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계발 [1160829] · MS 2022 · 쪽지

2022-09-15 11:50:34
조회수 7,063

(펌) 5년 동안의 저녁 밤하늘 - 0 (프롤로그)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8397163

예전 오르비에서 올라왔던 수기입니다


이 수기를 보고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나네요


원 게시글이 있지만, 그 게시글 사진이 짤리고, 십몇년 전 게시글이기 때문에,


이 수기 게시글을 찾기 힘들거 같아 제가 다시 한번 수기를 올려봅니다.



■ 5년 동안의 저녁 밤하늘. - 재수 전 어린 시절 - 




안녕하세요. 


Pine Tree(소나무)입니다.


저는 수능에 5번 도전했고, 현재 원광대 한의대에 재학 중입니다.



제 수험생활 5년을 짧게 적어드리면...


현역-비 서울권 재수(학원)- 서울권 3수(메이져 학원+고시원, 중간 원룸독학)


-비 서울권 4수(학원)-5수(독서실, 독학)입니다.



수험생활을 오래 하면서 눈물, 보람, 슬픔, 좌절, 분노, 기쁨... 여러가지를 많이 느꼈네요.


그 과정에서 오르비의 많은 수기와 공부법, 격려의 말씀은 저에게 힘이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리고 싶은 글과 수기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오르비에서 도움을 받았던 걸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어서 글을 썼습니다.


한 청년이 술자리에서 “그래요. 제 이야기를 한번 들어주세요.” 한다면 어떨런지요. 


정말 그런 느낌으로 쓰고 있습니다. 


(정말로 친구들이 술자리에서 물어보면... ^^;)


빨리 올리려고 했는데 글이라는 것이 참 쓰기 힘든 거라는 걸 느낍니다. 


수험생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인증 샷을 요구하셔서 겨우 올립니다. (제가 사진 올리는 법을 잘 몰라서... 죄송해요.)


2003 학년도 재학생 때 받은 성적표는 잃어 버렸습니다...( 복사본을 나중에 발견했습니다. )






0. 프롤로그.



2005. 11월. 나의 4번째 수능일.



시험장을 나설 때 정말로 참담한 느낌이었다.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멍하게 걷다가 갑자기 몸이 무겁다는 걸 느꼈다. 


다리가 떨리고 있었다. 걷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택시를 잡아서 집으로 향했다. 택시에서 뉴스가 나왔다.


“오늘 시행된 수학능력평가시험은....” 


꿈이면 좋겠다고 생각 했다. 정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수학이 너무나도 걱정되었다. 


제발. 


제발. 80점이라도 좋으니... 


영어 듣기도 과연 마킹이 제대로 되었는지 의심스러웠고, 


화학1은 제대로 풀지 못한 느낌이었다. 


아아. 아아. 시험 전날은 홀가분한 느낌 이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아아. 그렇지. 다 내 잘못이야. 공부가 부족 했었어...


아냐! 아니라고. 지난 4년간 충실 하지 않았냐고. 


거짓말이야. 


이건. 꿈 일 꺼다.


“손님. 도착했습니다만...?”


“네? 아. 죄송합니다. 잠시 생각한다고...”


택시비를 떨리는 손으로 겨우 내고 내렸다. 정신이 혼미해졌다. 


집에 들어가서 방으로 향했다. 


그래. 아직 모른다. 채점을 해봐야 아는 거지. 


괜찮아. 수학점수는 잘 나올 거야. 열심히 했잖아? 


괜찮아...


괜찮다고...




2006. 12. ○. 오후.6:00


“재수를 하면 친구가 떠나가고, 삼수를 하면 부모가 떠나가고, 


사수를 하면 출제위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


입시 설명회에서 강연자께서 해주신 농담이다.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가슴 한편이 씁쓸하면서 아파왔다. 왜 일까. 


5번의 수능. 


4번의 낙방. 


이번은 어떨까.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