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1애미갈아마심 [905086]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2-08-01 21: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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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평 때 뼈저리게 느낀 건데 생1은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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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화력 낭비의 여지가 차고 넘치는 과목임

문제 풀이에 도움이 안 되는 조건에 지나치게 매몰돼서

정작 중요하게 사용되는 조건들을 놓쳐버리는 대참사

생1 킬러 풀면서 많이들 경험해봤을 텐데 (특히 실모)

이게 시발 그렇게 접근하는 수험생들 잘못이 절대 아님

그럴 만한 이유가 없는데 괜히 특이점으로 착각하겠냐?

주어진 자료가 숫자든 확률이든 교배 결과든 뭐든 간에

생긴 꼬라지가 특이점일지도 모른다는 냄새를 풍기니까

수험생들이 그걸 잠재적 돌파구로 인식해버리는 거임


문제 상황이 대충

누가 봐도 특이점이라는 사실이 자명한 조건 X와

학생이 또 다른 특이점으로 인식해둔 조건 A가 있다고 치면

처음에는 조건 X에서 시작해 문제를 올바르게 풀어나가다가

막힌 거 같거나 X는 이제 전부 다 사용했다고 느끼는 순간

그 학생은 매우 당연하게도 A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음

물론 A는 문제 풀이에 도움이 되는 조건이 아니지만

A를 살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게 절대 수험생 잘못이 아님

애초에 A를 잠재적 돌파구로 세팅해 놓은 상태인 만큼

수험생으로서 매우 자연스러운 사고 과정 아니겠냐?


문제는 X에서 A로 화력 조준을 바꿀 때의 심리 상태인데

이때 대다수의 경우 ‘내가 X에서 놓친 부분이 있는 건가?’

라고 의심을 하고 위기 의식을 느끼기 보다는

‘X에서 구할 수 있는 정보들은 전부 사용했구나~’

라고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A로 넘어가게 된다는 점임

일종의 안전 불감증이라고 생각하면 대충 비슷함

나한테는 아직 사용하지 않은 조건 A가 있으니까

여차하면 A로 돌아가서 정보를 얻어내면 되니까

X만으로 정보가 전부 안 구해져도 이상할 건 없지

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자연스레 들게 되고

결국 A를 사용해 문제 풀이를 마무리 지으려는데

믿었던 A마저 쓸 만한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네?


이때부터 멘탈이 실시간으로 갈려나가기 시작함 ㅋㅋ

문제의 어느 부분부터 살펴봐야 할지 잘 모르겠거든

운이 좋은 놈들은 X를 더 깊게 뜯어볼 수도 있겠지만

운이 나쁘면 애꿎은 A만 잡고 족치게 될지도 모르고

설마 내가 못 찾은 다른 특이점이 있나? 싶은 생각에

문제를 다시 스캔하느라 시간 손실 좆될 수도 있는 거고

여기서 멘탈 못 잡으면 아수라장 되는 거임 ㅇㅇ


말로만 씨부리기에는 내 표현력이 좀 딸리는 느낌이라

이미 기출된 평가원 문제로 보여주는게 낫겠다 싶어서

작년 9월 평가원 17번 문제를 소환해보겠음






이 문제를 풀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형질 (가), (나)의 우성/열성 & 성/상 판별을 하는 데에는

주어진 표의 왼쪽 절반과 (A + b = ㄱ: 0 ㄴ: 1 ㄷ: 2) 

가계도의 왼쪽 구성원들에 대한 정보만 사용됨 (1, 2, 5, 6)

결국 표와 가계도의 오른쪽 정보들은 전부 들러리가 되는 셈인데

이건 어디까지나 풀이를 끝내야만 알게 되는 사후적인 해석일 뿐

이 문제를 처음 풀 때부터 알고 들어갈 수 있는 없는 거잖아?


다들 작년 9월에 생1 시험을 치를 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셈

살 떨리는 9평 시험이 얼마 안 남은 채 이 문제를 처음 접했고

왼쪽 구성원들로만 풀어나가야 한다는 걸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구성원 ㅂ의 A+b DNA량이 3이란 정보가 강하게 인식됐다면?






“나중에 막히면 여기로 돌아와야지”란 생각이 충분히 들 만함

A와 b가 3개 있다는 조건이 아주 완벽한 조건은 아닐지라도

1이나 2 같은 애매한 숫자들보다는 확실히 정보를 많이 주니까

다른 자료들에 비해 ㅂ – 3 이 눈에 박히는 건 잘못된 게 아님

결국 표에 적힌 6개의 숫자 중 강하게 인식되는 건 0과 3이고

0에 담긴 정보가 더 많은 건 자명하니까 뇌가 터지지 않은 이상

모든 수험생이 풀이의 시작은 구성원 ㄱ - 0에서 할 거임 ㅇㅇ

다만 막히면 구성원 ㅂ 쪽을 살펴볼 생각 역시 하게 되는 거지


아무튼 일단 왼쪽 구성원들에 대한 정보들로 시작을 해보는데..

어라? (가)의 성/상 판별이 잘 안 되네? 막힌 건가..?

아~ 이제 오른쪽 구성원들을 살펴볼 때가 됐구나!

하긴 지금까지 너무 왼쪽만 뜯어보긴 했지 ㅋㅋ

일단 얘네들로 얻어낼 수 있는 건 다 얻어냈나보네

그럼 아까 봐뒀던 구성원 ㅂ – 3 부터 해석해볼까~ 


















뭐지??? (가)의 성/상 판별에 도움되는 정보가 좆도 없는데?

시발 뭐야 어디서 놓친 거야 아ㅏㅏ 개시부랄 아ㅏ아ㅇㅏ

경우에 따라서 운영이 이렇게 흘러갈 여지가 충분히 존재함


근데 시발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게 절대 수험생 잘못이 아님

애초에 자료들의 배치가 오른쪽을 보게끔 유도하는 면이 있음

굳이 3이라는 숫자 때문이 아니더라도 문제의 흐름상, 눈치상

필요한 모든 정보들을 왼쪽에서만 구할 수 있게끔 출제한다?

그건 에바지 ㅋㅋ 그럴 거면 오른쪽 애들은 왜 있는 건데?

왼쪽은 팔 만큼 판 거 같으니 이제는 오른쪽을 파볼 차례야~

라는 심리적 밸런스를 맞추도록 유도하는 측면도 분명 존재하고

무엇보다 가계도의 왼쪽에서 돌파구가 안 보이는 상황이라면

오른쪽에서 단서를 찾아보려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발상 아님?


형질 (가)는 가족 2-5-6 을 통해 상 유전임을 알 수 있지만

그게 원한다고 바로 눈에 들어올 만한 정보가 절대 아닌 것이

이 문제에서 (가)의 성/상 판별은 풀이에 필요한 나머지 요소들

(그러니까 (가)가 열성이라는 것과 (나)가 성 우성이라는 것)

을 얻어내는 큰 흐름과는 무관한 논리로 얻어지는 구조임

즉 나머지 정보들은 풀다 보니 저절로 구해지는 것과 달리

(가)의 성/상 판별만큼은 직접 노리고 살펴야 한다는 건데

시발 이때 2-5-6 을 발견하지 못하면 걍 개삽질하는 거임

그런데 (가)의 성/상 판별을 위해 이쪽을 봐야 한다는 생각을

논리적인 사고로 도출해내는 건 절대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2-5-6 을 찾아내지 못하는 건 의지 부정이 아닌 능력 부정임

이런 식의 “안 보이면 운지 ㄱ” 유형의 문제들을 만날 때마다

수험생들이 머리 잡아뜯으면서 자책하는게 존나 안쓰럽긴 한데

본인 선택이니 뭐 어쩌겠음? 생1이 애미 갈려나간 과목이란 거

내가 3달 전부터 강조했는데도 씹고 꾸역꾸역 선택한 거 아님?

이제 와서 바꾸기엔 너무 늦었지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그럼 올해도 수!고!해라! 게이들아~ 











아 그리고

2-5-6 을 발견 못해도 왼쪽 가계도에서 귀류 몇 번 돌리면

(가)는 상 유전이라는 걸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니까

“안 보이면 운지 ㄱ” 느낌이 아니지 않나 싶은 애들도 있을 텐데

귀류를 쓰더라도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서 써야 한다는 거 자체가

이 문제의 조오오오오오온나게 인지부조화 오는 점이라는 거임

왼쪽에서 얻을 건 전부 얻은 거 같으니까 오른쪽을 보려는 건데

알고 보니 왼쪽을 다시 뜯어살펴봐야 했던 기이한 상황.. 시발 ㅗ


이렇게 풀이가 왼쪽에서만 이루어지게끔 문제를 만들었다는 건

평가원이 이 문제를 통해 한 가지 교훈을 알려주려는 거라고 봄

바로 킬러를 풀 때 어떤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그 단계를 완벽히 마무리 지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

이건 같은 시험지 19번에서도 비슷하게 느껴지는 교훈이긴 한데

시발 그 교훈이란게 애초에 존나 모순 덩어리라니까?

뭐 교훈의 내용은 좋다 이거야 ㅋㅋ

그니까 얻어낼 수 있는 정보들을 전부 얻어냈는지 확인하고

같은 정보라도 좀 더 쉽게 와닿는 정보로 치환해보기도 하고

이끌어낼 수 있는 정보들을 최대한 떠올려야 한다는 건데

시발 애초에 그런 작업들을 전부 끝마쳤다고 느끼니까

감히 다음 단계로 넘어갈 생각을 하는 거 아니겠냐?

해당 부분을 더 파서 얻어낼 정보가 있어 보이면 존버하겠지




결론


자료 해석을 할 때 가장 깊은 지점까지 파고 들어가지 못하면

이상한 곳에서 삽질하며 헤매고 다닐 가능성이 존나게 올라가고

본인이 그 자료를 100% 해석했는지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건

적어도 문제를 푸는 도중에는



문제가 끝난 다음에는 알 수 있겠지만 그 전까진 모르는 거임

맞혔으면 그때 그 자료를 전부 올바르게 사용한 거니 ㅊㅊ

그런데 문제가 안 풀리면? 그때부턴 뭐 고민 좀 해봐야지 ㅋㅋ

강남대성이 나을지 시대인재가 나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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