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7)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7318907
여러 번 자동차에 치일 뻔 하면서 나는 그래도 경성역으로 찾아갔다. 빈자리와 마주 앉아서 이 쓰디쓴 입맛을 거두기 위하여 무엇으로나 입가심을 하고 싶었다.
커피! 좋다. 그러나 경성역 홀에 한 걸음 들여 놓았을 때 나는 내 주머니에는 돈이 한 푼도 없는 것을 그것을 깜박 잊었던 것을 깨달았다. 또 아뜩하였다. 나는 어디선가 그저 맥없이 머뭇머뭇하면서 어쩔 줄을 모를 뿐이었다. 얼빠진 사람처럼 그저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면서…….
나는 어디로 어디로 들입다 쏘다녔는지 하나도 모른다. 다만 몇 시간 후에 내가 미쓰꼬시 옥상에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거의 대낮이었다.
나는 거기 아무 데나 주저앉아서 내 자라 온 스물여섯 해를 회고하여 보았다. 몽롱한 기억 속에서는 이렇다는 아무 제목도 불거져 나오지 않았다.
나는 또 내 자신에게 물어 보았다. 너는 인생에 무슨 욕심이 있느냐고, 그러나 있다고도 없다고도 그런 대답은 하기가 싫었다. 나는 거의 나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기조차도 어려웠다.
허리를 굽혀서 나는 그저 금붕어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금붕어는 참 잘들도 생겼다. 작은놈은 작은놈대로 큰놈은 큰놈대로 다 싱싱하니 보기 좋았다. 내려 비치는 오월 햇살에 금붕어들은 그릇 바탕에 그림자를 내려뜨렸다. 지느러미는 하늘하늘 손수건을 흔드는 흉내를 낸다. 나는 이 지느러미 수효를 헤어 보기도 하면서 굽힌 허리를 좀처럼 펴지 않았다. 등이 따뜻하다.
나는 또 오탁의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거기서는 피곤한 생활이 똑 금붕어 지느러미처럼 흐늑흐늑 허우적거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끈적끈적한 줄에 엉켜서 헤어나지들을 못한다. 나는 피로와 공복 때문에 무너져 들어가는 몸뚱이를 끌고 그 오탁의 거리 속으로 섞여 가지 않는 수도 없다 생각하였다.
나서서 나는 또 문득 생각하여 보았다. 이 발길이 지금 어디로 향하여 가는 것인가를…… 그때 내 눈앞에는 아내의 모가지가 벼락처럼 내려 떨어졌다. 아스피린과 아달린.
우리들은 서로 오해하고 있느니라. 설마 아내가 아스피린 대신에 아달린의 정량을 나에게 먹여 왔을까? 나는 그것을 믿을 수는 없다. 아내가 대체 그럴 까닭이 없을 것이니, 그러면 나는 날밤을 새면서 도둑질을 계집질을 하였나? 정말이지 아니다.
우리 부부는 숙명적으로 발이 맞지 않는 절름발이인 것이다. 내나 아내나 제 거동에 로직을 붙일 필요는 없다. 변해할 필요도 없다. 사실은 사실대로 오해는 오해대로 그저 끝없이 발을 절뚝거리면서 세상을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이 발길이 아내에게로 돌아가야 옳은가 이것만은 분간하기가 좀 어려웠다. 가야하나? 그럼 어디로 가나?
이때 뚜우 하고 정오 사이렌이 울었다. 사람들은 모두 네 활개를 펴고 닭처럼 푸드덕거리는 것 같고 온갖 유리와 강철과 대리석과 지폐와 잉크가 부글부글 끓고 수선을 떨고 하는 것 같은 찰나! 그야말로 현란을 극한 정오다.
나는 불현듯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릿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이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일어나 한 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나는갓반인임 8 2
씹덕이라고할만한요소가딱히없는듯
-
윤도영T 카이스트 인터뷰 3 0
www.youtube.com/watch?v=_QNsS3nrN4s 카이스트 홍보대사 잡지 나오시는 듯
-
지금 중학생한테 해주고싶은 말이기도 한데 하루 두세시간 정도만 공부하고 나머지 그냥...
-
어차피 우리 모두 다 4 0
회원 정보를 찾을 수 없습니다
-
구우ㅗㄴ받고싶어 2 0
게으르고도태당한수시충을구원할전형이업다
-
압도적 1위 최애곡 7 1
https://youtu.be/HswIHVN5D4o?si=xdfX4UsGJz47SXF...
-
게으른 스찌충들 구원해주는 전형으로 한 해 정원의 1/3이상씩 들어오고 있는 줄은 몰랐다에요
-
우울증약다털어먹고 5 2
영원히자기.
-
아 내일 할거 많은디..... 2 1
자야겄지?
-
으읏ㅡ으우졸려 2 0
하지만자고일어나면학겨가야돼서 좀만이따자고싶어...
-
고2겨울에 논걸 너무후회중임 8 0
뭔 정신으로 그렇게 살았을까 오르비라도 할걸
-
kc는단한명도안돌아섯고 0 0
ㅇ
-
그냥 점심먹고 하교하게 해줘 0 0
어짜피 점심 이후 수업은 대부분 자율 ㅇㅈㄹ인데....
-
씹덕 앞에서 보카로를 논하지 마라 10 0
찐임 전
-
우리학교만 수요일 격주,매주 금요일 2시에 끝남? 4 0
원래그런거아닌가
-
의대 다니는 분들 질문좀 0 0
의사 단점이 아무리 빨라도 30대 중반 정도는 되서야 돈 좀 만져보고 그 전에는...
-
쉽지않다
-
밥도 거으 ㅣ맨날 거르고 쉬는시간은 필요ㅠ없는 게 수업시간에 쉬어서 ㅋㅋ
-
오르비 점점 17 0
보이는 사람들만 보이는 것 같아요..ㅋㅋㅋ 익숙한 프로필들이 많아요
-
저흰 꽤 많이 하는편인거같은데
-
밥이랑 쉬는시간 안 줘도 됨 8 3
그냥 50분*7 6시간 연강때리고 8시등교 2시하교 하면 꽤 이상적인데
-
ㅅㅂ 편의점 2+1하는거 2개는 어플로 나만에 냉장고에 넣어놓고 1개만 가져가는거...
-
작년 동아리날 0 0
밥먹고 학교 밖에 튀어나가서 활동하고 1시 반 하교 ㄹㅇ 개꿀이었는데
-
내일 시험 봐야 되는데 2 1
슬퍼서 잠이 잘 안 오네요,, 안녕히 주무세요 선생님
-
내가 일찍 끝나는 거였네 6 1
8시까지 등교 월목금2:50, 화수3:50 끝
-
보카로 커버곡 중 최애 3 1
내일의 밤하늘 초계반 - 유아루
-
고3때 코로나 시작 이었으니..
-
우린 8시까지였는데
-
고3은 3시 4시에 끝나고 고1,2 동아리 있는 날에는 1시간 삥끼치고 1시 반에...
-
오르비언의 절반은 AI이다.. 8 3
난 이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
보카로 좋아하는사람만 들어오셈 11 0
-
님들 아까 어떤분의 글을 보고 공유캘린더를 만들어봤습니다 12 0
sharecalendar.kro.kr 닉네임이랑 인증코드 치고 새 캘린더 생성 후...
-
수능 안보는 수능공부하고 싶다 2 1
막상 수능안보고 내가 원하는 선택과목 막 공부할수있으면 너무 행복할득
-
너무 밝음 이상할정도로 내가 예전에 이걸 썼다고? 하는 수준임
-
나만 다크모드 애용하나 5 3
캡처본 보면 화이트들이 많네
-
솔직히 우파는 3 1
정당한 로씌야의 영토
-
돌이킬 수 없는 3 1
꽤 유명한 영화인데 막 악명에 비해 그 문제가 되는 특정 장면들만 봤을때는 별...
-
수업 준비 끝 5 1
이제 유튭 좀 보다 자야지
-
할ㅋ스 2 0
-
권/은/비/꼭 2 0
외 클릭
-
여기똥짤올리면 3 0
누가짜름?
-
보추남부이도수요가잇다고들음 흐흐흐
-
요즘이거좋던데 2 0
-
자야지 2 0
나는 더이상 오르비 보지 않고 자지
-
누명이랑 녹색이념 0 0
왜 명반인지 모르겠음 아직 막귀라
-
서울대 함락시키고 통일 이륙하겠다 선언
-
P.O.E.M은.. 0 0
그들만의 명반이라 생각해요..
-
장래희망 3 0
초특급여고생
-
걍 28수능 3 0
국어1컷100 수학1컷100 가져와라 에휴
머릿속에서 희망과 야심이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이네요,,,
어디서 봤다했는데 기출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