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맥주 [1088100] · MS 2021 · 쪽지

2022-03-29 22:52:58
조회수 15,574

제가 6월 모의고사 응시하려는 이유는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5856630

* 선 3줄요약

1. 내기 or 재미로 응시하는 거 아니에요...!

2. 고등학교 후배 아가들이랑 약속한 거에요

3. 수능은 안봐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번에 제가 6월 모의고사에 응시하는 이유에 대해서 

살짝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서 글 남겨보아요!

예전에 댓글로 간단하게만 적었더니

내기삼아? 재미로...? 시험보러 가는 것처럼 오해가 생겨서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절대 재미로 시험보러 가는 거 아니에요!!

예전에 저도 그랬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이 걸린 시험인데 

어떻게 재미로 보러 가겠어요...! 남들 민폐끼칠 일 있나요 ㅠㅠ



이전에 한 번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사실은 제가 수험생들 고민상담 해 주는 일을 워낙 좋아하는 바람에

아직도 모교에서 알음알음 잊지 않고 연락해 주는 아가들이 있어요.

12월에는 수능 끝나고 나서 후배들 우는 거 보고 멘탈이 터져버려서

올해는 나도 같이 열심히 공부해 줘야겠다! 생각하고 메가패스를 질렀었죠!

(https://orbi.kr/00041222498)



그러고 나서 2월쯤, 정시 발표까지 끝나고 난 다음에

이제 새롭게 고3 올라온 현역 아가들이랑, 재수/N수하기로 마음을 먹은 아가들이

다시 저랑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길래 잠깐 모이는 시간을 가졌었어요.



사실 그때는 제가 나서서 무언가를 이야기하기보다는

앞서 고3 1년을 보낸 친구들이, 현역 아가들한테 작년 한 해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면서

어떤 부분들이 아쉬웠는지, 다시 고3으로 돌아간다면 // 또는 올해 새롭게 수능을 준비하면서는

작년에 잘못했던 어떤 것들을 고쳐 나가면서 수험생활에 임하려는지 

그런 걸 전수해 주기를 바랬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한자리에 모여 보니, 고3 현역아가들 중에서는

(절대 모두 다 그랬다는 게 아니라요!! 몇몇 친구들만... 안타깝게도...)


- 재수생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면서, 이전 모의고사 성적보다 수능 때 무조건 성적이 오를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가지고 있거나 (그렇다고 마땅히 열심히 커리를 돌리고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ㅠㅠ)

- 아니면, 아직 수능은 200일도 넘게 남았는데 벌써부터 

올해는 원하는 대학(주로 부모님이 원하시는 대학...)에 갈 성적이 나올 자신이 없으니

그냥 D-600으로 바꿔 놓고 내년 수능이나 노리겠다는 자조적인 친구들이 있었구요



또 반대로, 그날 모였던 재수생 친구들은

다 작년에 제가 한두 번씩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이 있는, 성실하고 공부 잘 하는 아가들이고

단지 더 높은 꿈이 있기 때문에 1년 더 도전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도

그 사이에 주변 친구들이나 부모님들한테 무슨 구박을 받았었는지

엄청 기죽은 모습을 하고 나타나는 거에요

(실제로 그 중에 제가 참 아끼는 아가 하나는, 이번에 3수를 도전하는데

재수학원을 등록하러 가는 내내 어머니가 계속 3수하는 건 비밀로 해야 된다고, 

다른 엄마들이 알면 부끄러워서 밖에를 못 나간다고 그러셨대요

저는, 그런 이야기 들을 때마다 속이 꽉 막히는 느낌이에요...ㅠㅠ)



그래서 너무 안타까워서, 아가들이랑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말로만 하지 말고, 실제로 고생길을 같이 걸어 보자는 생각에서 

올해는 본격적으로 수능 공부를 함께 할 생각을 하게 된 것이에요

그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줬었네요


- 올해 다시 도전하기로 한 친구들, 부모님들이 뭐라고 말하시든 

언니/누나는 너희들이 올 한 해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먹어 주어서 너무 고맙구

다만 주변에서 '그냥 붙은 대로 다니지 그러냐, 

고3 때 떨어졌으면, 재수 때 떨어졌으면 이미 늦은 거다' 이러는 모양인데 

공부에 늦은 나이가 있는지 없는지, 언니가 보여 줄 테니까 한번 같이 해 보자.


- 그리고 고2 아가들이랑 같이 수능 보겠다고 하는 현역 친구들! ㅎㅎ

설마 진심으로 하는 얘기는 아니지...? 9개월이면 엄청나게 긴 시간이다. 

벚꽃도 피었다 져야 하고, 여름 더위도 견뎌야 하고, 가을 찬바람도 불어야 비로소 수능날이 오는 건데 

올해 수능 때까지 준비가 안 된 사람이 내년이라고 준비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이 중에서 언니/누나보다 공부할 시간이 없는 사람은 없을 거다. 

언니는 일도 해야 하고, 집에서 애기도 봐야 하고, 정말 짬 날 때만 공부를 해야 하니까.

그러니까... 공부할 시간 없다는 얘기 하지 말고 우리 같이 열공하자.

언니보단 다들 잘 볼 수 있을 거야.



근데...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그냥 수능 '공부'를 하겠다는 거였는데

짓궂은 아가들이, 자꾸 6월에 학교로 시험 보러 오라고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교복 입고 오라고 하더라구요... 미쳤어...)

그래서 당연히 농담인 줄 알고 웃어넘겼는데



나중에 그날 만났던 아가들 몇 명한테서 

개인카톡으로 진지하게, 모의고사를 보러 와 주시면 안 되냐고 연락이 오더라구요

그 중에 한 아가의 말에 가슴이 찌릿했는데

부모님, 친구들, 누구도 자기 마음을 몰라 주는 외로운 싸움을 하는데

저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 같은 학교 안에서 시험을 보고 있으면

마음에 의지가 될 것 같아서... 부탁한다고 했어요

그렇다면 당연히 가야죠...! 비싼 사람도 아니고




그렇게 해서... 올해 팔자에 없던 모의고사를 보려고 마음먹게 된 거랍니다!

물론 직장이 있고 애기를 돌보는 사람이라, 

집안에 일이 있거나, 연차를 못 쓰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지만

어린 친구들이랑 한 약속이니까 꼭 지키려고 해요

(수능은 안 볼 거에요...! 밑천 다 드러나니까... ^^;;;)



절대 장난으로 응시하는 거 아니니깐...! 오해 없으시길 바라요

아참! 접수는 4월 4일부터니까, 독학생 분들은 잊지 마셔요


그럼 오늘도 열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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