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림에게 1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7355671
기림 형
형의 그 '구부러진 못'같은 글자로 된 글을 땀을 흘리면서 읽었소이다. 무사히 착석하였다니 내 기억 속에 '김기림'이라는 공석이 하나 결정적으로 생겼나 보이다.
구인회는 그 후로 모이지 않았소이다. 그러나 형의 안착은 아마 그럭저럭들 다 아나 봅니다.
사실 나는 형의 웅비를 목도하고 '선제공격을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우울했소이다. 그것은 무슨 한 계집에 대한 질투와는 비교할 것이 못 될 것이오. 나는 그렇게까지 내 자신이 미웠고 부끄러웠소이다.
불행히―혹은 다행히 이상도 이달 하순경에는 동경 사람이 될 것 같소.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든지 형의 웅비와는 부결되는 것이오.
아마 이상은(도?) 그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문학은 그만두겠지요.
〈시와 소설〉은 회원들이 모두 게을러서 글렀소이다. 그래 폐간하고 그만둘 심산이오. 2호는 회사 쪽에 내 면목이 없으니까 내 독력(獨力)으로 내 취미 잡지를 하나 만들 작정입니다.
그러든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서둘러' 원고들을 써 오면 어떤 잡지에도 지지 않는 버젓한 책을 하나 만들 작정입니다.
《기상도》는 조판이 완료되었습니다. 지금 교정 중이오니 내 눈에 교료가 되면 가본을 만들어서 보내드리겠사오니 최후 교정을 하여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동시에 〈시와 소설〉도 몇 권 한데 보내드리겠소이다.
그리고 '가벼운 글' 원고 좀 보내주시오. 좀 써먹어야겠소. 기행문? 좋지! 좀 써 보내구려!
빌어먹을 거―세상이 귀찮구려!
불행이 아니면 하루도 살 수 없는 '그런 인간'에게 행복이 오면 큰일 나오. 아마 즉사할 것이오. 협심증으로―
'일절 맹세하지 마라'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고 맹세하라'의 두 마디 말이 발휘하는 다채한 패러독스를 농락하면서 혼자 미고소(微苦笑)를 하여보오.
형은 어디 한번 크게 되어보시오. 인생이 또한 즐거우리다.
사날 전에 FUA 〈장미신방(薔微新房)〉이란 영화를 보았소. 충분히 좋습디다. '조촐한 행복'이 진정의 황금이란 타이틀은 아노르도 황 영화에서 보았고, '조촐한 행복'이 인생을 썩혀버린다는 타이틀은 장미의 침상에서 보았소. '아― 철학의 끝도 없는 헛됨이여!' 그랬소.
'모든 법칙을 비웃어라' '그것도 맹세하지 마라'. 나 있는 데 늘 고기덮밥을 사다 먹는 승려가 한 분 있소. 그이가 이런 소크라테스를 성가시게 구는 논리학을 내게 뙹겨주는 것이오.
소설을 쓰겠소. '우리들의 행복을 하느님께 과시해 줄 거야' 그런 해괴망측한 소설을 쓰겠다는 이야기요. 흉계지요? 가만있자! 철학 공부도 좋구려! 따분하고 따분해서 못 견딜 그따위 일생도 또한 사(死)보다는 그래도 좀 재미가 있지 않겠소?
연애라도 할까? 싱거워서? 심심해서? 스스로워서?
이 편지를 보았을 때 형은 아마 뒤이어 《기상도》의 교정을 보아야 될 것 같소.
형이 여기 있고 마음 맞는 친구끼리 모여서 조용한 '《기상도》의 밤'을 가지고 싶던 것이 퍽 유감되게 되었구려. 우리 여름에 할까? 누가 아나?
여보! 편지나 좀 하구려! 내 고독과 울적을 동정하고 싶지는 않소?
자― 운명에 순종하는 수밖에! 굿바이.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7덮 후기 재수생 0 0
원래 더프 후기 쓰는데 너무 좆망해서 쓰기도 싫어짐 이젠.. 언매 78 미적 81...
-
신곡 채보 쌉비호감이내........물론 내가 못깨서 그런거임 이거 첨 들어보는데 역시 아이브
-
다들 감사합니다 1 0
선물은 덕코와 메인글 이륙으로 받겟습니다
-
저능저능거리는새끼들 2 2
패고싶다
-
예전엔 고2 학평 과탐 점수 자랑하면 “고2 모고딸은 ㅉㅉ” “그딴거 누가...
-
7덮 예측해쥬세오... 0 0
언확생사 구요 탐구 공부를 안했더니 크게 미끄러져서요.. 수학은 원래 못해요 95...
-
다들 자나 3 0
나약하군
-
저능우울증상이 ㄹㅇ ㅈ같은게 4 2
다른거랑 달리 해결이 안됨 원인을 알면 뭐해 ㅅㅂ 쓰레기 대가리는 절대로 못고치는데
-
컨관님 근데 왜 1년 내 성적표밖에 인정 안해줘요 7 4
뱃지는 평생 받을 수 있는데 센츄 따놓은거 아까워서 오르비 못떠나고 있음
-
오르비 뭔일 있었냐 1 0
진심시리즈 때문임? 저거 존나 웃기긴 함
-
히늘은 나를 낳고 왜 저 자들을 낳았는가 오호통재라
-
에피는 바라지도 않는다 3 0
센츄라도 따봤으면;;
-
극대 x좌표가 -3이어야 하는데 정말 어이없는 실수했네요 계산 이상할 때부터 눈치챘어야했는데
-
망한자의 전대실모 후기 3 0
오히려 망한게 수능이 아니라서 좋은 감정밖에 없네 국어는 의문사 조심 그리고 언매를...
-
저능저능 4 0
-
국어 잘하고시ㅍ다... 4 0
팁좀주세요 형님들
-
수학이 확통 1틀 96이나왔는데요... 제가 이런 사람이 아니거든요.. 작수 80에...
-
15개정의 끝 5 0
다들 무슨 뱃지를 가지고 수능을 떠날까
-
럭키미아 웹툰 이거 3 0
개꼴리네
-
50제 작업 근황 11 2
다 끝내고 이제 ㄹㅇ로 해설만 남음 표지랑 이것저것 만질지 고민중
-
나도 의뱃이 갖고싶어 15 3
저 청록색 탐나
-
오늘의 공부 4 0
국어강기분 문학 028~034강기분 문학 015~018(인강)수학수1 수능 기출의...
-
내일남친이랑데이트함 13 0
-
오늘의 쾌변일지 6 5
종합 쾌변도 8/10 할 일이 있어서 살짝 참았음에도 변이 내 항문벽을 타고 매우...
-
점수차이가 어느정돈가요?
-
계속 웃어주니까 재밌는줄 아네 6 0
아무래도 시대는 일진이 없는듯함
-
7덮 성적 기록 4 0
화 94 미 88 영 84 생윤 44 사문 50 ㅎ...작년 42444 많이 올랏죵?
-
근데 약간 나 국어 수특만 풀면 14 2
독서 정답률 개낮아지는데 이거 왜이러지 막 다 두문제씩 틀려서 미쳐버리겠음 문학은...
-
내 최애 애니캐 투샷임
-
짐 겨우 다쌌네 2 0
후..
-
ebs 문학 1 0
문학정도는 필수죠 ?
-
오늘밤샐건데 10 1
커피언제마시지 오늘 지금까지전원나간것처럼 15시간쯤 자서 지금은 안졸림뇨
-
내 주변친구들이 가장많이간대학 1 2
경희대인듯 공대 자연대 메디컬에 각 한명씩 아는사람 있음
-
14번 그래프 안 그리다가 n=2 되는 거 놓침...
-
스토리 좋아요 플러팅인가 9 0
접점은 딱히 없고 얼굴만 아는 교회오빠 있는데 이 사람 교회 안나와서 얼굴 못본지...
-
지문 정보량 좀 많고 길어서 시간 좀 오래걸리긴 햇는데 문제가 그렇게 어렵진않음...
-
왜 다 저능저능이야 1 0
!! 엉엉
-
공못광광울 2 0
저능저능 열매를 먹음
-
저능저능 1 0
-
수학 n제 추천해주세요 0 0
7모기준 확통 14 15 21 22 30 틀렸고요.. 삼각함수진짜 병적으로못하고...
-
나에게 작은 위로를 주고 또 나에게 작은 용기를 심어준 친구들.
-
허언증개싫다진짜 4 0
제옆에있는일론머스크가 써달래요
-
HOPE 영화 GV 다녀왔어여 6 1
홍보해달라고 하셔서 많은 관람 바랍니다^^
-
저능저능 6 0
-
저능저능 11 0
ㄹㅇ
-
그야 오늘이 생일이 아니거든
-
저능메타열겟습니다 3 0
너무저능해서닫을게요
-
국어 백 99이상 수학 백 97어떻게어떻게 띄우고 과탐은 당연히 못본다음 핵펑크를...
-
제 여친 보고 가세요 6 0
잘못봐서 김가람에게로봤네..
김가람인데 잘못쓴줄
재밌어서 편지 다 찾아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