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얼음 [1106507]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2-07-16 05: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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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특정 장소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가지는 분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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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는 '제 고등학교'에 대한 굉장히 강한 애착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풀어드리자면, 저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제가 살던 동네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고등학교를 당시의 거주지역에서 약 5km 정도 떨어진, 중학교에선 거의 안 가는 고등학교를 가기로 한 '주체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제 주체적인 선택으로 인해 새로운 지역의 학교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굉장히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1. 우선 인간 관계의 풀이 개선되었습니다. 제가 나온 중학교, 특히 저희 학년에는 질이 안 좋은 친구들이 상당히 많았고, 저는 그러한 친구들에게 직접적으로도 간접적으로도 피해를 입은 적이 있어서 그것이 참 스트레스였습니다.  소위 말하는 찐따는 아니지만 아싸에 가까운 포지션이었죠. 하지만, 이와 대비되는 것이 제가 나온 고등학교, 특히 저희 학년에는 순하고 착한 친구들이 참 많았습니다. 따라서 저는 찐친들도 만들 수 있었고, 중학교 때에 비해 원만하고 우호적이며, 동등한 인간관계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친구라는 인간 관계를 제외하고도 '선생님' 과의 인간 관계도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2. 제 사고의 깊이와 학문의 깊이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되었습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학원 가기 싫어하는, 남들이 하라고 하니까 어정쩡하게 하는, 그중에서도 특히 과학을 못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진학하고 내신 준비를 하면서 공부의 습관이 조금씩 잡히기 시작하였고, 더군다나 저는 고등학교 2학년에 접어들면서 사고의 깊이가 진화하고 동시에 내신도 수직 상승하였습니다. 기존에 견지하던 피상적인 사고를 어느 정도 벗어나고, 스스로 주체적으로 공부하며, 철학적 사고도 해보고 하는 학생이 되었죠. 참고로 제 내신은 3 중반에서 시작하여 3학년 1학기 1.0까지 올랐습니다.


 3. 지금보다야 좁지만, 고등학생 때 기준으로 '이동 반경'이 넓어졌습니다. 중학교 때 까지야 이동 반경이 대치에서  약 1~2km를 벗어나는 일이 없었습니다 어디 특별한 곳을 가는 곳이 아니면... 하지만, 고등학교를 멀리 오면서 자연스레 저의 이동 반경은 넓어져 갔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철학적인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저는 제 동네 (고3때까지 거주한, 지금은 살지 않는 옛 동네) 에서, '과거의 저와 주체적인 선택을 한 이후'의 저가 공간에 겹쳐보이는 경험을 굉장히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 동네에 사는 것은 그대로이지만, 나는 내 주체적인 선택으로 인해 새로운 지역을 경험했고, 그곳에서 나는 행복할 수 있었고 성장하였다. 그리고 나는 달라진 상태 이후로 이 옛 동네에 존재하고 있다.' 와 같은 생각이랄까요....?


 아무튼, 저는 크게 세 가지 이유들로 '제가 나온 고등학교'에 대한 굉장히 강한 애착을 지닙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1학기까지 '맑은 날'에 저의 애착은 강력해졌습니다. 파아란 하늘 아래 교정에서의 추억,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추억, 모든 일들이 저에겐 아련하게 다가왔고 그것은 행복과 안정감, 소소한 만족감 그 자체였고 저는 그 과정 자체 행복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결국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고, 지금은 대학생이네요:)


 지금은 대학생이 되어 생활 반경도 더 넓어졌고, 경험하는 바도 훨씬 다양해졌지만 이상하게 제가 고등학교 때 느꼈던 애상감과 애착감, 행복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저도 그 이유는 모르겠고, 그저 저의 작고 소중하던 행복이 그리워지는 시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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