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학가망없나 [1159823]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2-10-03 19: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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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의 'ㅋㅋ'는 '가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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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글에서 '가가'가 정조의 편지에서 보였다고 하였는데 呵呵은 '가가'가 아니라 [항항] 또는 [하하] 정도로 발음되어야 한다. 현재 음은 '가'로 제시되지만 본음은 '하'로 흔히 '꾸짖을 갈'이라는 한자에서도 '갈'이 아니라 '할'로 발음된다. 현대 중국어의 발음을 들어보면 呵呵는 [hēhē]인데 중세 한어에서도 /h/이었을 것이며 동국정운에서도 呵은 ㅎ으로 표기되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항'으로 표기된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니호ㅁㆍㄹ 알리오 呵呵 다ㄹㆍㄴ 나래..." <-- 역주 금강경상

아니함을 알 것이다, 하하. 다른 날에...

 

"녯 사ㄹㆍ미 닐오ㄷㆍㅣ阿呵呵 이 므스고[呵呵ㄴㆍㄴ 우ㅿㅡㄹ 시라]" <-- 법회인유분

옛 사람이 이르되, "하하하. 이것이 무엇인가?[呵呵는 웃는 것이다.]"


이 외에도 "呵呵"로 쓰이거나 "呵呵呵"로 쓰이거나 "阿呵呵"로도 쓰인 경우가 있는데 이들 모두 웃음소리를 한자를 빌려 표기한 것이다. 현대말로 풀면 '하하'나 '하하하' '아하하' 정도가 될 것이다. 


중세국어의 의성/의태어는 순우리말로 쓰인 경우도 더러 있지만 한자를 빌려 쓴 경우도 꽤 된다. '아이고' 역시 '何以故'가 굳어졌다고 보는 설이 꽤나 우세하다. 


'呵呵'는 웃음소리를 묘사할 때 쓰이며 국국원은 그 뜻을 '주로 편지에서, 스스로 생각하여도 우습다는 뜻으로 이르는 말.'로 제시하고 있으니 과거에도 'ㅋㅋ' 정도의 표현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대 국어까지 가고 싶지만 본인은 아직 한자를 잘 알지 못하니 넘어가도록 하겠다. 나중에 선택 과목으로 한자 선택해도 꽤나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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