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빡친과외선생 [1117306]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2-10-27 02: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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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번 풀어보는 수능 썰 (1)-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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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 https://orbi.kr/00059015725

3화 : https://orbi.kr/00059020179


요즘 썰푸는게 유행인것 같기도 하고

21수능 썰이 완결났다길래 나도 한번 풀어볼까 함

이시간에 반응이 좋을까 싶긴 하지만 반응 좋으면 계속 쓰던가 해야지



수학가형의 마지막을 장식한 한 사람의 이야기다.



나는 어릴때 나름 똘똘하다는 소리 듣고 자란 그냥 대한민국 남고생 1 이였음

뭐 부모님께서 공부를 강압적으로 시킨 건 아니지만, 그냥 일단 해야 하는 거라서 열심히 하고 그랬었지.


초등학생의 시험이야 뭐 다들 잘 보고 공부 잘 하고 했으니 그냥 패스한다 치지만, 난 초등학생 때 대학교에 대한 생각을 가끔 함.

뭐 누군 대학 생각 안하냐? 할 수도 있긴 하지만 내 경우에는 살짝 달랐지 ㅋㅋㅋ


우리 외갓집의 위치가 어디인고 하면, 서울 연희동, 그니까 내 외갓집은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앞에 있음

그리고 나는 어릴때부터 외갓집에 놀러가는걸 좋아했고


그럼 내가 외갓집 갈 때마다 연세대를 봤겠지? 그래서 난 맨날 우리나라에 대학이 연세대밖에 없는 줄 알았다.


실제로 서울대학교라는 학교는 초등학교 졸업할 때 즈음이나 알았고, 서울대가 연세대보다 좋은 학교라는 사실도 그때쯤 알았으며 카이스트라는 학교는 중학교 졸업할 때 알았고 의대가기 힘들다는 이야기는 고등학교 입학하고 나서나 알았다.



그냥 대충 봐도 알다시피 나는 별로 입시에 욕심이 없었음. 그냥 대학이 연세대밖에 없는 줄 알았던거지.



중학교 다닐 때 공부 나름? 잘 했음. 내신이 200점 만점에 195찍혔으면 나름 잘한 거 아닌가?

하지만 나는 고등학교를 그냥 집앞에 있는 농어촌 일반고를 갔음 ㅋㅎ



지금 생각하면 과학고 자사고 이런곳 가도 엄청 좋았을 것 같긴 한데, 그 당시의 나는 막연히 <과학고 빡세다> 라고만 알아서 별로 빡세게 살고 싶지가 않았음


그리고 어찌저찌 고등학교에 입학하기는 했는데, 문제는 이때부터였지...



앞에서 말했다시피, 난 진짜로 입시에 관심이 없어서 대학 가는 방법이 수능 잘 보는 것 말고는 딱히 없는 줄 알았고, 주변에서 대학 가는 전형이 여러개다 뭐 이런 이야기를 막 해도 난 그냥 "수능 잘 보면 장땡임!" 이라고 생각했음


요약하자면 수시 제도가 얼마나 개꿀인지를 아예 몰랐다 이말이야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 공부를 대충 하고 시험 보고 1학기 성적이 나왔는데, 2점대 중반 내신이 나왔고, 친구들이 '이 내신 그대로 3학년까지 들고가면 서울에 있는 학교는 갈듯?' 이라고 하길래, 난 그때부터 내신 공부에 나태해지기 시작했지



물론 내가 대충 해도 그 점수를 받을 거라는 근거없는 자신감 때문인것도 있지만, 제일 큰 문제는 그냥 학교 공부가 재미가 없었음.

특히 국어랑 영어랑 사회랑 역사랑 생명과학이랑 기술가정이랑 지구과학이 재미없었음.




그렇다, 난 수학이랑 물리화학 빼고 별로 재미 없어했다. 그냥 막장이지 뭐


심지어 학교 내신 영어는 모든 지문을 다 외워야 1등급이 나오는 과목인데, 나는 그걸 그렇게 무식하게 외우는게 세상 개싫었고, 모의고사 보는 형식이 더 재밌다고 느꼈음. 모의고사 영어는 매번 1등급 잘 찍히는데 내신은 3년 내내 3등급 나왔으면 말 다했지.



그리고 내신 국어 점수가 매번 안나오길래 국어 공부방법을 좀 바꿔야하나? 하고 산 책이 이해황T의 <국어의 기술>임 ㅋㅋㅋㅋㅋ

아니 세상에 내신 국어 점수 안나온다고 수험서를 사는 고1이 어딨냐고 ㅋㅋㅋ


심지어 나는 그때 그게 수험서라는것도 모르고 산거였고 그냥 '오~ 글 잘 읽히네~' 이러고 지나갔음ㅋㅋㅋ


나중에 수능 공부할 때 다시 그 책 보니까 기출에 있는 문단들이 수두룩 빽빽하더라...;;



그렇게 고1부터 국어 공부를 하고... 1학년 2학기 성적은 4.0을 깔끔하게 찍어주고... 

2학년때 화학 배우고 그거 재밌어서 그것만 공부하다가 내신 화학은 1등급 나왔지만 나머지가 망해서 3등급 찍고...


그냥 내신은 애초에 연세대는 고사하고 수도권 학교는 갈 수 있나? 하는 수준으로 달려가는 중이었음

근데도 난 그냥 "수능만 잘보면 장땡 ㅋㅋ" 하고 아무런 걱정이 없었음


친구들은 장래희망도 슬슬 다 정하고 생기부도 채워나가고 하는데, 본인? 아무 생각이 없음


1학년 장래희망 영상편집자 2학년 장래희망 화학공학자 3학년 장래희망 대학교수


그냥 취미생활 즐기는게 너무나도 즐거운 대한민국 남고생.



아무튼, 생기부는 그렇다 치고 고2때부터 내가 아마 마닳을 했을거임. 기출문제 푸는게 나름 재밌기도 했고 뭔가 한 권 풀 때마다 마인크래프트 도전과제 깨는 기분이라서 그랬던 것 같음. 물론 난 고2때까지 평가원이 뭔지 교육청이 뭔지 구분 못했고 관심도 없었음 그냥 다 똑같은 기출문제인 줄 알았지. 심지어 기출이라는 말의 뜻도 이때 처음 알았던 것 같음.


마닳로 국어 공부 하고, 쎈 풀고 하면서 수학 공부 하고, 영어는 공부 안하고, 과학은 고석용T 인강 뺑뺑이 돌리면서 화1 열심히 하고 다른거 하나는 뭐 볼지 정하지도 않고 그날그날 꼴리는 과목으로 모의고사 치고 했었음.


이렇게 해서 고2때까지 모의고사 보면 평균 2등급? 정도 나왔던 것 같다


국어는 보통 2~3, 수학은 2, 영어는 1~2, 화1은 1등급 이렇게 유지했던 기억이 남.



근데 고2 11월부터 갑자기 수학이 4가 찍히더라


고2까지 내신 산출하니까 3.1 찍히고



대충 망했다는걸 깨닫고 고2 겨울방학에 부랴부랴 기숙학원 윈터스쿨 한 달 가서 이것저것 배우고 대학이 뭔지에 대해 설명도 듣고

의대가 좋은 곳이다! 라는 것도 처음 알았음.


학원 다녀와서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인강의 노예가 되어서... 살았고, 나름 고3 내신 좀 챙겨보겠다는 생각으로, 우리학교는 물화생지 2222를 다 했기 때문에 걔네들 공부도 포함해서 현우진T 고석용T 유대종T 등등 막 챙겨 들었던 것 같음.

겨울에 엄청 집중해서 공부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나름대로 이것저것 한 것 같음



그리고 고3을 맞이했지...


그리고 충격적인 3월 모의고사 성적표도...




반응좋으면 다음편 쓰고 아닌거같으면 냅다 폐기시킴

가독성 등등 피드백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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