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보자할수있다 [517823] · MS 2014 · 쪽지

2015-03-19 14:50:07
조회수 891

삼수,반수 고민중입니다 답변 부탁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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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재수를 거쳐 대학 1학년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요즘 고민이 있어 오라비를 찾았습니다.
갈 대학이 없었던 작년 3월, 재수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수도권 대학 1학년 재학 중인데요.

학교,친구들,강의. 기대했던 것 만큼은 아니지만 나쁘지는 않습니다. 신학대라서 술 담배 금지라는 점도 좋구요.

하지만...제 전체적인 대학생활의 만족도는 30프로? 40프로?

마음 한 구석 어딘가에 큰 아쉬움이 남아있습니다.
최선을 다한 멋진 결과를 얻고 싶었던 마음,그 성취감을 느낄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또다시 점수에 맞춰 지원한 대학..
가장 아쉬운 것은,대학생이 되었다는 것 말고는 달라진 것이 없는 제 모습이더군요. 여전히 인내심 바닥이고 성인이 되어도 철없는 제 모습.....재수 삼수를 경험한 사람들의 인내심과 끈기,성숙함은 탐날 만큼 갖고 싶은 것이었는데 말이죠.....

학교에 입학한지 2주, 입시를 벗어난 지 5달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 우연히 중하위권 수험생의 서강대 합격 수기를 보고 크게 흔들렸습니다.

어머니와 같은 과 언니의 말도 저를 싱숭생숭하게 만들었습니다.
"영어교육 쪽이 꿈이면 편입해서 영어과말고 영어교육과 가지 왜?"
"너는 수준높은 아이들을 만날 기회 자체를 잃어버리는거야."

숙명여대에서 진행했던 컨퍼런스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카이스트와 고려대 등에 재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기죽은 건 아니지만 소외감과 거리감을 느꼈던 건 사실이었습니다.겨우 학벌 때문에 그들의 무리에 끼지 못하고 불편하다는 것이 억울했습니다.

압니다. 인내심없고 책상앞에 오래 앉아있지 못하는 제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스카이를 가도 마음에 들지 않는 강의와 불편한 인간관계와 취업이 힘든 현실은 여전하다는 것도 압니다.
제가 기대했던 것들과는 다른 대학생활이 이곳 뿐 아니라 제가 가고 싶은 대학에도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구요.

고민도 많이 됩니다.
죄수생이라 불리우는 재수생을 벗어나 얻은 대학생이라는 신분은 지금 너무나 달콤합니다. 공부를 하지 않아도, 집에 늦게 귀가해도, 내 스케줄을 내 마음대로 짜도, 별다른 사고만 일어나지 않으면 모두 묵인되고 허용되는 대학생이라는 이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고 싶네요...
모든 걸 차치하고라도
제가 가고 싶었던 대학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곳에 가려면 성적이 좋아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제가 가야할 이유는 충분하고 도전할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벌써 4월이네요. 늦기전에 결정하고 싶습니다.
자퇴를 해야할까요?반수?편입?
참고로 편입보다는 쌩삼수나 반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제가 결정해야 할 문제일테지만 그래도 오르비 회원분들의 의견도 참고하고 싶네요.

참고로 제가 가고 싶었던 대학은 고려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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