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3년간의 인생 실패한 버러지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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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때 야로나를 핑계로 공부를 안 했다. 당연히 밑바닥찍지.
열심히 안 하기도 했고...원래부터 수능에 부정적이시던 부모님은 재수를 한다는 나를 식칼까지 가져오면서 엄청 화내면서 반대하셨다. 어느정도냐면 차라리 편입에 3000만원 쓰는게 수능 1년간 300만 쓰는 것 보다 훨씬 덜 아깝다고까지 하셨다. 실제로도 그냥 편입학원 보내서 편입하라고 하셨으니.
쫄보였던 나는 그래도 너무 하고 싶어서 부모님의 호통에도 겨우겨우 안 쫄면서 요청하였다. 결국 반수를 하기로 했다. 조건은 모든 대학성적 A이상을 받고, 교재비는 전부 내 사비로 하고(스카는 지원받음) 하는 것. 부모님은 의지만 있다면 지원을 어떻게 하여도 성적을 내게 되어있으므로 그저 허락한 것에 엄청 고마워하라고 하셨다. 객관적으로 나한테 제법 패널티가 부가된 타협안이였지만 현역 때 갑자기 공부를 파악 안 해버리는 나를 보고 실망한 부모님 마음도 어느정도 이해되었고 그냥 나를 시험한다 생각했다.
그래도 나름의 모의고사 성적도 인정받아서 부모님께서 남들처럼 학원을 보내지 않았는데 알아서 공부해서 이렇게 성적을 올렸다면서 엄청 칭찬까지 해주셨다. 그래서 후반 2개월동안 잇올이라는 나는 갈 일 없을 줄 알았던 곳도 갔었다.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엄청 건강한 생활패턴을 유지하니 나름 그 기간동안 행복하기도 했던 것 같았다.
근데 잡쳤다. 당연히 현역 때 밑바닥의 바닥이였으니 어엄청 오르긴 했지만, 이걸 20살먹고 시험본 놈 성적이라고 하기엔...너무 부끄러웠다. 그래도 성적을 제법 많이 올렸으니 그걸로 겨우겨우 위안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않는다. 낙지탕마저 안정으로 넣은 나를 버려서 결국 나는 반년을 그냥 버리게 되었다. 부모님은 성적이 오르던 어쩌던 모든 수험생들의 카운터 단어 수미잡을 꺼내셨다. 솔직히 할말이 없지. 모고 잘보고 수능 못 본 수험생에게는 묵비권밖에 없다.
거기에 낙지탕으로 원서를 썼을 때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정도로 쌍욕을 먹었었다. 부모님이 힘들게 입시를 허락을 해줬었는데 인서울 등의 대학을 못가서? 아니다. 부모님 말 안 듣고 나는 낙지와 친구의 말만 듣고 썼기 때문이다....부모님은 그냥 질러버리라고 3칸되는 대학을 쓰라했지만 나는 그냥 안 써버렸고 심지어 원서 접수 당일날 부모님께 보고도 안하고 원서를 넣었다. 그뒤로는 엄청 욕먹었다. 만약 우리가 그냥 첨부터 남들처럼 지원해서 좋은 성적대가 떳어도 결국 넌 부모 말 안 듣고 원서 쳐쓰다가 자멸했을거라고. 원서쓰는 실력이 여전히 형편없었을거라고. 이러시더니 부모말 안 들은 놈은 좋은 일 생기면 안 된다면서 아예 대놓고 내 앞에서 제발 3떨하게 해주세요!! 하면서 면전에다가 울면서 저주하시더라. 이 기간 때 진짜 자살이 너무 마려웠다. 부모가 자식보고 ㅋㅋㅋㅋ 대놓고 망하라 하는건 엄청난 쇼크니깐. 그걸 트리거로 하면서 모든 스트레스가 터졌는지 지금까지 정신병을 달고 살고있다.
결국 3월이 오고....부모님 저주대로 3떨이 되었다. 그런데도 난 입시를 더 하고싶었다. 근데 부모지원? 이런건 당연히 기대도 못하지. 만약 3수 생각하면 너 죽여버리고 한강에서 동반자살하겠다고까지 필터링없이 얘기하셨는데. 그런데도 하고 싶다. 그럼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내 손으로 입시에 필요한 요소들을 알아서 쟁취하는것. 결국 아르바이트를 알아보았다. 처음 준비할 때 너무 막막해서 오르비와서 맨날 물 흐리면서 징징글 쳐싸던 때도 기억난다. 겨우겨우 좀 먼 곳이지만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내 돈으로 직접 독서실을 끊고 교재를 사고...처음엔 별거 아니긴 하지만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현재 글을 작성하는 새끼는 일머리는 전혀 없던 머저리 새끼였고 입시기간동안 한 아르바이트를 2번이나 짤렸다 ㅋㅋㅋㅋ 대체로 하는 말이 그 뭘 좀 열심히 하려하는데 일이 좀 안 맞는다 같은 것. 다들 처음에는 아이구 잘한다 하면서 칭찬을 남발했지만 짤리기 직전까지 쭉 가니깐 뭔가 불만족한 반응을 보이더라. 다들 좋으신 분이여서 그나마 이렇게 말하는 것에 그쳤을까 싶다.
한 술 더 떠서....체력이 개빙신이 되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날에는 체력이 다 빨린건지 독서실이든 밥먹으러 집을 오든간에 퍼져서 1시간은 족히 쓰러져있거나 했던 것 같았다. 많이 힘든 일이라 하였지만 그건 변명이고, 그냥 이새끼가 지금 자기 주제를 너무 몰랐던 것 같다. 뇌는 1차적으로 몸이나 뇌 본체가 힘들어하는 것을 거부하고 안위를 쫓는 본능에 치우쳐있으니깐. 고로 나는 금수새끼랑 다를게 없었다.
또한 작년에 비해 시간패턴도 참 게을러졌지. 작년에는 새벽이면 눈에 존나 잘 떠져서 5시간을 자도 건강하게 지냈던 것 같았는데 올해는 족히 8시간을 자야 몸이 굴러가더라. 그래서 루틴? 새벽 1시에 독서실 나오고 집와서 새벽 3시까지 병신같이 쉬다가 9시 조금 넘어서 알어난 뒤에 독서실 가기. 세상 어떤 수험생이 이따구냐? 아르바이트도 하느라 가뜩이나 공부할 시간도 조금 딸리는데 배가 불러터졌지. 솔직히 말해서 작년대비 작년에 공부열정을 100이라 하면 올해는 70은 겨우 되었던 것 같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정병때문에 매달 대학병원까지 갈 정도로 치료받고 있기도 했고 ㅋㅋㅋㅋ
위와같은 상황이였는데 정말 놀랍게도 작년에 비해 성적이 올랐다. 단순 플루크는 절대 아니였다. 실력이 오르긴 한 것 같다. 작년 밑바닥에서 엄청 구른 덕에 올해는 경험의 가교가 놓아진 걸까? 작년에는 모의고사로는 대충 국숭세단의 세단 정도는 갈 정도는 떳는데 이젠 시립대도 함 노려볼까 하는 성적까지!
그치만 어림도 없었다. 탐구에서 매우 뚜들겨맞고 영어는 듣기평가에서 4개가 나가고....믿었던 국어도 컷이 지랄나고 ㅋㅋㅋㅋ 이따구로 됐는데도 작수대비 백분위가 올랐다. 그것도 의미있게. 그러나 난 여기서 뱃지딴 사람과 어깨동무할 정도도 아니다. 어깨동무 하려면 거진 백분위를 두자릿수는 더 올려야겠지. 결국 나는 그냥 3년, 아니 2년을 공부해서 상위도 아닌 중위~하위 지거국이나 쳐가는 버러지가 된것이다.
앞에서 일종의 방어기재로 위에서 필자가 굳이 악조건을 강조하면서 썼던 것을 기억하는가? 그거 시발 다 지금 생각하니 그냥 핑계다. 백혈병 걸렸는데도 공부하는 사람도 있고, 진짜 흙수저라서 집안 부양하면서 못 놓는 사람도 있고. 근데 난? 그 시발 시급 1만원짜리 일 해놓고서 힘들다고 징징대고 부모가 내 말 안 듣는다고 징징대고. 진짜 살면서 이런 금수쓰레기새끼가 다 있나 싶다. 9개월동안 200만정도 벌면서 공부하는게 힘들다고 징징대는 나란 모습을 지금 거울로 보니깐 너무 역겨워서 구역질이 난다. 나는 아마 앰생랭킹 측정하면 저기 노량진에서 부모한테 한달 몇백씩 받으면서 피시방으로 직행하는 놈들보다 살짝 나은 수준일 것이다. 진짜 첨에는 나 자신이 나름 대단하다는 방어기재적 자뻑에 취하기도 했는데 정말 의미없는 개짓거리였다. 그런 생각도 안 들고 그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년 수능을 또 보고싶어하는 마음이 든다. 밑바닥부터 시작한 우상향에, 공익이라 매우 전망이 밝단거다. 거기에 부모님 몰래할 수 있는 명분도 생기게 되었다. 심지어는 주변 친구들도 권유한다. 내가 워낙 이런 특이한 케이스에 우상향이니깐. 대체 어디서 기어온건지 잘 볼거란 자신감이 귀신같이 생긴다. 다른걸 또 병행하면서 수능공부하는게 이젠 전혀 두렵지 않을 정도로. 다른걸 병행하면서 수능공부한게 2년이니 이젠 뭐 익숙해져서 자신있다는 마인드? 아무리 2연타로 조지긴 해도 성적은 명백히 플루크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준으로 오르기도 했거든. 그런데...그런데 참이런 생각을 가지는 나한테는 의구심이 들진 않았는데....오늘 콧도 지랄나고 정신 피폐해져서 이젠 그냥 나도 모르겠다. 일단 원서 잘 쓰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그냥 인생 현타와서 맥락없이 주저리 함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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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힘드시겠어요 ...
속독 ㄷㄷㄷ 농담이고 위로 감사함다
앜ㅋㅋㅋㅋㅋ 제가 대충 후루룩 읽긴 합니다 ㅋㅋㅋㅋ
화이팅
진심으로 힘내셨으면..!!
그래도 한번뿐인 인생 대학에 진심이 있고 수능성적을 올리는 과정에있어
성취감을 느끼고 살아있음을 느낀다면
남들이 말하는 1,2년은 대수가 아니에요
가만히 앉아서 공부만 하신것도 아니고 일도하고 돈벌면서 스스로 공부해나가는것부터가
존경받아 마땅할듯
읽으면서 부모님이 너무하다 싶어 탓할수 있는데
스스로 반성하고 어떤게 문제인지 고민하는걸 보면 님의 성공은 시간문제인듯
정말 감사합니다
같은 삼수생으로서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우리 힘냅시다
형님 수능망한 재수생입니다 정말 응원합니다 앞으로 일은 정말 잘풀리시길 바래요
ㅠㅠㅠ
다 읽어봤어요 수고하셨어요 ㅜㅜ
감사함다..
올해 삼수면 저랑 동갑인데.. 저는 평생 정신과 신세입니다. 힘내십쇼. 제가 보기엔 본인이 지금까지의 삶에서 느낀 점들을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반성하며 나아가 글로 담담히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 자체가 유의미하다 생각합니다. 진짜루요. 주변에 현역 혹은 재수로 명문대 간 지인들 많지만 대다수는 대학을 왜 가야하는지, 왜 가고싶은지, 가서 무얼 할 것인지, 그건 왜 하고자 하는지, 대학 졸업 후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안 합니다. 이렇게 장문의 글로 자아를 들여다 볼 내적인 힘은 더더욱 없구요. 지인들의 노력을 폄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찰과 주관 없는 성실성만큼 방향 상실에 취약한 게 있을까 싶습니다.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입시 사이트인 오르비에 올라온 수능 관련 고민 글의 댓에 어울리는 말은 아닙니다만, 대한민국 사회가 외치는 수능이라는 잣대가 지닌 공신력과 별개로 저는 이 시험이 특정 개인의 모든 면모를 평가할 수 있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평가할 수 없는 면들에는 많은 잠재력이 숨어있겠죠. 오늘 발표된 성적표의 숫자와 달리 그 힘들은 가시화 되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 힘들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장기적으로 볼 때 큰 역할을 한다 믿습니다. 그러니 2년 수능 공부해서 이 정도? 난 그냥 버러지구나. 이런 생각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수능 분야에선 현역 의대 정시 합격생만큼의 뛰어난 능력은 없을지 몰라도.. 그 평가가 Cyberwraith님의 다른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칠 이유는 없다 생각합니다. 게다가 수능 성적도 우상향이고? 속도가 조금 느릴 뿐이네요. 돈도 직접 벌어서 하셨구요. 제가 님 실친이었음 수고많았다고 고기 사줬어요.
3수해서 이정도 성적이니 버러지라고 그렇게 믿으면 그냥 진짜 버러지 되는겁니다. 본인이 그렇다잖아요. 스스로 안 믿으면 누가 날 믿어주나요? 인생 실패 버러지라고 생각하지 마십쇼. 올해 결과 혹은 내년의 수능 결과가 어떠했고 어떠하던간에,
Cyberwraith님께서 수능 준비라는 과정을 겪으며 얻은 경험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뭐 힘든 경험도 결국 나중에 다~ 좋은 추억이다 이딴 자기계발st 말을 하려는건 아니구요. 그리고 객관적으로 공익삼수면 아시다시피 창창한 나이잖아요? 그러니까 존나 파이팅입니다. 꼭 행복해지실거에요
보자마자 왈칵했습니다 진짜로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장문으로 엄청 정성들이셔서 ㅠㅠ
왜 공익인지 물어봐도될까요
어...본문 보셨음 짐작은 하셨겠지만 정병+피부병입니다
힘내요 저도 이번 수능 망한 반수생인데 스카 독학반수는 진짜 사람이 할 짓이 아니더라고요 삼반수가 인생의 마지막 수능이라 생각하고 돈 악착같이 벌어서 3달은 독재학원 다닐려고요. 남들은 그돈으로 명품백사고 차사고 그럴때 전 여기에 투자해서 꿈을 이룰수 있는 발판을 만드려고요. 진짜 여기에 쓴 돈이 아깝지 않게 그래도 제 지금 대학에서 2급간정도는 올려서 타협해서 대학 가려고요. 일단 마음 잘 추스리시고 다시 도전할때는 그래도 세상과 타협 하시고 아름다운 꿈을 그려 나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