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우스 [487944] · MS 2014 · 쪽지

2015-04-08 05:50:56
조회수 4,147

김첨지 인간 관리 통제소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870819

시리우스 성단의 블랙홀 중심 ,

인간을 관리하는 제 77 성단 지구 담당 인간 관리 통제소의 한국 담당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수험생 624789번 김철수 ! 어제 두시간 롤한걸로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리며 한시간동안 뒤척이며 잠도 못자다 지금 겨우 잠들었습니다 !"


"오케이 ! 김철수 인생 성실도 0.0000027% 올려 ! "

"수험생 98445번 최수정 ! 엊그제 독한 의지를 보여줘 성실도를 올려준 인간입니다만 , 오늘 영화보러 갔다 왔습니다 !"


"성실도 0.027%내려 !"


수천명의 직원들이 수천만명을 바쁘게 관리 감독하는 그 위에 ,

인간 관리 통제소의 대 원칙이 쓰여져 있다

'사람은 때려죽여도 안바뀐다'


가끔 직원중에 인간에게 연민을 느껴 인생 성실도를 크게 올려준 직원은 ,

바로 호출되어 가장 심한 중형인 지옥이라는 인간의 삶에 던져지게 된다 그러한 직원들 중에는 , 환생해 명문대학의 교수까지 올라가는 이들도 간간히 보이는데 ,

그들의 뼛속까지 새겨진 원칙은 환생한다해도 쉽사리 지워지는 종류의 것이 아닌지라

그 원칙을 대학 입시에도 적용하고 있다

"서울 명문대학 올해도 수시비율을 소폭 올렸습니다 !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

"음냐 .. 아쉽구만" 지구 담당 지부장 첨지가 입맛을 다진다
 

"수험생들이 수능에 매달려 고통스러워 하는걸 보는게 꿀잼인데 정시가 축소되니 저걸 보는 내 삶의 재미가 폭파됬으이 ..

하긴 천계의 대원칙이니 인간계에서는 그 얼마나 여실히 드러날련지 .."


그 와중에 , 감사원의 직원들이 포박된 직원 한명을 끌고온다

"무슨 일인가 ?"
 

"자기 담당 인간이 불쌍해 보인다고 , 성실도를 2%나 올려줬습니다"


"허허 .. 미쳤구만 미쳤어 .. " 

포박된 직원이 소리친다

"지부장님 , 허억 죄송합니다 제발 , 제발 제 죄를 조금이라도 용서해 주십시요 티베트도 괜찮습니다 아프리카도 괜찮습니다 팔레스타인도 괜찮습니다 중동도 좋습니다 제발 .. 제발 거기만은 .."






"한국으로 보내 ,"


"으아아아아 !! 지부장님 !! 어찌 천년간 헌신한 저를 이렇게 !!"


인간의 성실도를 쉬히 올려준 직원은 가장 심한 중징계를 받게 된다 ,

한국으로 가는 것이다


"심심한데 삼십오년전에 징계받으러 간 우리 직원 둘은 어떻게 살고 있나 좀 볼까나 , 걔네 한국 이름이 .. 아 진수랑 준호 영상좀 틀어봐 "


첨지의 말에 따라 진수와 준호의 현재까지 인생의 파노라마가 지나간다 ,


최고의 명문대에 진학한 진수 , 졸업 후 3대 컨펌에 들어가 , 타는 비행기마다 퍼스트클래스를 받고 매번 받는 최고급 호텔에서의 연수와 출장시 받게되는 스위트 룸에서의 생활에 젖어있다
 

하지만 고된 업무에 지쳐 있는 그다 , 좀 더 여유로운 직장으로의 이직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나 , 이미 이러한 호화스러운 삶에 이미 젖어버린 그로써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씨1벌 사는게 지옥이구만 .."

진수가 읊조린다


이와 반대로 남들 하는데로 설렁설렁 공부하고 , 남들 노는거 따라 논 준호 ,

이름을 알려주면 상대방이 세번간 다시 물어보다가

세번쯤에 상대방이 '아~' 하며 아는 척 하는 지방대에 진학했다


취업률 1위라지만 , 준호는 군대와 편의점이 취업률에 집계되는 것을 4학년이 되어서야 알았다


2천을 못받는 중소기업에 들어간 준호 , 입사와 동시에 직장 상사들이 그를 쪼아댄다

'차사 준호씨 ' '준사원 차 사면 편해질 텐데 ?'
'차가 있어야 업무 조정 및 효율이 빨라지지'
'차 있으면 인사고과에 반영된다는 이야기가 ..?'


하루에 이백사십번씩 듣는 잔소리에 못이겨 , 그는 2년 할부로 차를 구입했다

고된 업무와 박봉에 때려치자는 다짐을 하루에도 수없이 되뇌이지만 , 할부금이 그를 붙잡는다
 

쥐꼬리만한 박봉으로 할부를 갚아가던 이년차에 , 다시 그는 잔소리를 받는다

'결혼해 준호씨' '남자가 결혼을 해야지'
'결혼하면 인사고과 반영 알지 ?'
'결혼은 삶의 목적이라네 '


그 쪼임에 못이겨 결혼한 준호 , 그리고 곧 생긴 준호의 2세 ,

중소기업답게 좁은 건물 안에서 준호와 늘 마주치는 사장이 미소를 짓는다

'애 생겼으니 이제 못나가겠네 ?'



매년 초에 있는 연봉 협상 , 사실상 있느냐 마나한 거지만 , 사장이 간지나보인다고 도입한 제도이다


"사장님 .. 연봉 인상률이 3년째 0.5%인게 말이됩니까 .."

"나가던가 니 일 할 사람 많아"

"아.. 아닙니다 .."

애가 딸린 준호로써는 , 더럽고 치사해도 다니는 수 밖에 없다


'시1벌 ,, 사는게 지옥이구만..'


사장의 계략이 성공한 것이라 ! 중소기업이라해도 맨손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기업을 일군 사장의 계략을 준호가 어찌 당하리 !


"허허허허 죗값을 철저히 받고 있구만 흠 그래도 똑같은 지옥이라 해도 이왕 산다면 진수의 것이 조금 낫겠구만 "


첨지는 다시 뒷짐을 지고 신이 내려주신 대 원칙을 다시 한번 읊조린다 ..

'사람은 때려죽어도 변하지 않는다 ..'

지금까지 천지가 수억명의 인간을 관찰한 바에 의하면 , 대부분 인간은 15세 정도에서 자신의 또래와 비교해 자신이 가진 수준의 의식의 상대적 수준을 가지고 그대로 죽을때까지 간다


'똑똑한 유대인놈들은 그걸 알고 15세에 성인식을 치루지'


가끔 자신의 굴레를 바꾸려고 하는 자들이 있다 ,

아니 사실 존na 많다 그런데 그 굴레가 쉬히 벗겨진다면 , 준호와 같은 이들은 세상에 없을것이라



자신의 모든것을 바꾸는 것이 , 쉬운일일까 ,
 
"수험번호 27432 홍진기 ! 여친 사귀고 싶어 방법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
 
"그 새1끼 3월 등급 불러 "
 
"은하철도 999를 타고 있습니다 !"
 
"공부 빼고 잘하거나 , 열심히 하는거 있냐?"
 
"전무합니다 !"
 

"성실도 0.84% 깎아 !"
 

"어휴 시1벌 ,, 지 삶도 지가 갖지 못하는 놈이 , 제 삶의 주인조차 아니면서 감히 다른 사람의 삶을 가지려하는구만,

어리석은 놈 "

사월이다 , 첨지의 눈에 벌써 벚꽃이 보이는 듯하다


"벚꽃철이다 ! 수험생중에 연인 손잡고 벚꽃놀이 하러 가는애들은 성실도 하락 5배 가중처벌이다 !"


그렇다 사실 그는 인류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한 통제 지부장이며 , 모태솔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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