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같이 문제가 나왔던 2014학년도 연세대 사회계열 1번 문제 종합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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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1> 개인과 사회는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인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높은 것으로부터 낮은 것으로 네 제시문들의 순서를 정한 뒤, 그 근거를
제시하시오. (1,000자 안팎으로 쓰시오. 50점)
이 문제의 경우에는 가와 라의
순서 차이 때문에 합불이 갈린 경우가 대부분이였는데요, 왜 개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라보다 가가
더 강한가 그것을 증명하는 일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것은 SVO로
해결해야 하는데 SVO 파트에서 다룬 원칙 중에 다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SVO에서 S가 두 명 이상일 경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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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제시문 라를 살펴보겠습니다. 제시문 가에서 S는 공평한 관망자 한 사람 뿐입니다. 그런데 제시문 라에서의 S는 어떻게 되어 있죠? 도덕적인 개인과 비 도덕적인 개인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여기에서
비 도덕적인 개인들은 서로 뭉치지를 않고 있습니다. 도덕적인 개인들만 서로 뭉치고 있는 거죠. 따라서 공평한 관망자에 의해 모두가 하나되는 제시문 가보다 비 도덕적 개인들이 협조를 안하고 있는 제시문 라가
개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보다 약한 것이지요.
그리고 나와 다의 순서를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것은 이 문제의 발문을 잘못 읽은 탓입니다. 이 문제는 분명히 개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의 강도를 질문하고 있습니다.. 제시문 다에서는 개인들이 서로 뭉치면 사회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그리고 제시문 나에서의 개인은 비록 나에게 이로운 것을 타인에게 이롭게 할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사회로부터
혜택을 받는 수동적인 존재입니다. 따라서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순서를 고르자면 제시문 나가 제시문
다보다 더 강한 것이 되겠으나 그냥 강도만 비교를 하자고 한다면 무한한 해악을 끼치게 되는 제시문 다가 더 개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강한 것입니다.
개인이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강도(强度)순대로 순서를
나열하면 가-라-다-나이다.
가의 경우, 완벽히 합리적인 공평한 관망자의 역할을 하는 일개인이 존재하여 사회 구성원의
욕구를 최대한으로 만족시킨다.
라의 경우, 도덕적인 시민 개개인들이 상호협력,합의의
과정을 통해 공동선(共同善)을 달성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화합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 결과로 볼 때
개개인의 욕구가 최대한으로 만족되는 사회로 귀결되는 가의 결과보다는 개인의 힘이 강하다고 보기 힘들다.
다의 경우, 개인이 개인으로써는 이타적일 수 있지만 집단화될 경우에는 이기성을 보여 사회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 때 집단이 아닌 개인을 상정할 경우에는 사회에 끼치는 영향으로 동정심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정도밖에 들 수 없으니 개개인의 욕구의 최대한의 만족이라는 가의 개인의 역할 및 사회적 화합이라는 라의 개인의 역할보다 약하다.
나의 경우 개인은 사회로부터 기대 및 의무, 유산 및 빚 등을 물려받는 수동적 존재이므로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다른 세 제시문과 비교하여 가장 적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에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첫째로 라의 개인이 가의 개인보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강하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그러나 라의 개인의 경우 서로 뭉치는 시민적 우의가 없이는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미미하다. 반면 가는 개인이 서로 뭉칠 것 없이 스스로 완전히 합리적이다. 또한 라에서는 개인이 도덕적 개인과 비 도덕적 개인으로 나뉘어져 있으므로 가에서처럼 모든 시민들이 화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가의 공평한 관망자가 이상적 존재라고 간주할 경우,
그는 실재하지 않으므로 가에서는 더 이상 개인이라는 존재를 찾을 수 없기에 사회에 미치는 영향 자체도 사라지게 된다는 둘째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순서는 라-다-나-가의 순서가 된다. 하지만
이 역시 옳지 못한 해석이다. 발문에 의하면 개인이 무조건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의 전제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나와 다의 순서에 관한 반론이 있을 수 있다. 나의 개인은 자신에게 이로운 것을
타인에게 이롭게 할 수 있다. 반면 다의 개인들은 뭉치면 이기심을 발휘하여 사회에 무한한 해악을 끼친다. 그러나, 이 문제에서 비교해야 할 것은 개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의
강도이다. 그것이 이로운 쪽이든, 해로운 쪽이든 그 방향은
중요치 않다. (1,156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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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사회 1번 문제 반박&재반박하면 가산점 많이 받았다는 말을 학원에서 들었던 적이 있는데...다들 드렇게 생각하나보네요 ㅎㅎ
아뇨, 저는 개인적으로 반박 재반박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가산점도 없었을 겁니다. 전형적인 학원논술이라고 싫어하거든요. 다만 순서의 근거를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해서 일부러 반박 재반박의 구조를 쓴 겁니다.
실제로 2015학년도에서는 한계점을 지적하라는 식으로 해서 반박 재반박의 구조가 등장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모의논술 예시답안에서도 찾아볼 수 없구요.
한계점을 지적하라는 발문이 등장한 것은 학교에서 반박 재반박을 권장한 것 아닌가요?
아니죠. 평가하라는 발문이 등장해야 권장하는 거죠. 한계점을 지적하라고 했을 경우에는 공격만 하라는 의미입니다. 반박 재반박은 공격과 방어를 혼자 다 하라는 의미잖아요?
저는 논증하고 그 한계점을지적하라 라는 발문이 나왔을 때 필연적으로 반박&재반박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뜻에서 말씀드렸는데 대화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진 것 같군요. 어차피 붙을 사람은 붙고 떨어질 사람은 떨어지는게 논술이니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좋은 글 읽고갑니다^^
이 문제가 좀 변태같긴 했죠..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