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하지 않은 반수생의 푸념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9450294
하세요 오르비언 여러분들 저는 03년생 20살 반수생입니다. 글을 잘 쓰지 않던 제가 첫 반수를 준비한 100일 남짓한 시기부터 오늘까지의 감정을 진솔하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두서 없이 쓰는글이라 이상해도 양해 부탁드려요. 저는 현역때 전형적인 수시 6탈하고 정시를 쓴 학생이었어요. 그래서 정시 성적이 좋을 수 없었고 소위 지잡대라고 불리는 곳에 입학했습니다. 학교에서 친구가 없었습니다. 에타에서 친구 만들기도 안했고 동기들과 술 한번 먹어본 적 없었거든요. 그런데 열심히 학교에서 활동하다보니 학점 4.25를 받고 교수님도 1학년인 저에게 해외 대학원 준비를 염두하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학교에 계속 있을 수가 없었어요. 제 주위에 남은 사람이 없었습니다. 어느날 조별과제팀원을 짜는 거에서 저랑 같이 팀플 한다는 사람이 없었어요. 거기서 상처를 받았고, 제 자신이 초라해보였어요. 그리고 고려대 휴학하고 시대인재에서 4수를 준비하며 의대 준비한다는 사촌누나, 그 누나와 비교되는 수시에서 지거국 예비1번에서 떨어진 제 자신을 미워하고 경멸했어요. 그리고 그냥 군대 갔다와서 취업이나 하라는 주변 어른들까지 저는 제 자신을 계속 욕했어요. 그래서 그 분노감으로 반수를 시작했죠. 정확히 7월 25일에 시작했어요.
제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고 했어요. 작년에는 수능을 준비 안했으니까 열심히 하면된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기에 남들을 따라잡으려고 잠도 줄이면서 준비했죠. 그런데 9평을 보고 남들보다 잘 나오지도 않고, 애초에 낮았던 등급을 뒤집기는 벅차더군요. 게다가 10월에 신검을 받았는데 혈액과 간쪽에 이상이 있더군요. 몸 관리하지 못한 제 잘못이죠. 암튼 그런 몸으로 여기까지 끌고 왔습니다. 두통은 달고 살아서 타이레놀은 달고 살았고, 올해 코로나는 두번이나 걸려서 몸도 이상하고 반수 포기할까 고민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까지 반수를 준비한 저는 오늘 느꼈습니다. 수시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은 저는 제 자신이 꼭 필요한 것은 포기할 용기라는 것을 말이죠. 2학기 대면 강의가되면서 mt도 가고 행복하게 사는 친구들을 보면서 후회를 했고 제 건강을 걱정하면서 저를 바라보기만 하는 부모님을 보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그와중에 오늘 공부한 것을 정리하는데 한것은 있는데 남는 것은 없다는 걸 알면서 좌절했어요. 비록 저에게는 수시논술이 남았지만 작년에 불합격 통보가 생각나서 20대1 경쟁률을 뚫을 자신마저 없어졌습니다. 흔히들 요즘 사람들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저는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꺾인 마음으로 반수를 시작한 거 같아요. 반수한 것이 고작 100일이지만 너무 고통스러워서 다시는 못 할거 같아요. 오르비분들은 저와 달리 꿈이 확실해보여서 다행이에요. 앞으로도 그런 마음 변치않길 바랍니다. 저는 비교적 어리지만 이미 꿈을 여러번 꺾이며 살아온 인생이라 희망이라는 것을 가질 자격도 없는 인생이거든요. 여러분들은 꼭 꿈을 이루고 희망을 갖길 바랍니다. 화이팅!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지금 아이돌 준비한다고 보컬,댄스학원 등록했다는데 얘가 진짜 아이돌상 외모에 노래도...
-
귀연기 34일차 1
전글이랑 갭이 있지만 동일인맞습니다
-
잔뜩써서 모아보기에 도배해버리고싶
-
차단당할 수도 있군요..
-
한놈차단했다 2
깨끗하군.
-
덕코 내놔
-
부활주문임
-
솔직히 대학한번 갔다오니까 수능공부가 그냥 철지난 공부처럼 느껴짐 딱히 무슨...
-
내이름은 라유 11
덕망이죠
-
안자는사람? 12
-
이은해 vs 고유정 야차룰로 맨날 데스매치 필드 교도소 ㅋㅋㅋ
-
라고 사람들한테 물어봤을때 평균 몇정도 나올지 궁금하네요... 꼭 -1557조...
-
내신 언매화작 4
고3 내신 언매 화작 중에 고민중입니다 수능 때 뭐 볼지는 아직 못 골랐고......
-
오니가 되면 백년이고 이백년이고 오르비를 할 수 있다고!
-
무잔이다!! 1
녀석은 목을 베어도 죽지 않아!!
-
강남러셀 질문 0
점심,저녁 시간에 휴대폰 사용 가능한가요?
-
야식 치맥 ㄱ? 2
괜찮지 않나
-
0. 언어이해 1세트 풀이 복기 https://orbi.kr/00067557013...
-
나중에 서울 올라갈 일 생겼을 때 숙박해결을 모텔에서 하기엔 혼자 가면 돈 아까워서...
-
현재 수시를 생각하고 있는 N수생 입니다. 가고 싶은 곳이 최저가 있어서 해보려는데...
-
정석민샘 보고 학교샘 스타일 같다는거 보고 충격먹음 황용일샘이 교사출신이라는 얘기...
-
못 뽑는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
-
으아 고민 준내 도ㅑ 10
인제의 vs 연치 어디가 더 좋을까? 인설 땽기긴 하는데 난 1순위가 돈이라 의대가...
-
이번주부터 수능 공부 시작해서 올1 ㄱㄴ?
-
앱스키마 우기분 0
ㅠㅠㅠ추천헤주세요 민철t랑 승리t 누구 하나 풀커리 타는 건 아니지만 두 분 강의...
-
생2 공부중인데 4
재밌네 이거 근데 문제는 안재밌음 처음보는 상황이랑 그래프가 너무많다
-
공부시간은 좀 많이 적긴한데 그래도 동기부여가 조금은 되네요 낼부터 열심히
-
부산 사람 기분 째져잉
-
윤도영 가정성립 1
그 짤 찾아주실뷴 ㅠㅠ
-
식센모 0
이거 어렵노..
-
9. 23 언어이해 [19-21] 제도가능곡선 모델; 풀이 복기 0
0. 언어이해 1세트 풀이 복기 https://orbi.kr/00067557013...
-
남은 이번 달도 파이팅
-
다이어트 하려고 2
25마넌치 썻다... 성공해보자 !!
-
국영수는 꾸준히 하니까 332>211로 올렸는데 탐구는 해도해도 제자리..!!ㅠㅠ...
-
디자인 쪽 희망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마케팅 쪽에 관심도 생겨서 경영학과도 생각...
-
안녕하세요 오르비에 처음 글 써보는데.. 여기에서 좀 도움을 얻을 수 있을까해서...
-
. 2
자야겠다 요즘 뿌듯해
-
겸양은 틀린게 맞음 야인생애는 걍 화자의 처지 그대로 드러낸 것인데 겸손할리가
-
뭔가 수험의 목적보단 단순 재미로...
-
왜 전공의들한테 돌아와달라고 정부가 호소를 하나요?(진짜모름) 돌아와달라노~ 이젠...
-
오히려 안오를줄 알앗는데 친구 6모 국수 4,4에서 7모 1,2 받았다던데 7덮도 잘보고…
-
전 12 22 30틀.. 12번에서 머리 깨짐..
-
의치한약수를 꿈꾸는 38세 강은영씨와 45세 박준석씨를 끌어들여 무한N수 돌입하기...
-
아악 (고려와 조선시대에 궁중과 상류층에서 연주되던 전통음악)
-
기구하다 19
-
개소리좀 싸지르지마십쇼.
-
아름답네요... 초점이 작구만
-
이런 문제를 두개씩이나 틀리면 수능을 보겠다는거냐!!!
-
가 정말 좋음요 님들도 들어보셈
-
영어로 된 커뮤니티를 하면 됨 Reddit 같은거.. 글쓰기보다는 여기저기 오르비...
현대소설 잘 읽었습니다! 내일 이 지문 프린트해가서 예열할게요!
ㅋㅋㅋㅋ 이런 글이 좋게 이용 될 수 있다니... 감사합니다.
저보다 10살이나 어리신데 대단하시네요 ㅎㅎ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그래도 도전한게 어딥니까 재수 반수 마음먹기 쉽지 않잖아요 ㅎㅎ 응원해요
감사합니다 ㅎㅎ
고생 많으셨습니다 어떻게 위로를 해드려야 짐을 덜어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ㅠㅠ 세상일은 모르니 희망을 가지세요!!
이렇게 좋은 말 남기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는 거 같아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