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분산학습과 바람직한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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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분산학습과 바람직한 어려움 - 영리하게 공부하고 싶다면 (생활 속의 심리학, 박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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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8298&cid=59039&categoryId=59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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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한 달 남았는데, 여러분에게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30 시간이 있다고 하자. 공부 시간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그 30 시간을 어떻게 나누어 쓰겠는가? 아래 그림의 A, B, C 일정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
그림 A는 시험 직전의 이틀을 연속으로 15 시간씩 공부하는 경우이다. 그림 B는 먼저 하루 동안 15 시간을 공부한 다음, 시험 전날에 다시 15 시간 공부하는 경우이다. 그림 C는 이틀 걸러서 하루에 3시간씩 10일에 나누어 공부하는 경우이다. 공부하는 총 시간(30 시간)이나 그 밖의 다른 조건이 똑같다면, 당신은 A, B, C 중 어느 일정을 택하겠는가?(가급적 A와 C 중에서 선택해 보라.)
공부에 관한 심리학에서 A 일정에 따라 하는 것을 ‘집중학습’이라 하고, C 일정에 따라 하는 것을 ‘분산학습’이라고 한다. B 일정은 그 중간쯤으로 보이지만 집중학습에 더 가깝다. 많은 사람들이 A나 B 일정에 따라 한 번 공부할 때 오랜 시간에 걸쳐서(집중해서) 공부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비교적 성실한 경향이 있는 사람은 C 일정과 비슷하게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여러 날에 걸쳐 꾸준히 공부하는 것 같다.
공부하는 일정이 뭐가 중요하냐고? 연구들은 분산학습(일정 C)이 집중학습(일정 A나 B)보다 더 좋은 성과(예: 시험 점수)를 낸다는 것을 꾸준히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 학생들은 혹은 여러분은 어떤 일정을 더 좋아하는가? 이에 관한 조사 결과는 A를 가리킨다. 당신도 그런가? 그렇다면 왜 그럴까? 사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고 짧은 시간의 여유밖에 없을 때에는 일종의 집중학습인 벼락치기(공부)가 나름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다.1) 그러나 위의 예처럼 시험 준비가 좀 더 장기적인 경우에는 어떠한가? 분산학습 일정에서는 학습 시간 사이에 다른 일을 하는 시간 간격이 있는데, 이 간격은 총 학습기간에 따라 몇 분, 혹은 며칠로 달라진다. 하여튼 시간이 경과하면 이전에 학습한 것이 잘 기억나지 않기도 할 것이다. “전에는 알았는데, 이제는 생각나지 않다니! 이런 일은 정말 싫다, 싫어!” 이런 경험도 사람들이 분산학습을 기피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집중학습은 반복 학습 시에 공부가 잘 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어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기 쉽다. 그러나 시험장에서는 역전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집중학습은 왜 효과가 떨어질까? 한 가지 설명은 집중학습의 경우 같은 내용을 되풀이해서 학습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반복 학습하는 내용에 대한 주의가 떨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주의가 떨어지면 학습 내용을 ‘깊게 처리’(예: 이해)하기보다 피상적으로 처리하기 쉽다. 그래서 학습 성과가 떨어진다.
다른 설명은 집중학습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학습한 정도를 오판하기 쉽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방금 공부한 것을 복습하거나 검사하는 과정에서 공부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때 공부가 잘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사실과 다를 수 있다. 예컨대 낯익기 때문에 실제의 난이도를 저평가하고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게 될 수 있다(그런데 시험장에서 그런 평가가 역전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신의 학습에 대한 모니터링2)이 잘못되면, 자신에게 꼭 필요한 학습을 결정할 수 없게 된다.
분산학습의 장점은 무엇일까? 분산학습에서는 학습과 학습 사이에 시간 간격이 있고, 이때 다른 학습과제나 일이 끼어들게 된다. 그래서 시간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는 각 학습시간은 독특한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위 그림의 C 일정처럼 한 달 동안 이틀 걸러 하루에 3시간씩 하는 학습이 매번 똑같은 상황에서 이뤄지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예컨대 학습하는 시각, 장소, 직전에 일어난 사건, 파트너, 몸이나 기분 상태 등이 크든 작든 매번 다르기 쉽다. 이런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공부 장소가 바뀌는 것과 같은 이런 변화가 사실은 기억에 (그리고 공부에) 도움을 준다. 왜 그런지 살펴 보자.
표1 . Watkins와 Tulving(1975)의 실험 절차.
Watkins와 Tulving(1975)은 ‘TRAIN – BLACK’과 같은 단어 쌍들을 사람들에게 제시한 다음 두 번째 단어를 기억하라고 지시했다(표1 참조). 잠시 후 WHITE를 주고 연상되는 단어를 생각해 보라고 했을 때 사람들은 SNOW, BLACK, HAIR, PURE 등을 생각해 내었다. 이 네 단어 중에 이전에 본(기억한) 단어를 반드시 한 개 고르라고 했을 때 BLACK을 선택한 비율이 약 54%였다. 이것은 이전에 본 단어 ‘BLACK’을 재인하는 비율이었다. 그 후 TRAIN을 주고, 이것과 짝지어진 단어를 생각해 내도록 했을 때, BLACK을 회상하는 비율은 약 61 %였다. 게다가 앞에서 재인하지 못한 단어도 회상되는 경우가 많았다. 보통 주어진 단어(BLACK)를 본 적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재인)이 그것을 생각해내는 것(회상)보다 더 쉽다. 게다가 반드시 하나를 고르라고 했으니까, 우연히 맞춘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맥락(TRAIN)이 주어지니까 오히려 단어의 회상이 더 잘 되었다. 학습 단계에서 BLACK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TRAIN과 관련되어 처리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표2. Godden과 Baddeley(1975)의 실험 조건 (음영은 학습과 검사 장소의 일치를 표시한다)
여기에서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인출단서는 반드시 필연적 관계가 있거나 뜻이 통하는 것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Godden과 Baddeley(1975)는 사람들을 바닷가에 모아놓고 단어를 외우게 했다. 그런 다음, 절반은 원래 장소에서 기억 검사를 했고, 나머지 절반은 바닷물 속에서 검사를 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바닷물 속에서 단어를 외게 한 다음, 절반은 원래 장소에서 검사를 하고 나머지 절반은 뭍으로 나와 검사를 했다.
네 조건 중 어느 조건에서(표2 참조) 사람들이 더 잘 기억했을까? 학습한 곳에서 기억 검사를 할 때 사람들은 더 잘 했다! 즉, 물 바깥에서 단어를 왼 사람들은 물 바깥에서 검사할 때, 물속에서 단어를 왼 사람은 물속에서 검사할 때 더 잘 기억했다. 이런 연구들은 인출단서가 기억할 항목들과 뚜렷한 관계를 가질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 즉 장소, 분위기, 또는 기분 등도 유익한 인출 단서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그래서 학습한 곳에서 검사 받는 것이 유리하다. 우울할 때 예전에 우울했을 때 생각한 것이 더 잘 기억나며, 술 마실 때 예전에 술 마시며 한 말이나 행동이 더 잘 기억난다. 앞에서 소개한 두 연구는 기억의 인출단서는 학습내용과 관련이 없는, 상황이나 맥락, 구체적으로 장소, 시간, 분위기 등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출단서는 많은 것이 좋다. 집중학습에서는 장소나 시간이 일정하게 되기 쉬운 반면, 분산학습은 여기에 많은 변화가 생긴다. 분산학습은 풍부한 인출단서를 만들어 주고, 기억(재인이나 회상)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우회할 수 있게 해 준다. 분산학습이 집중학습보다 더 유리하다는 결론을, 그 동안 공부해 온 내공(경험)으로 이미 체득한 이가 많지 않을까? 심리학적인 설명은 그런 체득을 지지해 준다. 여기에서 이야기를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자.
바람직한 어려움
(분산학습에서 시간 간격을 늘리는 것은 기억 인출에 어려움을 주지만, 그런 어려움의 극복을 위해 많은 두뇌 활동이 필요하게 된다. 이를 ‘바람직한 어려움’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분산학습을 하는 것이 좋을까? 앞의 그림 C처럼 일정한 간격으로?3) 분산학습이 효과적이라면, 효과적으로 분산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한 가지 아이디어는 되풀이하는 학습 간의 시간 간격을 점차 늘려가는 것이다. Landauer와 Bjork(1978)는 반복 학습시간 간의 간격을 점차 길게 할 때, 학습 수행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왜 그럴까? 일정한 간격으로 학습이 거듭되면, 점차 학습이 쉬워져서 나중에는 사람들이 노력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닐까? 반면에 시간 간격이 늘어나면, 학습 내용의 기억 흔적이 약해지고, 약해진 기억을 회복하기 위해 많은 지적 노력 – 두뇌 활동이 필요하게 된다.4) 미약한 단서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어렴풋한 기억을 복구하기 위해, 머리를 최대한 쓰게 된다. 즉, 분산학습에서 시간 간격을 늘리는 것은 기억 인출에 어려움을 주지만, 그런 어려움의 극복이 ‘기억의 힘’을 키운다는 것이다. Bjork는 이런 점을 가리켜 “바람직한 어려움(desirable difficulty)”이라는 이름을 붙였다(Bjork & Linn, 2006). 분산학습의 이점은 아마 “바람직한 어려움”을 일으킬 확률을 높이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어려움이 오히려 바람직하다니! 이는 직관에 위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인지적 어려움이 인간의 정보처리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들이 있다(Alter, 2014). 예컨대 글자가 약간 읽기 어렵게 제시되었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인지과정을 더 반성적으로 보게 되고 그 결과 더 깊이 있게 처리하는 것처럼 보인다. 즉 어떤 어려움은 자동적으로 처리되는 심리과정을 멈추고, 이해하기 위해 그 내용에 주의를 주게끔 만든다. 이런 점들은 더 연구되어야 하겠지만, 마음에서도 “노고가 없으면 소득도 없는(No pain, no gain)”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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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드체랑 밑줄은 내가 그은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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