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1098620] · MS 2021 · 쪽지

2022-03-14 21:29:41
조회수 4,526

일본 여성분이랑 데이트한 썰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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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 쓰고 반응이 별로 없어서 묻히는 줄 알았는데 뒤늦게 메인에 갔었네요..


각설하고


썰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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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카톡 아이디를 받은 후 저는 다시 회식 자리로 돌아왔어요. 당연히 술자리에 집중 될리가 없죠...



지금이라면 하루나 이틀 후에 연락해볼 것 같은데, 당시 저는 마음이 너무나 급해서 바로 카톡을 보냈어요. 



나이는 저보다 어렸고, 그녀의 이름은 수지(가명) 라고 하더군요. 




이름마저도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수지와 약속을 잡아보려 했지만 친구와 같이 여행을 왔기 때문에 조금 애매하다고 하더군요.


수지는 시간이 나면 바로 말하겠다는  여지를 주었고 저는 여기에 올인할 수 밖에 없었어요.



당시 수지의 숙소는 성신여대 입구 근처였는데 번호를 받은 다음 날이 마침 주말이어서 저는 성신여대 입구 근처에서 존버를 시작했습니다.


낭만적 운명론에 빠진 저는 영화 '어바웃 타임' 의 남자 주인공이 레이첼 맥아담스를 전시회에서 기다렸던 상황같다고 생각했어요. 


제 연애도 그 영화처럼 풀렸으면 좋겠다고 기대했죠.


하지만 여행이 바빴는지 그녀는 카톡을 3-4시간에 한번씩 보냈고


'아 이게 일본 여자가 연락을 잘 안한다는 이런건가..?' 생각했습니다.

(사실 연락 안되면 그냥 님들에게 관심 없는거일지도....)



그럼에도 저는 수지의 카톡이 너무나 절실했기에 카톡 알림음마저 켜놓고 수지를 기다렸어요.


그러던 중 카톡이왔습니다.




'오빠 저 이제 시간이 생겨서 오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 온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어요. 


저는 네이버에 '성신여대 입구 데이트' 를 검색했고 마침 눈에 딱 들어오는 칵테일바가 있었어요.


당시 제가 읽고 있던 청춘 예찬 이라는 수필이 있었는데 칵테일바 이름이 청춘 예찬 이더라구요.


뭔가 운명같고 이 집이 저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것 같아서 이 곳에서 수지를 보기로 했어요.




하루만에 만난 수지는 여전히 아름다웠어요. 


저는 키가 큰 편인데 수지도 키가 꽤나 커서 같이 나란히 걷자, 살짝 긴장이 되었어요.


저는 전혀 긴장하지 않은 척, 어른스러운 척 수지에게 알아본 가게가 있다며 이끌었고


초행길이었지만 네이버 지도를 예습하고 복습한 덕에


저희는 순조롭게 술집에 들어왔어요.


분위기가 참 예쁜 술집이었는데, 제 눈에는 수지가 더 예쁘게 보였어요. 




수지는 피치 크러쉬를 주문했고 저는 도화라는 칵테일을 주문했어요.

(아직까지도 제가 가장 좋아한는 칵테일입니다.)



칵테일이 나와서 맛을 보니 너무 맛있길래 


수지에게 바꿔 먹어보자고 마음에 들면 이거 마시라며 칵테일을 바꿔 마시는 스윗한 매너까지 발휘했습니다. 



평소에 이 일 저 일 호기심이 많은 저는 일본 사람과의 첫 데이트가 너무 신기해서


이것 저것 물어봤어요. 일본에서는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냐부터 시작해서 수지의 이상형이 무엇인지까지요.


수지는 평범한 일본의 대학생이었고 오사카의 스타벅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있었어요. 


오사카 스타벅스에 한국 손님이 많기 때문에 한국어를 할 줄 알아야 한다더군요. 



사실 수지를 만나기 몇 달 전에 그곳에 갔었는데 


저는 마주칠수도 있었겠다며, 이건 운명 아니냐며 오사카에서 받았던 스벅 쿠폰을 보여줬어요.



수지는 정말 신기하다며 환하게 웃어주었어요. 


수지가 웃자 칵테일 이름처럼 마치 복숭아꽃이 피는 느낌이었어요.


'와... 이게 일본 여자의 리액션인가..?' 


사실 국적이 뭐가 중요했겠어요, 그냥 수지가 그런 밝은 사람이었던 거겠죠.


하지만 당시 저는 소위 말하는 '스시녀'에 대한 환상이 있었고 그 때문인지 수지가 점점 더 좋아졌어요.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하던 중 가게 음악으로 눈의 꽃 일본어 커버 버전이 들려왔어요.


아마 사장님이 저희 대화를 들으시고 틀어준 듯 하였어요. (사장님 감사합니다)



수지는 너무 신기하다며 여기 오길 잘했다구,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저에게 고맙다고 했어요.




그렇게 시간이 무르익어 계산을 하고 나오려는데 수지는 한사코 더치페이를 해야한다며


일본 특유의 일상 언어에 섞인 영어로 No! 를 얘기했어요. 


저는 수지에게 네가 여행온 거니까 좋은 기억을 선물해주고 싶다.


내가 계산하게 해 달라 사정사정해서 겨우 더치페이에서 벗어났어요. 


콩깎지에 제대로 씌인 저는 수지의 이런 모습까지도 금세 좋아하게 되었어요.


저는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수지가 보고싶었어요.




나: 이거 내가 산 거 좀 그러면 내일은 수지가 계산할래?   




수지: (웃으며) 좋아요 오빠. 그럼 내일 여행 하고 나서 상황 봐서 오늘처럼 다시 연락할게요.






(3탄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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