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 만들기’에 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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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 만들기>는 주지하다시피 애나 소로킨(a.k.a. 애나 델비)이라는 실존 인물의 일화에 일정 부분 상상력이 가미되어 만들어진 드라마이다. 그냥 즐기면서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 드라마는 미묘하게도 비비안이라는 언론인의 취재 과정을 외피로 하고 있다.
애나에 대한 기사로 특종을 터뜨리고 아이를 낳은 후에 비비안은 애나에 대한 기사들이 ‘진짜 이야기(real story)’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녀의 남편은 그러면 진짜 이야기가 무엇이냐고 묻지만, 비비안은 그 질문에 답할 수 없었고 결국 그녀는 독일로 날아가 ‘진짜 이야기’를 마저 파헤치고자 한다.
독일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끝끝내 찾지 못한 비비안의 모습과, 열정적으로 애나에 대한 변론을 펼치는 변호사 토드의 모습이 병렬되는 드라마의 후반부는 제작진의 조심스러움과 곤혹스러움을 일정 부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가 애나를 소비하는 양태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회피하고자 하는 욕망은 선을 넘어서까지 취재에 열중하는 비비안을 낳았고, 애나에 대한 단죄를 유보하고자 하는 시각은 클리셰에 가까운 열정적인 변호사인 토드를 낳았을 것이다. 그러나 텍스트가 선제적으로 텍스트 외부의 공격에 대응하고자 할 때 그 시도는 항상 실패일수밖에 없다. 드라마의 엔딩은 실수이다.
애나 만들기는 무엇보다도 욕망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욕망에 충실한 인간 군상을 그리면서도 정치적 올바름의 요청에 복무하고자 한 점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이 점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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