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속절과 부사절의 처리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9193771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과 부사절을 안은 문장은 생긴 것도 비슷하고 그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가에 따라 학자마다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다. 그러나 수능은 기술문법이라는 틀 안에서 일정한 기준을 두고 출제하기 때문에 논란이 있을 만한 문제는 출제하지 않을 것이다. 평가원이 미쳤다고 복수 정답으로 인정될 만한 문제를 내진 않을 테니
1. 문장의 분류
현행 학교문법에서 문장은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건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과 부사절을 안은 문장의 분류 체계이다.
2.부사절이란?
쉽게 말해 부사어의 구실을 하는 절이다. '얼음이 이가 시리게 차가웠다'에서 '이가 시리게'가 그 예이다. 그리고 이 부사절이 어떤 문장 안에 들어가면 그 문장을 부사절을 안은 문장이라고 한다. 부사절의 특징은 문장 내에서 비교적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식 기능이 기본으로 깔려 있는 놈이라 위치가 한정돼 있지 않은 것이다. 물론 종속절도 위치 이동이 자유롭다(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위치 이동이 자유롭다면 통사론적 차원에서 둘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몇몇 학자들은 아예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을 인정하지 않고 부사절을 안은 문장에 다 넣어 버린다. 종속절을 아예 부사절로 보아도 수식 기능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없고 재귀화나 이동의 자유성 등 공통점이 많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다만,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을 아예 없애기 어려운 이유는 반드시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이 부사절과 같은 구조를 지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명사절이나 관형절이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을 만들 수도 있다. "아직 난 고1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다"나 "선배들이 수능을 보는 중에 나는 잘 거다", "수영을 하기 전에 준비운동을 해라"와 같은 문장은 문법적 형식을 따지면 종속절이라 할 수 없지만 기능 면에서는 종속절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이처럼 명사절이나 관형절이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학교문법에서 종속절을 부사절에 완전히 포함시키지는 않는 것이다. 또 두 절의 차이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3. 종속절이란?
이어진문장에서 주절을 한정하는 절이다. '겨울이 되니 날씨가 춥다.'에서 '겨울이 되니'가 그 예이고 앞뒤를 바꾸면 말이 되지 않는다. 종속절과 후행절이 독립적이지 않고, 동등하지 않은 자격으로 연결된 문장을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이라고 한다. 이어진문장 중에서 원인, 의도, 양보, 배경, 조건, 가정 등의 의미를 지닌 놈들이다.
4. 둘의 구분은?
현재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과 부사절은 안은 문장은 학교문법에서 거의 같은 것으로 취급된다.
난 오르비를 너무 많이 해서 성적이 떨어졌다
1. 난 오르비를 너무 많이 했다+성적이 떨어졌다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으로 볼 경우)
2. (난) 오르비를 너무 많이 했다+난 성적이 떨어졌다(부사절을 안은 문장으로 볼 경우)
부사절을 안은 문장(2)로 보려면 "(난) 오르비를 너무 많이 해서"가 안겨야 한다. 그러면 부사절의 주어가 생략되고 안은 문장 전체의 서술어가 서술절이 되어야 하고 앞에 보이는 "난"이 전체 문장의 주어가 돼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보면 너무나 복잡하다. 문법을 기술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단순하게 설명하는 것이기에 이런 문장은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으로 보는 것이다. 물론 "난 오르비를 너무 많이 해서"가 안겼다고 볼 수도 있긴 하지만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아무튼 내신에서는 모르겠으나 모의고사나 수능에서는 위치로 보면 된다. 수능에서는 헷갈리지 않게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은 '주+술, 주+술'로, 부사절을 안은 문장은 '주+(주+술)+술'로 출제되니 그냥 문장 구조를 보고 풀자.
ex.
종속 부
철수가 오면 그들은 출발할 것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생각이 깊어진다. 바람이 불어서 모자가 날라갔다. 봄이 오면 꽃이 핀다. 사람들이 떠나서 자리가 조용해졌다. 철수는 밥을 먹으려고 집에 갔다 | 하늘이 눈이 부시게 푸른 날이다. 피곤해하던 동생이 엄마가 모르게 잔다. 함박눈이 소리도 없이 내린다. 영수는 말도 없이 학교로 가 버렸다. 재희는 봉사활동에 아무도 모르게 참여한다. 빙수는 이가 시리도록 차가웠다. 철수는 영희와 달리 똑똑하다 |
세줄요약
- '주+술, 주+술'이면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이다
- '주+(주+술)+술'이면 부사절을 안은 문장이다
- 그래도 보기나 지문을 항상 살피어 상대적으로 푸는 태도를 갖자
--------------------------------------------------------------------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에서는 앞 절이 뒤 절 속으로 이동할 수 있다.
ㄱ. 우리는 ‘비가 와서’ 소풍을 연기했다.
ㄴ. 물고기가 ‘강물이 오염되면’ 더 이상 살지 못한다.
ㄷ. 영수는 ‘책을 빌리려고’ 도서관으로 갔다.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국어학계에서는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을 부사절로 보기도 했는데, 제7차 교육과정에 따른 문법 교과서에서는 이런 태도를 반영하여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을 부사절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ㄴ학교 문법과 문법 교육(임지룡 외, 2005)
둘 중 하나로 설명이 가능한 놈을 하나라고 단정 지어야 하는 게 문제다. 정오를 가려야 하니 부사절이면 부사절, 종속절이면 종속절이어야 하는데 지금 너무나 애매하다. 다행히 위치로 해결할 수도 있으나 수능에서나 먹히는 방법이지, 내신이라면 다를 수도 있다. 참고로 이어진문장을 대등/종속으로 나누고 안은문장이랑 대립하게 하는 구도를 정립한 건 외솔 선생님이시다. 외솔 문법의 영향을 많이 받아 학교문법은 둘을 엄격히 구분하였다만 요즘엔 아무래도 기존의 부사절 설정의 한계와 기술상의 문제로 인하여 문법을 달리 기술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이 나오는 추세다. 특히 남기심 교수가 그런 쪽에 있으며 차라리 이게 낫다고 본다. 학교문법은 학생들을 위한 실용적인 문법 지식을 서술하는 기술문법인데 아예 하나로 통일해야 할 터인데 양측 다 타당한 근거와 논리가 있어서 좀 그렇다.
--------------------------------------------------------------------
국어학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늦잠자야지
-
본인 고2인데 오지훈T 개념강의 들을려하는데 2025랑 2026 뭔 차이인가요...
-
작수 7 63 98 3 90 94 -> 2 80 99 2 96 97
-
최저 맞출 때 그냥 국영수로만 맞춰도 되는 건가요 아니면 국영수 중 택2 +...
-
난이도 어떠셨나요? +책 촉감 되게좋네요 부들부들한게
-
ㅈ반곤데 2
수학 기출공부만해도 내신1 뜰까요 어느정도 ㅈ반고냐면 고1때 벼락치기로 하루만에 쎈한권 풀고 1맞음
-
작수는 공통 2틀, 미적 3틀입니다 28 29 30번 나갔구요.. 당장의 목표는...
-
인간 goat는 누구임 13
분야별로 나누지 말고 그냥 인류 역사상 goat
-
냉장고대신 8
오늘밤 0도라니까 창문열고 베란다에 놓기로함 내일은 귀마개 사와야지
-
과목난이도에 따라 가산점부여한다던데 올해는 과탐에 가산 얼마나 줄것같음?
-
조건부확률 다 까먹었는데 자손확률 구하려면 그거 써야되네...ㄷㄷ
-
잠이안와
-
학교수업 ㅈㄴ어렵다
-
말에 권위가 실림
-
자꾸 수능날 뒷통수 맞아서 납작해짐 ;;
-
화공 vs 간호 1
지거국 화공을 다니다 휴학 중인 여학생입니다. 간호학과로 진로를 바꿀지, 화공...
-
얼버기 6
하이
-
xyo[889268]님 문제집이구요 공도벡을 주로 다룸니다 올려도 된다고 허락받앗고...
-
내년에 알바해서 사여지…
-
원랜 전과목을 그냥 혼자 기출 풀고 n제 실모 풀며 공부를 했는데 국어 영어는 이게...
-
떼도떼도 좀만 지나면 그대로....걍 내년 겨울에 새로 살까?
-
지인선어렵노 0
이거 어떻게 푸는거야
-
큰결심. 18
냉장고를 뽑아버린다 어차피 물이랑 밀키트밖에없음
-
재수공부추천 1
작년에 21111맞고 의대휴학때문에 다시볼거같은데 국어랑 수학 공부할거좀 추천해주세요
-
그리웠다 후....
-
아침에 일어나서 대강 발목 근처라도 해야지..
-
졸업하고싶다 5
제발
-
꽁냥꽁냥 7
-
박스 들고 걸어올 수는 없잖아 두개 사야하는데
-
자취방 잡음 심해서 12
잠이안옴 냉장고가 너무 시끄러움 그렇다고 냉장고를 끌수는없는데
-
밤새야됨..
-
편의점 도시락 사서 먹으려는데 안내문에 라면같은 냄새나는 음식은 안된다는데 어케생각
-
(조금진지)근데 사실 고3 기선제압한다고 뭐라 할 게 아닌게 0
그것도 일종의 멘탈관리라고 할 수 있음 친구는 없더라도 고독한 늑대 타입의 멘탈관리...
-
AB'C를 ABC'으로 봐서 상황 다 해놓고 마지막에 평면사이각만 계속 잘못구하고 잇엇네 붕신맨인가
-
의대증원 3
어케되나요 똑똑하신분들 예언좀
-
하루에 몇갑 피세요?
-
재수생 1주에 만오천원 받는데 얼마 받으시나요?
-
나는그에비해 너무 의지박약같고 능력도 부족해보이지만 뭐 어떡해 이게 나의 모습인걸...
-
이번 학기 목표 4
고딩 때 가장 공부 열심히했던 고1때처럼 수업 열심히 들을거임 ㅎㅎ 연세대의 헤르미온느가 되어볼게요
-
19패스 이런거보다가 0하나 더붙으니까 새삼 아 내가 지금 고시를...
-
현정훈 실모 1
현정훈 현강실모에서 상위 30프로 정도면 모고에서 1등급 나온다는데 ㄹㅇ임??
-
ㅂㅂ
-
잇올... 2
메인글에서도 그랬지만 가둬놓고 공부만 시키게 해도 분위기 별로인 곳 많음 내가...
-
4번째 삼행시를 순화해서 다시해보자면 씨앗이 흙의 품속에서 기회를 찾는것은 발아하고...
-
굿노트 이거 5
42000 짜리는 영구인가 꽤 쓸 것 같아서 영구로 살 까 생각중..
-
참고)요샌 숫자로 안 줘서 날먹 불가 엔탈피 관련 문제를 깡계산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
풀이가 진짜 아름다웠단 말이다..
-
메가환급 0
어딧어.
그럼 길이 눈이와서 미끄럽다 이거는 종속도 되고 부사절도 되는데 후자라는 견해가 좀더 있다는건가여..?
그렇습니다. 근데 평가원이 '-어서'를 가운데에 넣지는 않을 겁니다. 얘네들은 '-어서'를 쓸 때 'A가 ~서, B가 어떠하다'와 같은 문장을 출제합니다.
이분께서 지금까지 출제된 문장을 정리하셨는데 보시면 감이 올 겁니다.
https://orbi.kr/00018918607/28%EB%B2%88%EC%A7%B8-%EC%B9%BC%EB%9F%BC)-%EC%88%98%EB%8A%A5-%EA%B5%AD%EC%96%B4-%EB%AC%B8%EB%B2%95-%EB%A7%88%EC%A7%80%EB%A7%89-%EB%8B%A4%EB%93%A4-%ED%99%94%EC%9D%B4%ED%8C%85%EC%9E%85%EB%8B%88%EB%8B%A4?q=430932&type=imin
'-어서'가 있는 절을 가운데에 놓는 건 사설이나 내신에서나 그럴 겁니다. 사설이라면 뭐 위치로 먼저 판단하되 보기를 보고 상대적으로 풀어야 할 거고, 내신이라면 담당 교사의 말을 따라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