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PPL 칼럼 61호] 살면서 처음 본 영단어를 시험장에서 마주할 당신에게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9413537
들어가기에 앞서
시험장에 들어선 여러분들의 앞에는 25개의 정체불명의 글이 놓여있습니다. 이 글들의 모든 소재를 다 알고 있을 가능성은 몇 퍼센트나 될까요?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궁예가 아니잖아요? 여러분들은 필연적으로 ‘모르는 글’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자, 그런데 ‘모르는 글’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읽으면 이해할 수 있는 글과, 읽어도 이해할 수 없는 글. 전자의 경우라면 다행입니다. 읽으면 되니까요. 그런데 후자의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요? 가끔 평가원님께서 자비로이 글 아래에 고이 써주시는 특수 단어들을 아무리 찾아봐도,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여러분이 글의 소재조차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요?
이미 영어를 가르쳐 오신, 그리고 가르치고 계시는 선생님들이 아마 공통되게 얘기할 겁니다. ‘모르면 일단 제쳐 놓아라.’ 백 번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그렇지 않나 봅니다. 아니, 정확히는 그러지 못하나 봅니다. 머리로는 모르는 소재를 제쳐 두고 다른 것을 먼저 읽겠다 생각하고 있지만, 이미 독해는 방향감을 상실한지 오래입니다.
애매한 지식은 저주다
왜 저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요? 그야 당연히, 제쳐 둘 것을 제쳐 두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글의 일부분만을 차지하는 세부 내용은 배제하고 읽기 쉽지만, 글의 핵심을 차지하는 소재는 차마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강제로’ 소재를 배제해줘야만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요?
[2012학년도 9월 #26]
Unlike deviance in other settings, deviance in sports often involves __________ norms and expectations. For example, most North Americans see playing football as a positive activity. Young men are encouraged to 'be all they can be' as football players and to live by slogans such as "There is no 'I' in t-e-a-m." They are encouraged to increase their weight and strength, so that they can play more effectively and contribute to the success of their teams. When young men go too far in their acceptance of expectations to become bigger and stronger, when they are so committed to playing football and improving their skills on the field that they use muscle-building drugs, they become deviant. This type of 'overdoing-it-deviance' is dangerous, but it is grounded in completely different social dynamics from the dynamics that occur in the 'antisocial deviance' enacted by alienated young people who reject commonly accepted rules and expectations.
① a disciplined control of the desire to avoid
② wasted efforts and resources in establishing
③ ambitious attempts to get independent of and free from
④ a traditional approach of matching slogans and mottos with
⑤ an unquestioned acceptance of and extreme conformity to
조금 많이 옛날 지문이지만, 이만큼 ‘소재를 모를 때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지문이 없기에 가져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지문부터 평가원이 ‘모르는 소재로 지문 꼬아버리기’ 방식의 문제를 내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여러분들이 외우는 단어장 어디 구석탱이에서 본 deviance를 떠올리겠지만, 약 10년 전 이 문제가 출제될 때에는 수험장에 있는 그 누구도 deviance가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0퍼센트가 조금 안 될 정도의 수험생이 정답을 골랐습니다. 소재가 무엇인지 몰라도 문제를 푸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deviance와 그와 유사한 단어들을 전부 X로 바꾸어 봅시다.
Unlike X in other settings, X in sports often involves __________ norms and expectations. For example, most North Americans see playing football as a positive activity. Young men are encouraged to 'be all they can be' as football players and to live by slogans such as "There is no 'I' in t-e-a-m." They are encouraged to increase their weight and strength, so that they can play more effectively and contribute to the success of their teams. When young men go too far in their acceptance of expectations to become bigger and stronger, when they are so committed to playing football and improving their skills on the field that they use muscle-building drugs, they become X. This type of 'overdoing-it- X ' is dangerous, but it is grounded in completely different social dynamics from the dynamics that occur in the 'antisocial X ' enacted by alienated young people who reject commonly accepted rules and expectations.
조금은 지문이 이해하기 쉬워졌을 겁니다.
1) 우리가 빈칸에서 찾아줘야 하는 것은 ‘스포츠에서의 X’와 관련된 것이고,
2) 그것이 ‘팀의 성공을 위해 스스로를 내려놓는 것’임을,
3) 또 그것이 ‘규칙과 기대를 거부하는 반사회적 X와는 차이가 있음’을,
고로 정답이 ‘규칙과 기대의 순응’과 관련된 ⑤임을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조금 최신 지문으로 또 연습해봅시다.
[2023학년도 6월 #34]
Development can get very complicated and fanciful. A fugue by Johann Sebastian Bach illustrates how far this process could go, when a single melodic line, sometimes just a handful of notes, was all that the composer needed to create a brilliant work containing lots of intricate development within a coherent structure. Ludwig van Beethoven’s famous Fifth Symphony provides an exceptional example of how much mileage a classical composer can get out of a few notes and a simple rhythmic tapping. The opening da-da-da-DUM that everyone has heard somewhere or another __________ throughout not only the opening movement, but the remaining three movements, like a kind of motto or a connective thread. Just as we don’t always see the intricate brushwork that goes into the creation of a painting, we may not always notice how Beethoven keeps finding fresh uses for his motto or how he develops his material into a large, cohesive statement. But a lot of the enjoyment we get from that mighty symphony stems from the inventiveness behind it, the impressive development of musical ideas. [3점]
* intricate: 복잡한 ** coherent: 통일성 있는
① makes the composer’s musical ideas contradictory
② appears in an incredible variety of ways
③ provides extensive musical knowledge creatively
④ remains fairly calm within the structure
⑤ becomes deeply associated with one’s own enjoyment
은근히 이 문제에 데이셨던 분들 많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설마 시작부터 development가 ‘발달’이 아닌 ‘(음악의) 전개’라고 하며 단어로 의미 장난질을 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겠죠. 하지만 그 이후에도 음악 관련 용어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독해하기 상당히 어려운 지문이 완성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음악 관련 용어들에 다 ■ 표시를 넣어보겠습니다. 대신 아까 전의 제시문처럼 ■가 동일한 대상은 아니기에, 해석할 때에는 ‘(음악 관련) 무언가’라고 뭉뚱그려 해석해보죠.
■ can get very complicated and fanciful. A ■ by Johann Sebastian Bach illustrates how far this process could go, when a single melodic line, sometimes just a handful of ■, was all that the composer needed to create a brilliant work containing lots of intricate ■ within a coherent structure. Ludwig van Beethoven’s famous Fifth Symphony provides an exceptional example of how much ■ a classical composer can get out of a few notes and a simple rhythmic tapping. The opening da-da-da-DUM that everyone has heard somewhere or another __________ throughout not only the opening ■, but the remaining three ■, like a kind of ■ or a connective thread. Just as we don’t always see the intricate brushwork that goes into the creation of a painting, we may not always notice how Beethoven keeps finding fresh uses for his ■ or how he develops his material into a large, cohesive statement. But a lot of the enjoyment we get from that mighty symphony stems from the inventiveness behind it, the impressive ■ of musical ideas.
생각보다 많지요? 저는 음악 관련 용어 전부에 ■ 표시를 한 것이기에, 여러분들이 느끼기에 ■ 수가 너무 많다면 줄이는 것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 표시가 많아도 빈칸을 푸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1) 우리가 빈칸에서 찾아줘야 하는 것은 ‘베토벤 음악에서의 오프닝’이 어떠한지이고,
2) 제시문 초반부에서 ‘음악 관련 무언가’들은 통일성 있는 구조 내에서 복잡하며,
3) 빈칸 문장 뒷부분에서, 오프닝에서 있는 ‘음악 관련 무언가’가 나머지 3개의 ‘음악 관련 무언가’에서 나옵니다. 2)의 ‘통일성 있는 구조’와 동일하다 봐도 되겠지요. 그렇다면 빈칸에 들어가야 할 남은 이야기는 ‘복잡하다’는 이야기입니다.
4) 제시문 후반부에서도 음악과 관련된 어휘는 ‘inventiveness’나 ‘impressive’가 보입니다.
고로 ‘복잡하고 창의적인 것’과 관련된 선지인 ②를 고르는 것이 가장 적절합니다.
마치며
물론 모르는 어휘를 제쳐 두고 해석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모든 어휘를 알고 정확하게 해석해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원어민이 아니기에, 생전 처음 보는 어휘를 시험장에서 언제든지 마주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그러한 상황에서도 어떻게 문제를 풀 수 있을지 대책을 미리 강구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오늘 제가 이 칼럼에서 제시한, [모르는 단어를 아예 지워버리고 풀기]가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칼럼 제작 | 사교육연합동아리 Team PPL 영어팀
제작 일자 | 2022.11.15
Team PPL Insatagram |@ppl_premium/@ppl_elab
*문의 : 오르비 혹은 인스타그램 DM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마음가짐이라던가... 국어 시간 줄이는 방법이라던가... 여러가지를 올려보고는...
-
[ Law and justice have a common goal and...
-
200일 고대 2
가능!가능!가능!
-
어우졸려 1
-
4월말이라 한거 아닌가요? 정시 수시 지역인재 정원 언제 나와요?
-
물리는 한과목 고정하고 지구 vs 사탐 하면
-
기아 1.6배 ㄷ lg 2배 Kt 2.4배 ㄷ ssg 1.4배 롯데 1.9배 ㄷ...
-
Plz!!!
-
기출 다 풀었습니다
-
작수 27 28 29 30 못 풂.. 시간 말고 실력부족 현재 미적분 쎈 끝났어요...
-
어려울려나용
-
6모 이전까지 뭘 먼저하는 게 좋을까여… 통기출 안 하고 수분감 한완기만 해서...
-
오타니가 이승엽보다 대단하다 하니까 싸우네ㅋㅋㅋㅋ
-
고민상담소 오픈 30
수탐 재종 학습 대학 뻘소리 등등… 아무거나 받습니다 댓 ㄱㄱ
-
. 0
그나저나 머리가 왜 안 길지 그야 자르니까.. ㅎㅎ 근데 안 자르면 신경쓰인다구염...
-
국어 안정 1~2 뜨시는 분 중에 문제 이렇게 푸시는 분 계신가요 19
인문지문 사회지문은 이 정도로 더럽게 풀진 않는데 과학기술지문은 정말 이렇게 풉니다...
-
안티프라자 0
거짓으로가득찬어쩌구
-
현역 고3 화생러인데 화학은 꽤 적성에 맞는거 같은데 유전 심각하게 못해서 2등급...
-
내가 나중에 밥 사줄게 ㅠㅠ 기분 나빠하진 않겠지??
-
투표) 벨런스 게임! 18
인서울에 미쳐있는 우리 오비르 여러분들의 인식이 궁금하여. 다음과 같은 벨런스...
-
실전 개념은 대충 할 지 몰라도 기출 분석 완벽하게 하고 n제 넘어가요? 아니면...
-
지문읽고 문제는 그래도 다 맞추는데 므ㅓㄴ가 좀 애매한 느낌 뭔지 알지? 이럴때는...
-
. 0
근데 산책 중인데 날씨가 많이 더워져써.. 허허 일광욕 중..
-
고딩 때 놀아본 애들이 더 잘 노는 듯 고딩 때 공부만 주구장창 하면서 사회와...
-
암살 교실 카르마랑 아사노가 싸운 그 문제 체심 입방 면체가 뭔지는 왜 화2에서야...
-
갠적으로 개적폐전형이라 생각함
-
https://tjukanovt.github.io/notable-people...
-
수능수학 기출분석에도 도움되고 N제와 유사한 감각을 기르는데도 도움되는듯 (범준쌤...
-
작수기준 언매 미적 영어 물1 지1 순서로 94 92점인99 1 96 97...
-
한국이 끝인 거 같기도
-
경제를 내신으로 해봐서 그런지 브레턴우즈는 이해는 가는데 pcr, 키트지문 이런건...
-
찍맞 다 빼면 수학 작수 56점 4등급 3월 학평 73점 2등급 그냥 난이도...
-
뉴턴 운동법칙 3가지 쓰시오 역학적에너지보존법칙 쓰시오 보통 응용문제를 내기...
-
쎈B문제 0
고3인데 쎈B 첫문제랑 마지막문제(+난이도 상) 만 풀고 넘어가도 될까요..? 3모...
-
독해력 좋아짐 인강보다 줄글이 좋고 편해짐..
-
시범과외 후기 15
특성화고라 교과서 수업 받는다 입갤 개꿀이긴함 제발 한다고해라
-
기함수 질문이용 1
기함수 2개 원점 제외 2점에서 만나면 원점 무조건 중점인가용
-
누가 제 전글에 대한 반박 부탁드려요 저도 저 상황을 틀렸다고 보고싶은데 저는...
-
너드학개론 이거 보다가 중간에 꺼버림 하... 사실적시명예훼손아님 어떻게 이렇게...
-
제가 공부 하다보니 약점 몇개를 파악했는데요 우선 1. 수학 - 중학도형과 고1...
-
확통 0
확통 마더텅 수특 n티켓 풀었는데 n티켓 정답률 71%나왔어요. 그냥 너기출같은...
-
구글 검색에도 안뜨게 하는 법은 없나요??
-
앱키스마 2
앱스키마 구매했는데 아직 교재신청은 안되는건가요?
-
아미노산
-
1인실 아니고 남들 뭐하는지 다보이는 개방형이고 삼색볼펜 딸깍거리는것도 소음으로...
-
18수능 0
가형 88점 왜이리많음ㅋㅋㅋ 예전 성적인증글중에 건대부터 의대라인까지 수학은 표점...
-
'4천만원 벌었네'…까르띠에 다이아 귀걸이 2만원에 산 남성 2
멕시코 남성이 고가 브랜드 까르띠에 정품 귀걸이를 정가의 1000분의 1 가격으로...
-
[오늘의 독해7] LET ENGLISH BE ENGLISH 0
오르비 학생분들 안녕하세요:) 저 개인적으로는 수능영어를 가르침에 있어서 보다는...
-
하 고민
-
하나로 베고 0
다른 하나로 봉인하리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