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학가망없나 [1159823]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2-10-23 23: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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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깔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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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꼬깔콘'의 '꼬깔'은 비표준어이다(물론 고유명사라 상관X). '고깔'이 맞는데 그 이유는 공시적으로 말하면 발음이 [고깔]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밖에 없지만 전통적인 어원적인 이유를 댈 수도 있다. 


'고깔'은 '곳갈'로 소급되는 단어인데 근대로 넘어서며 ㅅ이 종성에서 음가가 ㄷ과 같아지게 되었다. 이번 10평 언매에 나온 종성법과 관련된 지문이 있었을 건데 거기서 말하는 거처럼 ㅅ은 종성에 있을 때 ㄷ과 달랐다. 약간 스를 아주 짧게 말한 [고스] 정도로 발음됐을 거다. 훈민정음 낭독 영상을 봐도 '나랏말싸미'의 '나랏'을 '나라스[nalas] 정도(IPA까지 신경 쓰긴 귀찮아서 그냥 간단하게 씀)로 발음하는 걸 들을 수 있을 거다. 


아무튼 곳갈로 쓰이다가 아까 말한 ㅅ의 음가 변화로 인해 '갈'의 ㄱ이 된소리로 발음되기 시작했다. 근대에는 '고ㅺㅏㄹ'로 쓰였다. 이를 20세기 이후 된소리 표기를 합용병서가 아니라 각자병서로 쓰기로 합의가 난 후 '고깔'이 정착하게 되었다. ㅅ계 합용병서의 음가는 논란이 많지만 근대에서만큼은 단순히 된소리 표기를 위한 형태로 받아들여지니 근대 시기의 음가나 현대의 음가나 같을 것이라고 본다. 


발음상으론 그렇고 어원을 보면 ‘곶(串)+갈(帽)’로 분석된다. 뾰족하게 튀어나온 돌출부를 의미한 '곳'과 모자 혹은 쓰개를 의미하는 '갈'이 합쳐진 거다. 그래서 원래 뾰족한 모자를 뜻하게 된다고 하는데 성조를 봐도 큰 문제는 없다. 약간의 어형 변화에서 문제가 있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장 합당한 어원 설명일 것이다. 




참고로 '꼬깔'은 방언이라고 하는데 흔히 의미 강화를 위하여 어두경음화가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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