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es Webb [1160601] · MS 2022 · 쪽지

2022-11-18 12:56:58
조회수 2,285

수능을 다시 보려는 사람들에게, N수생의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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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능이 끝났는데


잘 본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미끄러져서 내년을 기약하는 사람들도 많겠지요

잘 봤지만 한끝의 아쉬움에 더하시는 분들도

입대해서 군수를 노리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먼저 그 모두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주고 싶네요


이제 제가 느낀 점을 말해볼까 해요

저는 꽤나 수능을 오래 본 축에 속하는데,

매년 수능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을 많이 느꼈었어요

실수해서 틀린 문제

잘못 봐서 틀린 문제

허둥대다 틀린 문제

그냥 실력이 부족해서 틀린 문제

등등등...


이런 것들은 계속 기록하고 공부하고 고쳐나가면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어쩌면 힘빠지는 소리겠지만


아무리 열심히 하고 모르는 것을 알고 부족한 점을 고쳐나가도


수능날 주사위를 굴렸을때

1이 나오는 사람은 반드시 존재해요

그리고 1이 나오면 

찍은 문제는 맞는 것이 없고

컨디션은 최악이고

영어는 89점이고

내년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흔히 착각을 해요

아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시대인재 가서 1년 더하면 잘보겠지

엄마 나 한번만 더..


반대로 주사위 6이 나온 사람은

영어가 90점 나오고

평소 부담스럽던 과탐은 찍맞으로 승천하고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오개념은 수능날 나오지도 않고

수능날 구원을 받습니다.

그리고 유유히 수능판을 떠나요

많은 후배들의 동경을 받으면서 말이죠


절대로 잘본 사람들이 운빨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여러분이 노리는 대학이 높으면 높을수록

수능은 실력 이상으로 도박성이 짙어진다는 것이에요

아무리 날고 기던 사람도

주사위 1 뜨면 그냥 내년을 보거나

군대 가야 합니다.


정말 잔인한 시험 같아요 수능은


우린 흔히 도박을 할 때 기댓값을 봅니다

그런데 유독 수능은 그걸 외면하고

실력으로 하우스를 이길 거라고 생각하곤 해요


수능에 도전하신다면,

꼭 본인의 실력과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기댓값을 잘 따져보고

좋은 결과를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행복하고 싶어서 수능을 봤어요

근데 지금은 행복하지 않네요

뭔가 주객전도가 되어버린거 같아요


한번 더를 바라보시는 분들은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라고


이제 멈추시는 분들은

더 나은 삶이 펼쳐지길 바랄게요


이상 여러분이 닮지 않았으면 하는

어떤 아무개 N수생의 느낀 점이었습니다.

일단 전 실패했으니 

위의 글은 귀담아 듣지 않으셔도 무방해요

모쪼록 앞으로의 인생에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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