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Debussy [870531] · MS 2019 · 쪽지

2022-05-22 06: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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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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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는주소씨명을멈추고그에게담배를내밀었다. 그러자연기를가르면서문이열렸다. (퇴사시간)뚱뚱한사람이말처럼달려들었다. 뚱뚱한신사는吳와깨끗하게인사를한다. 가느다란몸집을한吳는굵은목소리로굵은몸집을한신사는가느다란목소리로주고받고하는신선한회화다. 『사장께서는나가셨나요?』 『네――참이백명이좀넘는데요』 『넉넉합니다먼저오시겠지요』 『한시간쯤미리가지요』 『에――또에――또에또에또그럼그렇게알고』 『가시겠습니까』 

 
툭탁하고나더니뚱뚱한신사는곁에앉은그를흘깃보고 고개를돌리고지나갈듯하다가다시흘깃본다. 그는――내인사를하면어떻게되더라? 하고망싯망싯하다가그만얼떨결에꾸뻑인사를하여버렸다. 이는무슨염치없는짓인가. 뚱뚱한신사는인사를받더니받아가지고는그냥싱긋웃듯이나가버렸다. 이는무슨모욕인가. 그의귀에는뚱뚱신사가대체누군가를생각해보는동안에도『어떠십니까』는그뚱뚱신사의손가락질같은말한마디가남아서웽웽한다. 어떠냐니무엇이어떠냐누――아니그게누군가――옳아옳아. 뚱뚱신사는바로그의안해가다니고있는카페R회관주인이었다. 안해가또온것서너달전이다. 와서그를먹여살리겠다는것이었다. 빚「五百」을얻어쓸때그는아내를앞세우고이뚱뚱이보는데다타원형도장을찍었다. 그때유까다입고내려다보던눈에서느낀굴욕을오늘이라고잊었을까. 그러나그는이게누군지도채생각나기전에어언간이뚱뚱이에게고개를수그리지않았나. 지금. 지금. 골수에스미고말았나보다. 칙칙한근성이――모르고그랬다하면말이될까? 더럽구나. 무슨구실로변명하여야되나. 에잇! 에잇! 아무것도차라리억울해하지말자――이렇게맹세하자. 그러나그의뺨이화끈화끈달았다. 눈물이새금새금맺혀들어왔다. 거미――분명히그자신이거미였다. 물뿌리처럼야위어들어가는안해를빨아먹는거미가너자신인것을깨달아라. 내가거미다. 비린내나는입이다. 아니 안해는그럼그에게아무것도안빨아먹느냐. 보렴――이파랗게질린수염자국――퀭한눈――늘씬하게만연되나마나하는형용없는榮養을――보아라. 안해가거미다. 거미아닐수있으랴. 거미와거미거미와거미냐. 서로빨아먹느냐. 어디로가고내밀리려는지――그손바닥만한안해의이마에는땀이흐른다. 안해의이마에손을얹고 그래도여전히그는잔인하게안해를밟았다. 밟히는안해는삼경이면쥐소리를지르며찌그러지곤한다. 내일아침에퍼지는염낭처럼. 그러나아주까리같은사치한꽃이핀다. 밤은밤마다홍수가나고 이튿날이면쓰레기가한삼태기씩이나났고――안해는이묵직한쓰레기를담아가지고늦은아침――오후네시――뜰로내려가서그도代理하여두사람치의해를보고들어온다. 금긋듯이안해는작아들어갔다. 쇠와같이독한꽃――독한거미――문을닫자. 생명에뚜껑을덮었고 사람과사람이사귀는버릇을닫았고 그자신을닫았다. 온갖벗에서――온갖관계에서――온갖희망에서――온갖慾에서――그리고온갖욕에서――다만방안에서만그는활발하게발광할수있다. 미역핥듯핥을수도있었다. 전등은그런숨결때문에곧잘꺼졌다. 밤마다이방은고달팠고 뒤집어엎었고 방안은기어병들어가면서도빠득빠득버티고있다. 방안은쓰러진다. 밖에와있는세상――암만기다려도그는나가지않는다. 손바닥만한유리를통하여 꿋꿋이걸어가는세월을볼수있을따름이었다. 그러나밤이그유리조각마저도얼른얼른닫아주었다. 안된다고. 

 
그러자吳는그의무색해하는것을볼수없다는듯이들창셔터를내렸다. 자 나가세. 그는여기서나가지않고그냥그의방으로돌아가고싶었다. (육원짜리셋방) (방밖에없는방) (편한방) 그럴수는없나. 『그뚱뚱이어떻게아나?』 『그저알지』 『그저라니』 『그저』 『친헌가』 『천만에――대체그게누군가』 『그거――그건가부꾼이지――우리취인점허구는돈만원거래가있지』 『흠』 『개천에서龍이나려니까』 『흠』 

 
R카페는뚱뚱의부업인모양이었다. 내일밤은A취인점이고객을초대하는망년회가R카페삼층홀에서열릴터이고吳는그준비를맡았단다. 있다가느지막해서 吳는R회관에좀들르란다. 그들은찻점에서우선홍차를마셨다. 크리스마스츄리곁에서축음기가깨끗이울렸다. 두루마기처럼기다란털외투――기름바른머리――금시계――보석박힌넥타이핀――이런모든吳의차림차림이한없이그의눈에거슬렸다. 어쩌다가저지경이되었을까. 아니. 내야말로어쩌다가이모양이되었을까. (돈이었다)사람을속였단다. 다털어먹은후에는볼품좋게여비를주어서쫓는것이었다. 三十까지百萬원. 주체할수없이달라붙는계집. 자네도공연히꾸물꾸물하지말고청춘을이렇게대우하라는것이었다. (거침없는吳이야기) 어쩌다가아니――나는어쩌다가이렇게훨씬물러앉고말았나를알수가없었다. 다만모든이런吳의저속한큰소리가맹탕거짓말같기도하였으나 또아니부러워할래야아니부러워할수없는 형언안되는것이확실히있는것도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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