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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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심리학에 대해 공부를 하다 보면, 'Here&Now'라는 표현이 많이 쓰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단어의 의미 그대로, '여기'에서 '지금' 처한 상황에 집중하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대부분의 심리적 병증이
부모로부터의 학대, 학창시절의 안 좋은 기억 같은 '과거'에 얽매이거나
멀기만 한 꿈, 언젠가 다가올 주변 사람들의 죽음과 같은 '미래'를 지나치게 두려워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그래서 'Here&Now'에 집중하고 그곳에 에너지를 쏟을 때,
비로소 삶 속에 잠식하고 있던 불안감과 두려움이 옅어지고 열정적으로 살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사실 저는 최근 몇 달 동안 꽤 깊은 우울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냥 일이 힘들어서 그럴 것이다, 남들도 다 똑같이 힘들 것이다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습니다.
이유를 정확히 모르니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해도 더 답답해지기만 하고,
그나마 가지고 있던 취미인 축구는 살이 쪄서 팀원들에게 미안할 만큼 못할 뿐 아니라 다치기만 해서 더 스트레스를 주고
꼴데 새끼들은 잠깐 기대하게 하다가 또 못하고...
그렇게 버티던 어느 날, 저에게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찾아왔습니다.
심각한 것도 아니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만한 이야기도 아니기는 하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혼자 사색을 하고 하던 도중에
어렴풋이나마 문제의 원인을 찾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에 비하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던 '과거'의 시절들에 나는 왜 행복했었나를 생각해보니
과거도 미래도 아닌, 'Here&Now'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의 안 좋은 기억들도 잊을 만큼, 미래에 대한 걱정 따위는 뒤로 미룰 만큼
철저히 '지금, 여기'에 맞춰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던 때가 나에게 있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요즈음을 돌아보면, 저는 정말 이렇게 사는 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거'의 안 좋은 기억들과 '미래'의 두려움에서 벗어나지를 못했습니다.
'과거'에 내 책이 이런 점에서 안 좋은 평을 들었는데, 도대체 해결할 방법이 안 보이네.
'미래'에 혹시나 내 커리어가 무너지면 나는 어떡해야 하지?
'미래'에 나는 제대로 된 자산을 모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러는 동안에 '지금, 여기' 내 앞에 놓인 일과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습니다.
행복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우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지금, 여기'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일을 게을리 했던 '과거'의 후회가 아니라,
이번 수능 전까지 몇 지문을 쓰겠다는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당장 내 눈 앞에 놓인 이 지문의 해설을 쓰고,
내 눈 앞에 있는 이 책을 읽고,
내 옆을 지켜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려고 합니다.
며칠 전부터 그렇게 살아보려 하는데, 기적적으로 일이 잘 되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냥, 기분이 좋습니다. '버틴다'는 느낌이 아니라 '살아가'는 느낌이 듭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강사가 학생에게 힘들다는 티를 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힘든 것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학생들은 더 힘들 것이니까요.
그리고 학생들의 힘듦을 나의 에너지로 중화시켜야 하는 게 제 직업이 가진 소명이니까요.
저 스스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는데,
저의 이 이야기는 그래도 몇몇 학생들에게는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내봅니다.
실패한 '과거'의 기억이든,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지울 수 없는 '미래'의 불안감이든,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불안감을 내려놓고
'Here&Now'에 집중해보도록 합시다.
저도 그럴 수 있도록, 그래서 학생 여러분에게 더 좋은 것들을 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저의 이런 상태로 인해 의도치 않게 학생들의 학습에 지장을 준 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저로 인해 조금이라도 피해를 본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잊지 않고 갚아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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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많이 바꾼듯요.
"버틴다"가 아닌 "살아가"는 느낌을 받는다는 말씀에 공감이 많이 가네요.
삼수를 하면서 저도 모르게 이와 같은 태도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거 같아요. 힘내세요 피램님
ㅎㅎ 삼수생들은 늘 화이팅입니다 뜻한 바 이루시길
힘내세요! 저도 요즘 올해 대체 뭘 한걸까 하는 생각에 너무 우울한데 Here&Now에 집중해서 남은 기간 잘 살아볼게요
넵! 저와 같이 잘 이겨내봐용
선생님 글에 오랜만에 댓글 다네요 ㅎㅎ
마음 같아서는 매번 댓글을 달고 싶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가 점점 위축이 되어 그러지 못하고 좋아요만 누르고 있습니다.
전 요즘 개인적으로 과거에 비해 현재가 못 한 것 같고
앞으로도 이렇게 역행하는 것 아닐까 하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큰 것 같네요.
전진한다는 느낌보다는 살기위해 벌버둥치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힘드신 일이 정확히 어떤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해결되길 바라겠습니다.
선생님 글 덕분에 힘을 조금이나마 얻고 갑니다.
저도 현재에 좀더 집중하고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해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많이 남겨주세요 ㅎㅎㅎ 요즘 글을 너무 안 쓰긴 해서...
선생님은 워낙 하실 일도 많으시고 다뤄야 할 인간관계도 많으실테니, 진짜 힘드실 것 같아요. 저와 비슷한 생각들로 고생하신 것 같은 데 ㅎㅎ 눈앞에 닥친 일들에 집중하면서 잘 살아봅시다.
댓글 감사드려요!
힘내세용 선생님
항상 응원합니다.
선생님의 교재가 있었기에 제가 칼럼을 쓸 수 있게 되었어요.
역시 수준이 높으신 분들
지금, 여기에서 하는 것들이 잘 모여서 자동으로 훨씬 나은 미래가 찾아오겠죠. 파이팅입니다!
인간은 오로지 현재만을 사니까요. 살고 있는 순간에 살지 못할 과거와 미래에 대한 걱정은 불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비록 나이는 선생님보다 어리지만, 번아웃이 자주 오는 성격이라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그 결과 나름 결론낸 것이 위의 문장이네요. 현재에 살고 있으니 현재에 집중하자. 이 생각 덕에 저는 입시라는 인생의 큰 문턱을 넘었고 그 다음 문턱을 위해 지금도 달리는 거 같습니다. 선생님 덕에 제가 갖고 있던 생각이 맞다고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우산 돌려드리려 주말에 올라갔는데 안 계시더군요..
일이 있으신가 했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럴 땐 저와 함께 정자역에 치킨을 먹으러 가는 게 어떨까요?
쌤도 아시죠? 쌤 좋아하는 사람 엄청 많다는 걸
이번주부터
일요일 아침 'There & after' 를 위해
'Here & now' 를 살아가고 있어요.
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 미래의 시간들이 현재가 되었을 땐 정말 별 것 아닌데 말이죠. 그럼에도,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준비하지 않고 살 순 없는 것 같습니다. 미래를 대비하는 현재를 살아야겠습니다.
현재에 충실하려 노력해야겠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선생님 :)
혹시 피램 기출문제집 독서 문제편은 재입고 계획은 없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