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참가작) 편견이라는 감옥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5398609
나에게 인생에서 가장 큰 깨달음은 ‘편견’이다.
무수한 사람들은 편견 속에서 살아간다. 고등학교와 삼수를 할 때도, 대학 교수님들과 면담을 할 때도, 친구들과 정치적인 이야기를 할 때도 나는 편견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세상 속에 빠져서 살아간다.
콜롬버스가 아메리카를 탐사하기 전까지만 해도, 세상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머나먼 대서양을 건너가면 결국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구는 그저 있는 그대로 둥글게 생겼다. 하지만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할 것이라는 편견에 빠져 살았었기에, 그 편견을 부수고 직접 항해를 한 콜롬버스가 최초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
갈릴레오가 지구가 둥글다고 주장했을 때, 당시 사람들은 그를 신성모독자로 여겼다. 우리는 우주의 중심이며, 그 중심은 평평한 지구를 기준으로 우주의 모든 천체가 움직인다고 여겼었다. 그런 편견 속에 빠져 살던 사람들에게, 갈릴레오는 이단이었고 충격과 공포였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 보다는, 그들의 세계관에 충격을 준 갈릴레오를 증오했었다.
나는 고등학교부터 삼수까지, 수많은 수험생들을 만났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자신의 성적,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었고 나도 그런 수험생이었다. 고등학교 내내 수학은 5등급을 왔다갔다 했었고, 아무리 공부를 해도 나아질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냥 포기할까, 성적은 아무리 공부해도 잘 변하지 않는다는 편견에 빠졌다.
그런데 그토록 많은 수험생들이 좌절과 정체를 겪고 있을 때, 자신있는 과목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친구들도 많이 보았다. 특히 나는 수학을 못했기에 수학과 과학 탐구를 잘하는 학생들을 항상 부러워했고, 그들의 비결이 뭔지 항상 궁금했었다.
어느 날 그들과 나의 큰 차이점을 발견했었다. 그들은 시험지를 받고 나서 공부하지 않았다. 시험지를 받기 전, 여러 가지 유형의 문제를 미리 풀었었고 그 풀이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담금질하고 있었다. 제련된 날카로운 칼로 음식을 자르듯이, 시험지를 보고 정교하고 날카롭게 문제를 풀어 나갔다.
나는 여지껏 나의 방식대로, 나의 세계관에 갇혀서 공부하고 있었다. 항상 시험지를 보고 나면 시험을 치는 동안 공부하기 바빴고, 그 친구들처럼 미리 다양한 유형들을 준비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나도 공부 방법에 있어서 나만의 세계관에서, 나의 편견 속에서만 공부했었구나!
그래서 난 그들을 따라해보기 시작했다. 나의 관습을 깨고, 그들의 세계관을 받아들이고 생각의 넓이를 더 키웠다. 그러다보니 정말 자연스럽게 성적이 차차 오르기 시작했다. 시험지를 보고 공부하는 시간은 줄었고, 반대로 문제를 보고 빠르게 푸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완전하게 새로운 세계관에 적응한 나는 결국 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혹시 이 세상의 진리도 마치 지구처럼 둥글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세상은 그저 있는 그대로 존재할 것이다. 인간이 오랜 역사에서 수많은 편견을 깨부수면서 더 넓은 세계관을 가질수록 우리는 이 세상의 온전한 모습을 통해 한 발자국씩 나아갔다.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정치적 이념이 되었건, 자신의 학문 분야가 되었건, 또는 직장에서 일하는 방식이 되었든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편견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저 누구는 좀 더 넓은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있는 그대로, 또는 누구는 좁게 바라보고 그것이 세상의 전부인줄 착각할 뿐이다.
고등학교에서 만났던 대학원생 선배는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었다. “말은 제주도로 가고 사람을 서울로 가라는 말이 있듯이, 너는 서울의 종합 대학에 가서 경제, 정치, 역사, 문학 등등 너는 공대생이지만 이렇게 다양한 친구들과 교류하고 다양한 체험을 해야한다” 나는 여지껏 이 말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삼수를 마치고, 많은 수험생들이 여전히 자신의 편견 속에서 끊임없는 쳇바퀴를 도는 것을 본다. 그래서 나는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들의 편견을 부수고, 더 성장하고 성적이 오를 수 있게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끔. 다행스럽게도 반응은 좋았고, 많은 학생들은 내 책을 읽고 세상에 대한 인식을 넓힐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대학생이 되어 성인으로서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편견이 존재한다고 느낀다. 나에게도 상대방에게도. 마치 사람은 작은 우주와도 같고, 각자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그 우주를 키운다. 나와 전혀 다른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나와 상대방의 우주는 서로를 감싸 안고 접촉한다. 그리고 결국 각자의 우주는 더 크게 팽창하고, 점점 세상의 본질 그대로에 가까이 간다.
우리의 사회가 갈등과 분열이 심한 이유도, 각자 이런 편견이 너무나도 견고하고 딱딱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기에 나는 오랫동안 글을 연재해왔다. 우리는 편견에 빠져있고, 그 편견에서 벗어나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더 제대로 보기 위해서 스스로의 세계관, 소우주를 키워야 한다고.
이 깨달음은 앞으로 내가 공부를 하고 세상을 경험하면서 계속 경종을 울려줄 것이다. 내가 만약 성공한다 하더라도, 나의 성공방법은 단지 여러 방법 중 한 가지이며, 또 시대가 바뀌게 되면 당연히 성공을 위한 방법도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나의 편견을 조심하며 살게 되었고, 스스로를 항상 돌아보는 버릇이 생겼다. 먼 훗날 나의 우주가 진정한 우주까지 뻗어가길 기대하며.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