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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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뒤늦게 알고 나름 내 경험을 있는 그대로 적어봄
새벽에 엄마가 도시락 싸준거 받아감. 현역이었지만 학교 비대면이라서 독재 다녔기에 2주 전부터 같은 음식 점심에 먹음. 내용물은 소고기 무국이랑 소세지 야채볶음 계란말이임. 아빠가 경기고 교문 앞까지 태워다줌. 워낙 일찍가서 사람 없는데 그 ㅈ같은 오르막길 오르면서 아무생각도 안듬. 교실 들어가서 주변사람 관상을 보는데 다들 공부 개잘할것 같이 생김. 자연스레 치타는 웃음을 멈춤
1교시 국어 받고서 화작 문학 비문학 순으로 죠지는데 화작에서 예상보다 5분 더써서 당황함. 그리고 비문학 봤는데 ㅅㅂ 그때 진심 머리가 띵함. 첫번째 지문으로 헤겔 풀었던거 같은데 막혀서 문제 몇개 건너뛰고 경제지문갔는데 또 맨붕옴. 내가 경제파트 너무 약해서 이것만 피하자 했는데 하필 그게 나오더라. 마지막 주차 카메라 지문을 먼저 풀었어야 하는데 시간없어서 황급히 읽고 찍음. 총 7개정도를 감으로 대충 찍은거 같음. 헤겔과 경제파트는 그 소재가 수특에도 있었음. 1교시 끝나고 주변 말 엿듣는데 내 생각보다 쉽다는 뉘앙스길래 절망함. 복도 정처없이 떠돌다가 고딩 친구들 만나서 좆됐다 선언하는데 다들 왠지 태연함. 난 이때 온갖 행복회로 돌려서 1컷 혹은 2 초반 확정으로 나머지 1 찍으면
원하던 연공을 갈수 있다고 세뇌함. 남은 시간 자리에 앉아있는데 집에 있을 엄마와 출근하는 아빠 생각하며 가슴이 미어지더라. 평소에 등교길에 태워주던 아빠가 재수해도 상관없다 하던 말이 진짜가 될것 같아 그때 기분이 ㅈ같았음.
근데 막상 큰일났다는 위기와 패닉이 크게 안옴. 오히려 "ㅈ됐는데 그래서 어쩌라고 " 라는 생각과 함께 태연해짐.
2교시 수학은 시험지 받으면서 국어가 어려우니 이건 쉽겠지 하는 생각이었음. 실제로 내 생각으론 쉬웠고. 수학은 내 약점이었음. 평소 1컷 간신히 걸침. 원래 같으면 풀고 시간 안남는데 검토까지 하고 나니 15분 남음. 개꿀. 이때 아까 전에 국어에 대해 생각이 들며 착잡해짐. 난 이때까지 국어 모고를 1 놓친적이 없었는데 여기서 처음으로 2를 받을 생각하니 너무 혼란스럽고 착잡했음.
3교시 영어 평소에 모고치면 30분 남았고 내 유일한 재능이여서 그 시간에 똥싸러감. 남 없을때 화장실 가니 편함.
4교시 탐구. 2차멘붕. 화학1마지막장에서 막힘. 원래 난 19 또는 20 버리고 5지선다 개수로 찍음. 역시 찍고 마킹 간신히 성공. 지구과학 1은 ㄹㅇ 서바보다 어렵단 생각이 들더라 시험장이라 그런지 더 헷갈리고 문제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을텐데 안보이는거임. 난 원래 15분컷내고 문제에 숨겨진 함정이랑 나머지 선지들 틀린이유 다 써놓는데 이건 마지막 까지 시간 다씀. 진짜 미친 난이도였음. 마킹하고 선지갯수 세는데 2번이 7개인가 나오더라. 이때 개망했단 생각 들더라.
끝나고 경기고 내리막길에서 친구 만나서 서로 지구과학 ㅈ됐다고 자랑질하다가 교문에서 아빠 만남. 나름 맨 앞에서있더라.. 기자들 사진도 찍던데 난 황급히 사람 없는데로 가자고 함. 코엑스쪽으로 내려가는데 아빠가 코엑스에서 밥먹자 하더라. 난 시험 개망한거 같아서 그냥 집가자고 했고 택시 내에서 미안하다고 연달아 말했다. 아빠는 논술이라도 잘 마무리하라 하고 그럴줄 알았다고 태연하게 말하더라.아빠가 부정을 안하고 받아들이니까 더 슬픔.. 논술은 준비 1도 안해서 절망적이었고.
집가서 바로 방으로 달려감. 당시 수험생이라고 1년간 내가 안방을 사용했음 ㅋㅋ... 바로 노트북 키고 메가 들어감. 밖에선 아빠가 뭐라도 먹으라고 뭐시킬거냐 묻는데 난 망했는데 모르겠다고 횡설수설함. 아빠는 나폴리 피자 시키고 수능평 보러 뉴스 키심. 난 메가에서 수학 국어 채점했는데 일일히 동그라미칠 자신 없어서 메가 입력란에 다 숫자 넣고 한번에 채점. 국어 4개틀린거 보고 눈을 의심함. 진짜 그 순간 아드레날린 ㅈㄴ 뿜어져나옴. 이정도면 1컷은 확실하니깐. 수학은 예상외로 29를 틀렸는데 상관없었음. 국어 뒤졌다가 살아났는데 그정도야 뭐 안아프니깐. 그러고나서 친구 하나와 전화로 서로 살아있냐 묻고 화학답지 비교함. 얜 원래 나보다 공부 잘하는 애였고 설컴 감. 화학 하나 틀림. 진짜 행복하더라. 아빠한테 가서 연고대 공대 갈수 있을거같다고 말함. 알았다며 수고했다 하더라. 피자 식은거 힘차게 씹어먹음. 다 먹고 지학 답지 올라옴. 그땐 채점표 잘못써서 3개 틀린줄 알았지만 결국은 하나 틀림. 나 가르치던 학원쌤한테서 전화옴. 내 점수 불러주니까 왠일이냐며 의대 가겠다고 말하심. 난 그냥 립서비스인줄 알았고 모르겠다며 지금 혼란스럽다고 말하고 끊음. 좀 뒤에 백분위 뜨고나서 내 수험생활의 2번째로 잘본게 수능이란걸 깨달음. 부모님은 뭐라 안하심. 재수할거같다고 오열하던 애가 갑자기 몇시간 뒤에 웃고있으니까 아마 믿기지 않았겠지. 다음날 반 들어오는데 얘들이 내가 반 들어오는 분위기 보더니 축하해주더라.
수능 끝난뒤 집와서 몇시간동안의 그 감정과 상황은 아직도 안잊혀짐. 그 뒤로 인생이 무료해지고 가끔씩 난 그때가 그리움. 다시는 못느껴볼 불안과 초조함 희망과 기쁨 정보의 부족에서 오는 혼란스러움 여러 감정들이 뒤섞여서 진짜 신기한 기분을 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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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2한문제를 풀면 2000원을 번다고???
잘 읽었습니다
귀한 사료
감자합니다
화학 전략이 통한건가요?!
19번을 찍은거같은데 틀렸어유 ㅠㅠ 근데 6,9는 찍어서 맞췄습니다 ㅋㅋ
와ㅋㅋ 승리의 화지러! 혹시 가채점은 어떻게 하는건가요?
가채점표 다 작성했는데 탐구는 화학때 시간 안남아서 지구과학때 몰아서 했어요. 전 끝나고 다시 시험지 복기할 자신 없어서 못푼거 있더라도 시간1분 써서 반드시 가채점표 적었습니다. 1월까지 점수 모른채로 있으면 정병걸릴까봐 ㅋㅋ
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혹시 수특은 뭘로 공부하셨느지요?
그냥 수특 교재 풀었어요. 다들 비문학 수특 별로라 하던데 전 비문학 수특은 수능 몇주전에 다 풀어봤어요. 문제 자체는 쉬운 편입니다. 결국 수능에서 주제가 2개나 겹치더라고요. 문학은 진짜 중요하니까 싹다 풀고 인강강사가 파는 수특 문학 해설서 시간날때마다 읽었어요. 수학 화학은 안풀었고 지구과학은 진짜 상세하게 읽고 10회독은 한거 같아요. 수특에서 왠지 시험에 나올거같은 애매하거나 암기할 부분 혹은 착각하기 쉬운것들은 갤탭에다 노트로 정리했습니다.
자세한 답변 정말 감사드립니다 !!
역쉬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 멋져요
저도 수시충이지만 이런 거 한 번 써 봐야겠어요 ㅋㅋㅋㅋ 흥미진진하네요
연의 ㄷㄷ…
연치붙은건디 ㅋㅋ 뱃지 못숨기나
ㄱㅁㄱㅁㄱㅁㄱㅁㄱㅁㄱㅁㄱㅁㄱㅁㄱㅁ
멘탈폭망 수시충 작수=커리어로우 허수는 이런거보고 놀라고갑니다
멋지십니다
혹시 무슨 인강강사 문학 해설서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용???
이감에서 파는거랑 강민철꺼요
몇년도 수능이에요?
작수
입니다
현역 정시 연치 멋 있 다 !
6모 망친 현역 공부자극 받고 갑니다 ..
국어 연계 체감을 많이 느끼신건가요? 수특 수완 아예 안 샀는데 ㅋㅋ
문학은 연계 말고 팡일이식 풀이가 컸던거 같아요 비문학은 근데 연계인거 알고도 당해서 ㅋㅋ
이거 재밌다
와 뭔가 공부자극 쎄게 받네요
리얼하다 ㄷ ㄷㄷ
아모른직다 가즈아
영어 어떻게 그렇게 잘 하시나요 ㅜ
어릴때 유학 ㅋㅋ..
저랑 완전히 비슷하네요 ㅋㅋㅋㅋ 진짜로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똑같아요
국어 조졌다고 생각한거랑 수학 영어 잘본거, 화1 1개틀린거랑 나머지 탐구(전 생2) 진짜 씹 불이라고 느낀거
6논술??? 갓반고셨나욤?
아뇽
헉 그럼 언제부터 정시공부 하신거에요?
고2 여름때 천천히 시작했습니다
지방러라고 하신 게시글 본 거 같은데 어케 수능을 경기고에서 치신건가요?? 독재땜에?
엥 저 그당시엔 서초 살았어요
화작 문학까지 무난하게 풀고 비문학 풀기 시작하는데 헤겔지문에서 지문이 읽은 거에 비해 문제가 안풀려서 멘붕오고 멘붕이 경제지문까지 영향 미쳐서 글 튕기고 마지막에 기술지문 보니까 차라리 이걸 먼저 풀걸 하는 생각도 들고 정말... 미쳐버렸었죠
ㅇㄱㄹㅇ
혹시 그럼 수학은 29 하나 틀리신 건가요?? 연의 넘 멋져요...ㅠㅠ
29 하나 틀렸고 연의 아녜요 ㅋㅋ 연치붙은거 올린겁니다
원래 아주어릴때부터(초중) 공부잘하셨나요?
ㄴㄴㄴㄴㄴ
너무 멋있으세요!
작수 경험자라 그런지 뭔가 눈앞에 그려진다…
쪽지…드려도될까요
ㄱㄱ
진짜 너무 멋지십니다 ,.,. ♡
가채점표는 시험 시간 안에 다 끝내야하나요?
오엠알 카드 다 거둬가고 가채점표 작성할 시간 안주나요?
현역 고3애기라 잘 몰라유 ㅠㅠ
Omr이랑 시험지도 걷어가서 시험 끝나고 가체점표 못씁니다.. 머리에 답 외워놓지 않은 이상 ㅋㅋ
헉 .... 그럼 온전히 시험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줄어드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