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aASas [1146913] · MS 2022 · 쪽지

2022-09-04 00:14:40
조회수 8,676

To. 인생에 회의감과 허무함이 드는 사람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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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록,

 



인간의 생물학적 작용의 종말을 지연시킬 수는 있어도 멈출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언젠가 우주가 열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 또한 말이죠. 




결국 우리가 언젠간 죽는다는 사실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어주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그게 어떻다는 거죠?




인생은 한번 뿐입니다.




이 말은 무섭지만 우리를 자유롭게 만들기도 합니다.




만약 우주가 열죽음으로 끝난다면 삶에서 받는 고통과 치욕은 모두 잊혀질 것 입니다.




우리가 저지른 모든 실수와 나쁜 일 또한 무효가 될 것입니다.



그치만, 그 동시에 인생은 한번 뿐이라는 사실은 우리를 자유롭게 만듭니다.



 인간에게 사는 건 고통스럽고 죽는 건 행복합니다. 



그만큼 죽음이라는 끝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탈출구가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인생의 시간 동안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죠.




만약 우리의 삶이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전부라면, 오직 그것만이 중요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우주 자체에 원칙이 없다면, 가장 의미가 있는 원칙은 우리가 결정하는 것들입니다.



만약 우주에 아무런 목적이 없다면, 우리가 우주의 목적을 정합니다.






인간은 분명히 언젠가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라지기 전에,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 주위의 세계를 둘러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감정을 느낍니다. 음식과 책, 일출을 경험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하게 됩니다.




더욱이 우리가 이러한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꽤 놀랍습니다.


사건은 중립적이고 해석은 자율적입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사건에 대한 해석은 우리가 결정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경험하면서 




행복한 감정을 최대한 느끼는 방향으로 해석한다면 다채로운 삶을 살 수 있겠지요. 




물론, 인생을 살면서 좋은 경험만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나쁜 경험들에 대해서 우울감을 느끼기 보다는 해석을 달리할 수는 있겠죠. 




누군가는 이것을 자기합리화라고 하지만,



 저는 어느정도의 자기합리화는 자기 자신을 보듬고 





자신의 자아와의 타협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에 우리의 행복이 가장 중요한 것이니깐요.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아낸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왜 우주의 법칙들이 그러한지,




어떻게 생명이 탄생했는지, 생명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우리는 의식이 무엇인지 혹은 우리가 우주에 홀로 있는 지 전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몇가지 해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가봐야 할 엄청난 양의 별들과, 




치료해야 할 수많은 질병들이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누려야 할 행복한 감정들,





그리고 끝내야 할 컴퓨터 게임들이 남아 있습니다.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모두 화이팅. 

0 XDK (+1,000)

  1. 1,000

  • 우꺄꺄 · 1135311 · 22/09/04 00:15 · MS 2022

    와 제가 평소에 생각한것들이랑 같네요
    죽음이 마냥 두려웠는데 자꾸 생각하다보니 님처럼 생각하게됨

  • 고로록 · 921002 · 22/09/04 00:16 · MS 2019

    좋은글 감사합니다.

  • 국문과 가야지 · 1084484 · 22/09/04 00:17 · MS 2021

    결국 자신의 인생의 주체가 제가 되어야 하는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스크랩하게 지우지 말아주세요

  • ssaASas · 1146913 · 22/09/04 00:19 · MS 2022

    허무야말로 모든 것의 끝이자 시작이죠
    데미안에서 말하듯이 결국은 알을 깨야합니다

  • 계속 나아가는 71호 · 951051 · 22/09/04 00:30 · MS 2020

    자기합리화라는 어투에서는 늘 부정적인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렇게 보면 꼭 그렇진 않은 것 같네요
  • ssaASas · 1146913 · 22/09/04 00:37 · MS 2022

    결국 이 낙관적 허무주의 관점에서는
    개인의 관점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정하는 규칙이 세상의 유일한 규칙이니 (물론 법과 시민의식, 도덕관념 제외)
    자기합리화를 안 좋게보는 것도 결국은 정답이 되는거죠

  • 뭬에엥 · 1161735 · 22/10/08 20:48 · MS 2022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쥴라탄탄 · 1058856 · 22/11/20 13:38 · MS 2021

    미치오 카쿠의 인류의 미래라는 책이 생각나는군요.. 가까운 미래인 화성이나 태양계 탈출부터 어떻게 이 엔트로피 법칙이 지배하는 우주를, 결국 블랙홀로 가득 차 있다가 빅 립에 의해 멸망하는 우주를 어떻게 탈출할 것인지에 대해 설명한 책입니다. 진짜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강추드립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최후의 질문이라는 11쪽짜리 단편 sf소설도 진짜 재미있습니다. 제 인생 최고의 sf소설 아닐까 싶어요. 인터넷 검색하면 나오니 꼭 읽어보시길 강추드려요

  • Gelofte · 1116628 · 23/05/01 23:08 · MS 2021

    제가 즐겨 보는 체널인 Kurzgesagt의 영상에서도 이와 비슷한 주제를 다뤄서 재미있게 봤었는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