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매] 1'. 문장 짜임, 어떻게 풀어야 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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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글이 도움이 많이 되셨나요? 여럿께서 시중 교재나 강의에서 본 적 없는 내용이라고 칭찬해주시더라구요,, 감사합니다 ㅎ 솔직히 직관이 많이 들어간 풀이라는거 인정해요 대부분은 수능장에서 갑자기 떠올리기 힘든 풀이이니까요.
그러니까 제가 종종 괜찮은 생각이 나면(또는 원래 알고 있던) 글로 써 올려 드릴테니 그것만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주세요. 저는 어제 관형어로 쓰인
동사, 형용사가 서술성을 지닌다 = 문법적으로 필수 성분을 요구한다임을 활용해 형용사 '다른'은 필수적 부사어를 요구하고, 이 때문에 '부사격 조사' 와의 유무로 이를 구분할 수 있다고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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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특별히 재능이 있어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건 절대 아니에요. 저는 오히려 머리로만 보면 평범한 편에 속하죠. 만약 여러분들도 인사이트를 올리는 공부를 하고 싶으시다면 하루에 여러과목 시간분배를 하기보다는 한과목, 두 과목에 몇시간씩 투자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일주일동안 7과목을 매일 2시간씩 하나 하루 14시간씩 각각 다른 과목을 하나 공부시간은 똑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효과가 다르죠.
오래 앉아서 생각하고 깊이있게 공부하면 더 많은 걸 볼 수 있게 되니까요. 그래서 저는 수능 준비를 할 때 항상 한 과목을 3일 연속으로 봤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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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술성에 대해 한 번만 더 설명해드리고, 어제 문제 해설 드릴게요.
미경 : 나는 다른 집이 좋다. < 만약에 이 '다른'이 형용사 '다른'이었다고 가정하고 이 문장을 안긴문장/안은문장으로 분석해봅시다.
나는 {(다른) (집이 좋다)}. 이렇게 되어요.
우선 집이 좋다가 서술절로 안긴 문장이 되고, (다른)은 관형절로 안긴 문장이 되죠. 그 중에서도 이 녀석은 관계 관형절이라서 원래는 (집이 다른) 집인데 앞의 집이 반복되니 생략한 것이죠?
관형절로 안긴 문장은 앞으로 분리해낼 수 있으니 따로 써볼게요.(관계 관형절은 영어의 관계 대명사와 같습니다.)
나는 집이 좋다. + 집이 다르다. 이렇게 분리되죠?
근데 집이 다르다. < 이거 비문이네요. 왜냐구요? 서술어 다르다의 필수적 부사어가 안 보이니까요.
물론 이렇게 푸는거 길고 복잡하니까 앞 글에서 굉장히 간략하게 설명을 드렸어요.
'와'가 있으면 서술어인거니까 형용사, 없으면 '관형사'라구요.
근데 그냥 이렇게만 설명드리면 꼭 그대로 외우고 이상한 데서 실수하실 것 같아서 제가 굉장히 괜찮은 예문을 하나 만들어서 보여드렸죠?
1)
조안나 호두맛 : 사자와 호랑이는 다른 동물이다.
2)
후루룩후룩(수의대지망생/관람객) : 사자, 호랑이 어딨나요?
돌아온 법과 정치(동물원 관리자/덕코 토토 총판) : 사자와 호랑이는 다른 동물원에 있습니다.
둘 다 '와'가 있으니까 형용사겠네 ㅋㅋ 이러면 틀리는 거라구요. 이건 사실 기출 아이디어예요. 제가 '와'가 필요하다고 한 이유는 정확히는 '필수적 부사어'를 만들어주는 조사 '와'가 필요한거고, 명사 뒤에 조사가 붙어서 부사어가 되려면 당연히 이 '와'는 비교 부사격 조사 '와'가 되어야 해요.
그런데 우리가 아는 모든 '와'가 비교 부사격 조사는 아니죠. 나는 사과와 배를 먹었다고 할 때 이 '와'가 부사격 조사인가요? 아니죠ㅋㅋ 접속 조사 '와'이고 저는 사과&배를 먹은거잖아요.
그럼 부사격 조사 '와'를 접속 조사 '와'와 구분하는 방법엔 뭐가 있을까요?
1. 순서 바꿔보기 < 많은 분들이 제시하는 방법이지만 옳지 않습니다. 한국어만큼 어순이 자유로운 언어가 어디있나요. 이 방법으로 푸시면 실수가 굉장히 잦아져요. 추천드리지 않을게요.
2. 생략해보기 < 저는 이걸로 할게요. 비교 부사격 조사는 일반적으로 이 부사어를 요구하는 서술어가 있을 때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와 달리, ~와 비슷하다, ~와 만났다, (예외 : ~와 함께) 그래서 생략하면 필수 성분이 없으니까 어색해지는 거잖아요. 하지만 접속 조사 '와'는 그렇지 않죠.
나는 사과를 먹나, 나는 사과와 배를 먹나, 두 문장 모두 정상적인 문장이니까요.
이쯤 했으면 이제 제 도움 없이도 충분히 풀으실 수 있을 거예요.
조안나 호두맛 : 사자와 호랑이는 다른 동물이다. 에서 '사자와'를 생략해볼게요.
호랑이는 다른 동물이다... 문장이 뭐 잘못 집어먹은 해파리마냥 흐늘흐늘해져버렸어요... 이건 생략하면 안 돼요. 생략했더니 이상해졌다는 말은 이 녀석이 필수적 부사어였다는 것이죠. 형용사입니다.
후루룩후룩(수의대지망생/관람객) : 사자, 호랑이 어딨나요?
돌아온 법과 정치(동물원 관리자/덕코 토토 총판) : 사자와 호랑이는 다른 동물원에 있습니다.
아래 문장만 쓰면 구분이 힘들어서 대화 형태로 제시했어요. 후루룩후룩씨는 오르비 동물원에 와서 사자, 호랑이를 보려고 했는데 둘 다 없었네요. 법정토씨가 답합니다.
'사자와 호랑이는 다른 동물원에 있습니다.' 문맥상 두 동물이 모두 여기 없다고 대답을 하는게 맞습니다. 호랑이, 사자가 같은 동물원에 있지 않다고 대답하는 건 동문서답이고, 이런 식의 대화를 수능에서 보여줄리가 없죠.
(생략법을 써봅시다. 호랑이 어딨나요? 호랑이는 다른 동물원에 있습니다. 이렇게 해도 역시 전혀 어색하지 않죠.)
그러면 이건 접속 조사네요? 그래서 관형사입니다.
풀이 깔끔하고도 정확하죠 ㅎ 도움이 되실거라고 믿습니다. 그랬으면 7ㅐ추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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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ㅐ추감사합니다, 댓 좀 빌릴게요. 저는 문법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이 아니며 수능 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은 더더욱 아닙니다. 체계적으로 무언가를 쓸 생각도 없고 그럴 자신도 없으니 필요한 주제가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시길 바래요.
햐 조안나 추억의 고닉이네

생략으로 접근하니 훨씬 깔끔하게 풀리네요 .. 유익한 칼럼 감사드립니다종결어미 '-다' 붙여서 원래 문장이랑 의미가 같은지 다른지 판단하는건 별로일까요?
그리고 관형사인지 활용인지 헷갈리는 형용사는 필수성분 뭐가 필요한지 외우는게 좋을까요?
1) 하고 싶은대로 하시구요
2) 외우지 않아도 예문 쓰면 충분히 알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이 드는데...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