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Debussy [870531] · MS 2019 · 쪽지

2022-05-26 09: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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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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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긴시간. 


 

안해는아침에나갔다. 사부로가부르러왔기때문이다. 경찰서로간단다. 그도오란다. 모든것이귀찮았다. 다리저는안해를억지로내어보내놓고그는인간세상의하품을한번커다랗게하였다. 한없이게으른것이역시제일이구나 첩첩이덧문을닫고앓는소리없는방안에서이번에는정말――제발될수있는대로안해는오래걸려서이따가저녁때나되거든돌아왔으면그리든지――경우에따라서는안해가아주가버리기를바라기조차하였다. 두다리를쭉뻗고깊이깊이잠이좀들어보고싶었다. 


 

오후두시――十원지폐가두장이었다. 안해는그앞에서여내해죽거렸다. 『누가주드냐』 『당신친구吳씨가줍디다』 吳吳역시吳로구나 (그게네百원꿀떡삼킨동화의주인공이다) 그리운지난날의기억들변한다모든것이변한다. 아무리그가방덧문을첩첩닫고일년열두달을수염도안깎고누워있다하더라도세상은그잔인한「관계」를가지고담벼락을뚫고스며든다. 오래간만에잠다운잠을참한참늘어지게잤다. 머리가차츰차츰맑아들어온다. 『吳가주드라 그래뭐라고그리면서주드냐』 『전무가술이깨서참잘못했다고사과하더라고』 『너대체어디까지갔다왔느냐』 『조―바까지』 『잘한다그래그걸넙죽받았느냐』 『안받으려다가정잘못했다고그러드라니까』 그럼吳의돈은아니다. 아니 十원씩추렴인가, 이런때왜그의머리는맑은가. 그냥흐려서아무것도생각할수없이되어버렸으면작히좋겠나. 망년회 오후. 고소. 위자료. 구더기. 구더기만도못한인간. 안해는아프다면서재재대인다. 『공돈이생겼으니써버립시다. 오늘은안나갈테야 (멍든데고약사바를생각은꿈에도하지않고) 내일낮에치마가한감저고리가한감 (뭣이하나뭣이하나) (그래서十원은까불린다음) 남저지十원은당신구두한켤레맞춰주기로.』 마음대로하려무나. 나는졸립다. 졸려죽겠다. 코를풀어버리더라도내게의논말라. 지금쯤R회관삼층에얼마나장중한연회가열렸을것이며 양돼지전무는와이샤쓰를접어넣고얼마나점잖을것인가. 유치장에서연회로 (공장에서가정으로) 二十원짜리――二百여명――칠면조――햄――소시이지――비켜――양돼지――일년전이년전십년전――수염――냉회와같은것――남은것――뼈다귀――지저분한자국――과무엇이남았느냐――닫은일년동안――산채썩어들어가는그앞에가로놓인아가리가딱벌린일월이었다. 


 

위로가될수있었나보다. 안해는혼곤히잠이들었다. 전등이딱들하다는듯이물끄러미내려다보고있다. 진종일을물한모금마시지않았다. 이십원때문에그들부부는먹어야한다는철칙을――그장중한법률을 완전히거역할수있었다. 


이것이지금이기괴망측한생리현상이즉배가고프다는상태렷다. 배가고프다. 한심한일이다. 부끄러운일이다. 그러나吳 네생활에내생활을비교하여 아니 내생활에네생활을비교하여어떤것이진정우수한것이냐. 아니어떤것이진정열등한것이냐. 외투를걸치고모자를얹고――그리고잊어버리지않고二十원을주머니에넣고집――방을나섰다. 밤은안개로하여흐릿하다. 공기는제대로썩어들어가는지쉬지근하다. 또――과연거미다. (환투)――그는그의손가락을코밑에가져다가가만히맡아보았다. 거미내음새는――그러나二十원을요모조모주무르던그새큼한지폐내음새가참그윽할뿐이었다. 요새큼한내음새――요것때문에세상은가만있지못하고생사람을더러잡는다――더러가뭐냐. 얼마나많이축을내나. 가다듬을수없는어지러운심정이었다. 거미――그렇지――거미는나밖에없다. 보아라. 지금이거미의끈적끈적한촉수가어디로몰려가고있나――쪽소름이끼치고식은땀이내솟기시작이다. 


 

노한촉수――마유미――吳의자신있는계집――끄나풀――허전한것――수단은없다. 손에쥐인二十원――마유미――十원은술먹고十원은팁으로주고그래서마유미가응하지않거든 예이 양돼지라고그래버리지. 그래도그만이라면二十원은그냥날라가――헛되다――그러나어떠냐공돈이아니냐. 전무는한번만더안해를층계에서굴러떨어뜨려주려므나. 또二十원이다. 十원은술값十원은팁. 그래도마유미가응하지않거든양돼지라고그래주고 그래도그만이면二十원은그냥뜨는것이다부탁이다. 안해야또한번전무귀에다대이고양돼지그래라걷어차거든두말말고층계에서내리굴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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