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요청] 2016학년도 수능B 23번 5번 선지 해설과 관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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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 국어황분들께 도움을 요청합니다.
예전에 업로드했던 국어영역 경제지문 종합자료집 [경제적 언어의 이해]의 해설지를 쓰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은 2016학년도 수능B에 실린 암묵지와 지식경영 지문 해설을 쓰고 있는데요,
별 중요한 건 아닌데 의문이 생겨서 질문을 올립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23번입니다. 지식 변환의 사례에 대한 설명 중 적절한 것을 고르는 것인데요,
정답이 3번인 것도 알겠고, 5번 선지가 틀렸다는 것도 잘 알겠는데
5번 선지가 틀린 이유에 대해 EBS 등의 시중 해설지와 제 생각이 달라서요.
관련된 본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노나카 이쿠지로는 지식에 대한 폴라니의 탐구를 실용적으로 응용하여 지식 경영론을 펼쳤다. 그는 폴라니의 ‘암묵지’를 신체 감각, 상상 속 이미지, 지적 관심 등과 같이 객관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주관적 지식으로 파악했다. 또한 ‘명시지’를 문서나 데이터베이스 등에 담긴 지식과 같이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형식화된 지식으로 파악하고, 이것이 암묵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식의 공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암묵지와 명시지의 분류에 기초하여, 노나카는 개인, 집단, 조직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지식 변환 과정을 네 가지로 유형화하였다. 암묵지가 전달되어 타자의 암묵지로 변환되는 것은 대면 접촉을 통한 모방과 개인의 숙련 노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공동화’라 한다. 암묵지에서 명시지로의 변환은 암묵적 요소 중 일부가 형식화되어 객관화되는 것으로서 ‘표출화’라 한다. 또 명시지들을 결합하여 새로운 명시지를 형성하는 것은 ‘연결화’라 하고, 명시지가 숙련 노력에 의해 암묵지로 전환되는 것은 ‘내면화’라 한다. 노나카는 이러한 변환 과정이 원활하게 일어나 기업의 지적 역량이 강화되도록 기업의 조직 구조도 혁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5번 선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⑤ E사의 직원이 성공적인 제품 디자인들에 동물 형상이 반영되었음을 감지하고 장수하늘소의 몸체가 연상되는 청소기 디자인을 완성한 것은 ‘공동화’의 사례이다.
EBS를 비롯한 제가 가진 시중 해설서에서는 이를 표출화의 사례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생각해서요.
➡ (X) 공동화로 착각하게끔 유도하는 선지입니다. 고객들이 ‘동물 형상’이 반영된 제품을 선호하는 것을 ‘암묵지’처럼 생각하게끔 유도하고, 이를 E사 직원이 노력을 통해 공동화하여 새로운 제품을 디자인했다고 생각하게끔 유도하는 것이죠. 그런데 ⑤번 선지는 노나카의 4가지 지식 변환 유형 중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E사 직원의 행동은 기존의 지식을 변환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 새로운 암묵지를 발견하고 창출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E사의 직원은 성공적인 제품을 모두 검토한 결과 제품 디자인에 동물 형상이 반영되었음을 ‘감지’했다고 했습니다. ‘감지’란 느껴서 안다는 뜻입니다. 아무도 몰랐던 지식, 암묵지로도 명시지로도 존재하지 않았던 지식을 새로이 발견한 것이죠.
물론 동물 형상이 반영되었음을 감지한 것을 E사 직원의 내면에 ‘암묵지’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이를 활용하여 만든 청소기 디자인을 ‘명시지’로 보아 ‘표출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새로 완성된 청소기 디자인은 암묵지에서 일부가 ‘형식화’되어 객관화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저는 E사 직원이 새로운 청소기 디자인을 완성한 것이 결코 ‘표출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장수하늘소 모양 청소기 디자인은 ‘명시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명시지는 문서나 데이터베이스 등에 담긴 지식처럼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형식화된 지식입니다. 장수하늘소 모양 청소기 디자인이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형식화된 지식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국어황분들의 고견을 구합니다.
2022.09.14.
위의 기존 해설에서, E사 직원이 새로운 지식을 창출했다는 부분이 오해의 소지가 있어 수정하였습니다.
UR독존 님의 조언을 얻어 해설을 다음과 같이 수정합니다.
➡ (X) 공동화로 착각하게끔 유도하는 선지입니다. 물론, E사의 직원이 암묵지를 새로이 형성한 것은 맞습니다. 성공적인 제품 디자인들에 동물 형상이 반영되었음을 ‘감지’했다고 했으니 이는 암묵지가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이는 대면 접촉을 통한 모방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타자의 암묵지가 E사 직원의 암묵지로 변환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시중의 대다수 해설서는 E사의 직원이 암묵지를 형성한 뒤, 이를 바탕으로 ‘청소기 디자인을 완성한 것’을 표출화로 해설합니다. 그런데 이 선지의 내용은 표출화가 아닙니다. ⑤번 선지는 노나카의 4가지 지식 변환 유형 중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E사 직원의 행동은 기존의 지식을 변환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 새로운 암묵지를 발견하고 창출한 뒤, 이를 활용한 사례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지식 변환은 없습니다.
물론 ‘청소기 디자인’을 ‘명시지’로 보아 ‘표출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새로 완성된 청소기 디자인은 암묵지에서 일부가 ‘형식화’되어 ‘객관화’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장수하늘소 모양 청소기 디자인은 ‘명시지’가 아닙니다. 명시지는 문서나 데이터베이스 등에 담긴 지식처럼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형식화된 지식입니다. 청소기 디자인은 그러한 지식이 활용된 '문서(도안)'일 뿐, 그러한 내용을 논리적으로 형식화한 '지식'은 결코 아니죠. '문서(도안)'와 '지식'을 혼동한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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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 디자인을 완성했다는 건 CAD 등으로 제품 모델링에 대한 전자문서를 만들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회사 직원이 디자인을 이러한 명시지로 만든 게 아니라면, 생산부서에서 때리러 갈 것 같아요..)
사실 선생님께 먼저 질문을 드리려다가 바쁘실 것 같아서 여기 올려뒀었습니다 ㅎ 그리고 선생님, 청소기 디자인이 (아마도 캐드 등으로 이루어진) 문서나 데이터인 것은 이해가 되는데요, 이것이 논리적으로 형식화된 지식(명시지)인지는 아직 잘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E사 직원이 '제품 디자인에 대한 보고서 - 동물 형상을 중심으로'라는 문서를 생산했다면 모를까... 자신의 암묵지를 활용한 디자인 결과물이 명시지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요.
객관적으로 표현된 공유가능한 문서/데이터베이스이면,
그런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명시지라고 판단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제가 '논리적으로 형식화된' 이란 본문 문구에 꽂혀서 명시지는 전부 언어화되거나 수치화된 지식일 거라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디자인도 형식의 하나라는 것도 간과한 것 같고요. 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추석 잘 보내셔요~
저도 표출화라고 봤는데, 대면접촉 및 숙련 노력이 없어서 공동화로 착각하게 한 것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16 B 응시생이었는데 당시에는 나름 난이도 있다고 했던게 지금보니 너무 쉽게 느껴지는 거 보면 진짜 수능이 고였나보네요
충분히 고민해봐도 납득되지 않아 계속 도움을 요청합니다. 혹시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시는 분께는 20만덕을 드리겠습니다. 쪽지로도 좋습니다.
저는 읽으면서 지식을 명시지와 암묵지 두 종류가 있다고 판단하고 두 개가 완전한 배반관계라고 하고 읽었습니다. 암묵지가 객관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주관적 지식이고, 명시지는 그와 대비되는 객관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지식이니, 지문에서는 문서나 데이터가 예로 나왔지만 공유가능하고 객관적인 측면이 강한 청소기 디자인을 명시지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검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