다인것 같아서,여까지 쓰겠습니다.
이번 수능, 목표하신 바를 이루신 수험생 여러분 진심으로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위의 사람에 들지 못해 하루 하루 괴로우신여러분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 시험은 단지 인생 중간의 통과의례입니다.
더 열심히 이겨내봅시다. 누군가는 다른 공부를, 누군가는 다른 일을, 누군가는 이 수능판에 남아 다시 한번 이 시험을 준비하겠다만, 우리 어느 통로로든, 성공이라는 최종목적지에서 만납시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밥먹으러 와써요 0
-
갑질 의혹 벗고 돌아온 강형욱 "너무 기뻐…뭐든 다 해드리겠다" 1
직원 갑질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이 무혐의 처분 뒤 복귀...
-
정시면 현재 학교 이상 점수 받는게 운의 영향 클텐데 참...
-
너무 차카고 기여움 에타는 학기초에만 써야겟서요 ....
-
5프로밖에안남아서오늘은즐거운오르비를즐길수없아어ㅜㅜ나없이도잘잇어조정삭인강도들어야되서이만고보고10시올게
-
문제 얼마나 안풀리면 유기때림? 걍 시간걸려도 쭉 악깡버함?
-
이정도로 보면 될듯 복잡하게 보면 이해하기 어려우니까 직관적으로..
-
젭알
-
8일차 목표 0
쓰기 귀차나
-
독재 와파 뚫기 1
가 아니라 저번에 한 번 정전 한 번 났는데 그 이후로 와이파이 설정이 바뀐 듯 나...
-
에어프라이에 돌린 어제 먹다 남은 치킨입니다 감사합니다
-
방금 지나가시던 어머님이 공주는 뛰지 않아 평범한 공주는 뛰어도 되지만 ㅇㅇ이는 더...
-
과외거기실ㄹ어
-
56166 -> 계명대 입학 2학년 1학기 끝나고 반수 42212 -> 정시 3떨...
-
일 하나 끝 0
하나 더 6시까지 하다가 6시 30분 과외 보강 가기
-
7등급인데 23수능 21번 원큐에 풀리는데 쉬운4점급인가
-
네?겉이 더 안좋다고요? ㅈㅅㅎㄴㄷ ㅠㅠ
-
속이안좋아요 1
토해낼수없어요
-
되면 읽음.
-
진짜 미치겠다 ㅈㄴ 친한사이도 아닌데 챙기는게 ㅈㄴ 부담스러움 엄빠는 나의...
-
자취 꿀팁6 7
디퓨저를 꼭 사십쇼 자취하면서 누군가 초대할 일이 생각보다 많은데(술먹은 동기...
-
뭐 어디문제생겻나…
-
흠... 6
....
-
ㅇㅇ
-
무슨 입시 카페가 아니라 맘카페 같네요...
-
건기식은 약국에서 많이 안팔지 않나
-
문제 생기려나?
-
화1은 필수이론 잘들으면 크포는 넘겨되 되나요??? 4
어떤가요???
-
어디까지 올릴 수 있을까요? 나이는 29살인데 고졸로 취업해서 일하다가 첫진입...
-
기절했었네 서울대 수강신청은 시간이슈만 아니면 쉽네요
-
체념하니까 4
마음이 편안해짐 월화 조기하교 ㄴㅇㅅ
-
저 중2때 영어쌤이 알려주셨습니다 https://youtu.be/29eFDGKHdrU
-
이번 주도 힘내보자!!
-
https://m.dcinside.com/board/dcbest/226620 이게...
-
게이 레즈 고찰 0
게이 잘생김 레즈 페미
-
대출 < 이거 지린다 11
대출 신청 눌렀더니 계좌로 돈 넣어줌 님들도 하셈
-
초비상 2
특정당함
-
목적에서 벗어나야 목적에 도달할수있다는건가.. 너무 어려우이ㅠ
-
ㄹㅇ 4시간언저리 한다함 더길어질후도잇다함 걍말이안되
-
지금이시간에강의실에있어야한다고??
-
낮술은 3
너무 아저씨 같으니 자제해야지..
-
혼자인데도 러브 썸원하지 않으면 안 괜찮은 것 같네요 응응..
-
잠이 부와악
-
얼버기 3
응응
-
아 지짜 추ㅂ다 2
버스 왜 안와
-
과외알바를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한 매뉴얼&팁입니다. 미리 하나 장만해두세요~~...
-
대학교 1학년입장에서 학과이름만 봤을때는 둘다 거기서 거기같은데 취업이나 배우는거에...
-
꿈에서는 시간이 더 느리게 가기때문에 꿈속의 꿈속의 꿈속으로 들어가서 공부 시간을...
-
얼버기 11
일어날 시간을 안정해놓으니까 끝까지 자게 되네요
-
글쓰기 강의니까 11
오히려 글을 못쓰면 가르쳐주고싶어서 붙여주지않을까????

팩트추성적 정말 많이 올리셨네요 고생 많으셨어요
지금 전적대탈출 못해서 매우 우울했는데
덕분에 좀 낫네요... 저도 수능은 그만 놓아주려합니다
1년은 수능없는 시간을 보내고 그럼에도 미련이 남는다면 다시 결정하려구요 하... 진짜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