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맥주 [1088100]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2-04-27 00:18:20
조회수 22,543

국어 100점은 못 맞아도 등급은 챙겨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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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어 고정 1등급 나오시는 분들은 뒤로가기 눌러주세요....ㅠㅠ


** 바쁘신 수험생분들을 위한 선 3줄요약


1. 지문 속에 답이 있다 

   1-(1) 문제 속에, 선지 속에는 아무리 째려봐도 없다

   1-(2) 지문 속에 없던데요? - 당황하지 말고, 한 번만 다시 읽어봐 주세요

2. 글을 그냥 읽지 말고, 글과 상호작용하면서 읽자


(이 3줄요약을 다 아는데도 국어 성적이 안 나오신다면... 

다른 좋은 강사님을 찾아가셔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하루도 열공하셨나요? ^^

오랜만에 엄마게이 약속 지키러 돌아왔어요.



기회가 되면 언제쯤 한 번 

'말귀는 못알아먹는 내가 국어 모의고사는 1등급?!' 이런 컨셉으로

토막글 한 번 써 드리겠다고 약속했는데,

6월 평가원 시험은 점점 다가오고, 

공부할 시간은 별로 없고 해서 계속 미루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사실 제가 시험마다 국어 100점을 가져가는 국어황도 아니고,

여기 오르비에는 전문 국어 강사님들이며, 

수능 치신 지 얼마 안 된 괴수님들이 이미 좋은 글 많이 써 주시는데

그 위에다가 굳이 뻔한 얘기를 얹기도 죄송했구요.


그렇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제 이야기를 기다려 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몇 자 적어보려고 해요.^^




- 1. 지문 속에 답이 있다 -

 

저는 언어의 “감(感)”이라는 건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은 순정 이과생이에요.

아직도 친구들이랑 밥 먹으면서 일상 대화를 나눌 때, 저만의 생각에 빠져 있거나 해서

대화의 주제를 못 따라가는 경우가 많아요

친구들한테 말귀 못 알아듣는다고 타박 듣는 일도 다반사구요.


그래도 제가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일상에서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고 해서... 국어 1등급을 못 맞는 건 아니에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이과생이라도, 언어적 감각이 없어도

한 가지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연습하면, 국어 1등급은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려드리려는 거에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아마도 인증하라고 하시겠...죠? ^^;;; 인증 있어요 밑에)


사실은 제가 이 비법을 모르던 고등학교 1학년 말에, 한 번 위기가 찾아왔었어요.

국어 공부라고 하면 그냥 남들처럼 고전 시가 해석하고, 문법 공부하면 실력이 느는 줄로만 알았던 제가

분명히 1년 동안 국어 공부를 했는데, 11월 모의고사에서 84점으로 하마터면 등급이 떨어질 뻔했거든요.


(진짜 문제가 어려웠었는지 다시 한 번 봐야겠어요. 

보나마나 지금 학생들이 보면 물로켓이었겠죠 뭐…ㅠㅠ)



(95.66%  1점 차이로 등급을 지켜내는 기적의 엄마게이)



그래서 그 때 하여튼 뭔가 대책을 세워야겠다 싶어서

마침 학원에서 친하게 지내던 재종마녀… 아니 재종은 아니지만 마법사… 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모르는 거 물어보면 항상 잘 알려주던 남자애한테

학원 수업이 끝나고 2시간 정도?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었는데


이런저런 내용이 많이 있었지만, 결국 한 마디로 요약하면

“지문 속에 답이 있다.” 였어요.


- 나중에야 진심으로 깨닫게 된 사실이지만, 

이 말을, 정말로, 믿어야 해요.

평가원 국어 영역의 대전제이자, 신앙의 영역이에요.

(문제 속에 답이 있다 아님… 선지 속에 있다 아님…

문제 속에 답이 있으면 문제만 들여다보면 되지 지문을 외읽어?)



이 말은, 제가 이후에 후배님들에게 국어 문제를 풀어 줄 때도

입이 닳도록 강조하는 내용이 되었어요.

아무리 오늘날 평가원 국어의 트렌드가 배경지식을 요구하고, 추론을 요구하는 문항이 많아졌어도

결국 8-90%의 문항은 지문과 선지와의 일대일 대응 선에서 문제가 해결 가능하거든요.

왜냐구요? 출제자도 사람이니까… 출제 끝나고 나서 이의제기 받기 싫으니까…!


괜히 지문에 없는 이상한 추론 문제를 내서 이의제기에 시달리는 것보다는

지문 속에 선지랑 90% 이상 유사한 내용 박아놓고, 

‘응 여기 써놓은거야~ 니들이 못본거야~’ 라고 대답하는 게 훨씬 편하지 않겠어요?


실제로 작년 수능같은 불수능에서조차도, 

일대일 대응 선에서 끝나는 문제만 실수 없이 잘 처리하면

1등급, 보수적으로 잡아도 2등급을 맞는 데는 지장이 없다는 계산이 나와요. 

(추론 문항이 많아질수록 그만큼 학생들의 답안 선택도 갈라지고, 등급컷이 다함께 내려가니까요)


실제로 작년 수능 국어 1번부터 12번까지,

일대일 대응 선에서 끝나는 문제들의 지문과 선지 간의 대응을 표시해 보았어요.


    


문제는 뭐냐 하면요,

지문 속에 답이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학생들의 경우

머릿속으로 쓸데없는 추론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제가 지문 속에 답이 있다는 걸 “믿으라”고 말씀드리는 거에요. 믿어야지 눈에 보이거든요.


국어 문제를 풀다가 막혔을 때,

지문 속에 답이 있다는 걸 확신하는 학생들은

문제에서 물어본 내용이 지문에 그대로 있는데 본인이 놓친 것이 아닌지 먼저 살펴보는 데 반해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본인의 지적 수준을 넘어서는

뭔가 대단한 추론 과정을 거쳐서 답이 나오는 문제일 것이라고 지레 겁부터 먹는 경우가 있어요.

여기서부터 그 날 하루의 국어시험이… 그리고 그날 모의고사 전체가… 꼬이기 시작하는 것이죠 ㅠㅠ


그나마 여러 번의 모의고사를 거치면서 실전에 익숙해진 고3 학생들의 경우에는,

그래도 지문 속에 답이 있는 걸 몰라서 틀리는 일은 많이 줄어드는데 

(다만 시간 내로 지문을 다 읽어내는 독해력에서 제한이 걸리는 경우가 있지요)


수능이나 모의고사 형식에 익숙하지 않은 고1, 2 학생들의 경우가 이런 경향이 두드러져요.

지문 하나에서 머리 끙끙 싸매고 있어서 무슨 문제길래 그러나 하고 살펴보면

지문에 똑같은 문장 그대로 써 있는데 도대체 뭘 고민하는 거지…! 싶은…


그렇기 때문에 저는, 국어가 3등급 이하에서 정체되어 있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다른 건 일단 내려놓고, 각 선지별로 이게 왜 답이 되는지를 

지문에서 일일이 찾아서 형광펜으로 표시하는 연습부터 시켰어요.

몇 번 하다 보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학생들 스스로 깨닫더라구요

‘내가 이걸 왜 못 봐서 틀렸지?’ 하고 허탈해하면서요 ㅎㅎㅎ


다시 한 번 강조드리지만, 어려운 국어 풀이 전략부터 먼저 배우지 마세요

지문 속에 그대로 적혀 있는 답을 놓치지 않는 연습부터 하셔요




- 2. 지문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법: 상호작용하며 읽기 -



국어 시험을 잘 보는 방법을 논하는 데 있어서

독해력의 중요성을 어떻게 말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까요


모국어 화자인 이상, 시간을 무한정 많이 주면 

누구나 국어 시험에서 8~90점 이상은 나오실 거에요.

하지만 많은 양의 지문을 제한된 시간 안에 읽고 답을 내야 하는 국어 시험의 특성상

글을 빠르게 읽어야만 지문의 내용을 최대한 많이 머릿속에 담을 수 있고,

따라서 선지와의 일대일 대응 문제에서 어이없게 틀리는 상황을 줄일 수 있겠지요.


수험생 여러분들이, 여러 국어 강사님들의 수업을 듣고 비교하는 것도

결국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독해의 방법론을 찾기 위해서일 거에요.

요즘 핫한 독해법으로 그읽그풀, 구조독해, 등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지만 (맞나요?)


제가 가장 중요시하는 독서의 방법론은 이거에요!

‘읽기는 기본적으로 글쓴이와 독자의 의사소통이며, 

무지성으로 글의 내용을 수용하는 것보다, 글과 서로 상호작용할 때, 즉

(1) 뒤에 나올 내용을 예상하면서 읽기

(2) 첫 문단에서 정의된 개념에 집중하기

(3) '그러나' 등 내용의 반전을 예고하는 접속사에 주의하기

(4) 내가 알고 있는 배경지식과 일치/상충하는 내용에 표시하기

등등의 방법을 동원할 때 더 빠르고 정확하게 글을 읽을 수 있다.


(단 절대 주의할 점…! 지문은 갑이고 본인의 배경지식은 을이에요.

지문의 내용과 본인의 배경지식이 충돌할 경우에는 반드시 지문의 내용을 따라야겠지요

2020학년도 9월 평가원, '점유자와 소유자는 다를 수 있다' 기억하시나요?)


이러한 독서 방법이 익숙해지면,

글쓴이의 어조와 단어 선택만 보고도 

앞으로 전개될 내용이나, 글의 주제 의식,

심지어는 이 지문에서 출제될 추론 문항의 테마 등을 신속하게 잡아낼 수 있답니다.


재작년 수능 지문, 북학파와 18세기 청나라의 명과 암에 대한 지문을 예시로 들어 볼게요.

(실제 시험장에서는 이런 내용을 다 쓰거나 하지는 않아요. 시간이 없으니까요)



(가)에서는, 북학론의 정의(청나라의 문물제도를 수용하자!)를 머릿속에 넣어 두고

 박제가, 이덕무 두 북학파 학자들이 청의 현실을 어떻게 다르게 받아들였는지에 집중해서 글을 읽었어요.

 박제가는 - 청나라 인정? 어 인정 // 명나라 의리 껒~ 망한나라 삼년상 언제까지 할래~

 이덕무는 - 청나라 문물 좋긴 하지 // 근데 백성들을 위한 건 아니던데? // 근데 오랑캐놈들 변발 전족 한 거 보소. 명나라 그립지 않냐? (태세전환보소)


(나)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무엇인가요? ... 이건 어쩌면 영어 강사님들이 더 잘 대답하실 수도 있어요

 저는 두번째 문단 처음에 나오는 '그러나'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ㅋㅋㅋㅋ

 이 '그러나' 앞과 뒤로 내용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1문단에서는 18세기 후반 청나라의 경제 발전을 (상인조직 발전, 신용기관 확대, 은 유입)

 2문단에서는 청나라의 번영의 그늘에 뿌려진 위기의 씨앗 (세모 표시했어요) 을 말하고 있죠.


 이렇게 분석하면, 굳이 문제를 보지 않아도

 '16번에서는 (가)와 (나)의 서술상 특징을 물어보겠군'이라는 생각이 들지요.

 이런 식으로, 글을 읽을 때 단순한 수용자의 입장에서 읽지 않고

 앗 북학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의했잖아! 앗 두 명의 학자의 의견을 대조하고 있잖아!

 '그러나'라는 단어 앞뒤로 내용이 반전되잖아! 이런 식으로

 글쓴이가 글의 내용을 전개하는 방식을 파악하면서 글을 읽으면

 훨씬 수월하게 글을 독해할 수 있어요.




... 국어에 대해서 오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은 일단 여기까지에요.^^


오늘 올려드린 내용은 국어 접근법에 대한 총론에 해당하고,

각론으로 들어가면야


(1) 시간 분배법

(2) 비문학 접근법: 주제 파악 문제인가? / 지엽적인 사실 관계 파악인가?

(3) 추론 문항: 무엇이 합리적 추론이고, 무엇이 비약인가? 삐약삐약

(4) 문학 접근법: 처음 보는 고전 시가 당황하지 않고 읽어내기

(5) 평가원이 사랑하는 선지 구성 용어들 (통시적 나열, 시각적 이미지, 비교/대조, 성찰, …) 

  ( => 저 현역때는 이성권 선생님이 이 부분을 정말 잘 가르치셨어요

  아직도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강의 올려주시는 거 보면 고등학교 때로 돌아간 느낌... ^^)


이런 다양한 내용들이 있겠지만,


이 부분들은 이미 많은 강사님들께서 훨씬 자세하게 cover하고 계시니까...!

굳이 여기서 또 다시 언급해서 여러분들 귀를 어지럽히진 않을게요.



생각보다 별로 대단한 내용이 없어서 죄송해요 ㅠㅠ

하지만 누가 그랬다잖아요,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 정말 없는 것 같아요.


저 원포인트 레슨을 받고 나서, 저도 바로 성적이 확 오른 게 아니라

그날부터 꾸준히 주말마다 국어 기출이나 실모 1회씩은 거르지 않고 꼭 풀어보려고 노력했고

이후부터 점점, 글이 머릿속에서 튕겨나가지 않고 즐겁게 읽어들여지는 경험을 했어요.

그 뒤로 국어가 속을 썩이는 일은 (거의) 없었어요!




아, 제 국어를 치료해 준 그 남자애는 어떻게 됐느냐구요?

안물어봤다구여? 죄송해여

보답으로 아기 낳아줬어여^^...



밤 되니까 또 이상한 소리 하네요, 얼른 자야겠어요

수험생 여러분들도 내일 열공하셔요~!!


+) 앗 이게 뭐라고 공지까지 올라간거죠...?? 감사합니다ㅠㅠ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영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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