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침착하게 [432230] · MS 2012 · 쪽지

2014-11-24 20: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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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 문학 - 한석원전 (1부~5부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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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원전 ¶

 

 

메가스터디에서 한 수험생이 허생전을 패러디한 한석원전을 올린적이 있다.아래는 전문.

 

 

 

한석원은 깊은생각에 살았다. 곧장 강의를 해주면, 수업 뒤에 감사하다는 학생들도 듣지못했고, 깊은생각 학원은 장사가 안돼서 학원 창문을 열었는데, 다섯 평에 건물은 추위를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한석원은 가르치는 것만을 좋아하고, 그의 동생이 서점에서 책을 써서 생활비를 댔다.

하루는 그의 동생이 몹시 배가 고파서 짜증 섞인 소리로 말했다.

“형님은 평생 돈을 벌 생각을 하지 않으니, 아이들을 가르쳐 무엇합니까?”

한석원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익숙히 깨치지 못하였소.”

“그럼 메가스터디에 인강선생이 되어 볼 순 없을까요?”

“요망한 박승동이 독점하고 있는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이투스에 들어가면 안되나요?”

“내가 한석현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니 어찌하겠소?”

 

 

동생은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메가스터디에도 못 들어가겠다, 이투스에도 못들어가겠다, 인강사이트는 직접 못 만드시나요?” 석원은 읽던 책에 자를 끼워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우리학원이 강남에서 최고 학원이 되어야 하는데, 인제 요망한 메가스터디에게 다 빼앗기다니...”

하고 휙 문 밖으로 나가 버렸다.

한석원은 학원가에서 서로 알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대치동으로 나가서 길거리의 수험생을 붙들고 물었다.

“누가 대치동에서 제일 가는 강사요?”

메가스터디 손씨를 말해주는 이가 있어서, 분하지만 한석원이 곧 손씨의 집을 찾아갔다. 한석원은 손씨를 대하여 길게 인사하고 말했다.

 

 

“내가 학원이 가난하여 무얼 좀 해 보려고 하니, 1억원만 대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손씨는 “그러시오.”하고 당장 1억원을 내주었다. 한석원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버렸다. 손씨의 학원 강사들이 한석원을 보니 폐인이었다. 추리닝바지의 끝단이 헐어 너덜너덜하고, 슬리퍼의 바닥이 다 닳았으며, 다빠져버린 대머리에 허름한 티셔츠를 걸치고, 입에서 독한 담배냄새가 났다.

한석원이 나가자,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이를 아시나요?”

“모르지.”

“아니, 이제 하루 아침에,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1억원을 그냥 내던져 버리고 성명도 묻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손씨가 말하는 것이었다.

“이건 너희들이 알 바 아니다. 대체로 남한테 무엇을 얻으려 오는 학원 강사들은 으레 자기 강사경력을 대단히 선전하고, 강의 내용을 많이 아는 것을 자랑하면서도 개념을 짚지 못하고, 답안지에 중언부언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저 객은 형색은 허술하지만, 논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요건을 일목요연하게 서술하며, 개념을 설명하는데 오류가 없는 것으로 보아, 돈을 벌지 않아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 보겠다는 일이 작을 일이 아닐 것이매,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안 주면 모르되, 이왕 1억원을 주는 바에 성명을 물어 무엇하겠느냐?”

 

 

 

한석원은 1억원을 입수하자, 다시 자기 학원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노량진 학원가 앞으로 갔다. 학원가 앞은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과 마주치는 곳이자, 온갖 학원과 독서실의 길목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기본강의 개념강의며 심화특강 문제풀이강의 등의 교재를 모조리 두 배의 값으로 사들였다. 한석원이 교재를 몽땅 쓸었기 때문에 수강생들이 진도를 못 나갈 형편에 이르렀다. 얼마 안 가서, 한석원에게 두 배의 값으로 교재을 팔았던 수험생들이 도리어 열 배의 값을 주고 사 사게 되었다. 한석원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1억원으로 온갖 교재의 값을 좌우했으니, 학원계의 형편을 알 만하구나.”

그는 다시 번 돈을 가지고 인터넷을 순례하며 인강 강사들에 대한 악성루머를 퍼트리며 말했다.

“며칠이 지나면 모든 수험생들이 인강을 듣지 않을 것이다.”

한석원이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과연 인강을 듣지 않는 학생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석원은 재수생을 만나 말을 물었다.

“혹시 돈이 없어 수험생활에서 강의를 듣지 못하는 학생들이 모인 곳을 아는가?”

“있습지요, 전국 수험생 중 돈이 없어서 인터넷 강의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요.”

그는 대단히 기뻐하며,

“자네가 만약 나에게 그들이 많은 곳을 알려 준다면 함께 서울대 합격의 기쁨을 누릴 걸세.”

드디어 그는 인터넷에 접속해 돈이 없어 독학으로 공부한다는 학생들의 게시판을 보고나서 한석원은 게시판 수준보고 실망하여 말했다.

“학원을 다녀보지도 않았으니 무엇을 해 보겠는가? 인터넷이 잘 되어 있고 공부할려는 의지 가 있으니 단지 간단한 인강은 할 수 있겠구나."

“돈도 없는 독학생인데, 도대체 누구에게 인터넷 강의를 하신단 말씀이오?”

독학재수생의 말이었다.

“공짜라고 하면 수험생이 절로 모인다네, 돈이 들어가서 두렵지, 강의가 돈이 안드는데 근심할 것이 있겠나?”

이 때, 인터넷에 수천의 수능 돈없는 독학생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면학 분위기를 흐리고 길거리 여자들에게 찝쩍대나 좀처럼 근절되지 않았고, 돈없는 독학생들은 아직 모의고사가 400점도에 나오지 못해 배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한석원이 돈없는 독학생들을 찾아가서 우두머리를 달래었다.

 

 

“한 과목을 듣는다고 하면 한 시간에 몇 분씩 집중이 되는가?”

“한 강의당 30분 이내지요.”

“모두 애인이 있소?”

“없소.”

“원하는 대학이 있소?”

 

 

돈없는 독학생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애인이 있고 대학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괴롭게 장수생이 된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애인을 얻고, 명문대학을 다니고, 돈을 벌어 돈쓸 생각을 하지 않는가? 그럼 폐인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집에서는 사람 취급을 해줄 것이요, 밤늦게까지 술을 먹어도 카드값을 걱정 안 하고 길이 의식이 요족을 누릴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돈이 없어 못 붙을 뿐이지요.”

한석원은 웃으며 말했다.

 

 

“밤새도록 컴퓨터로 게임을 하고 야동을 다운받을 돈은 있으면서 어찌 돈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수 있소. 내일 당장 광화문으로 나와 보오, 용달에 실은 것이 모두 인강 교재를 실은 박스이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한석원이 돈없는 독학생들과 언약하고 내려가자, 그들은 모두 한석원을 미친 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독학생들이 광화문으로 나가 보았더니, 과연 한석원이 삼만권의 책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해서 한석원 앞에 줄지어 절했다.

“오직 본좌님의 지시를 따르겠소이다.”

“그렇다면 어디 너희들이 읽을 수 있는 대로 진도를 나가 보거라.”

 

 

한석원의 말이 떨어지자 독학생들은 앞을 다투어 교재에 줄을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강이 없으니 제 아무리 공부를 잘하는 놈일지라도 백 페이지를 마지 읽지 못했다.

“너희들, 기것 백 페이지도 못 읽으면서 무슨 수능대박을 노리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스터디를 하려고 해도, 인강이 없으니 성적이 오를 수 없다. 내가 티치미에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모두들 돌아가 티치미로 접속하도록 하여라.”

 

 

한석원의 말에 독학생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한석원은 몸소 이천 명이 3년 동안 공부할 무료강의를 준비하고 기다렸다. 독학생들이 빠짐없이 모두 접속했다. 한석원이 독학생들을 몽땅 쓸어 가서 학원가에 도강하는 일이 없었다.

 

 

그들은 시간을 쪼개어 스케줄을 짜고, 시간을 내어 티치미 강의를 공부했다. 시설이 우수하지는 않지만 무료강의라 그런지 부담이 없어서 잘 되어서, 수험생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다른 선생님들을 더 초빙해서 무료강의를 찍어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학원계에서 스타로 떠오른 그는 문제집을 출판하고 강남구청에서 강의를 하여 100억원을 벌게 되었다.

한석원이 탄식하면서,

 

 

“이제 유료화를 할 때가 되었구나.”

하고, 티치미 수강생을 모아 놓고 말했다.

 

 

“내가 처음에 너희들과 함께 이 티치미를 시작할 때엔 먼저 무료강의를 하며 평등한 기회를 누릴까 했었다. 그런데 이제 유료화를 하고 분점을 낼려하니, 나는 인제 여기를 떠나련다. 다만, 인강을 듣고나서 항상 인터넷 사이트에 추천 댓글을 달고, 한 해라도 먼저 대학 합격 사람이 후배들이 참고할 수 있게 티치미 광고를 남겨놓도록 하여라.”

 

 

티치미 유료화에 반대하는 아이피를 모조리 차단하면서,

“여기가 아니라도 다른 곳에서 티치미를 까겠지, 악플러는 사회에서도 용납할 곳이 없거늘, 하물며 이런 작은 동네에서랴!”

했다. 그리고 인강에 빠져버린 빠돌이들을 골라 모조리 함께 차단시키면서,

“강의에 의존하는 것은 막아야 하지.”했다.

 

 

한석원은 노량진 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난한 수험생들에게 몸 보신용 삼계탕을 쐈다. 그러고도 10억원이 남았다.

“이건 손씨에게 갚을 것이다.”

한석원이 찾아가 손씨를 보고

“나를 알아보시겠소?”

하고 묻자, 손씨는 놀라 말했다.

 

 

“당신의 안색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니, 혹시 1억원을 실패보지 않았소?”

한석원이 웃으며,

“돈에 의해 얼굴에 기름이 도는 것은 돈이나 밝히는 강사들 얼굴이오. 1억원이 어찌 합격을 가져다 주겠소?”

하고, 10억원을 손씨에게 내놓았다.

 

 

“내가 동생의 잔소리를 견디지 못하고 평등한 기회의 교육을 도중에 폐하고 말았으니, 당신에게 1억원을 빌렸던 것이 부끄럽소.”

손씨는 대경해서 일어나 절하여 사양하고, 연 10%의 비율에 의한 금원만 받겠노라 했다. 한석원이 잔뜩 역정을 내어,

“당신을 나를 요망한 장사치로 보는가?”

하고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 버렸다.

손씨는 가만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한석원이 대치동 깊은생각 들어갔고 한 학부모가 걸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손씨가 말을 걸었다.

 

 

“저 조그만 학원이 누구의 학원이오?”

“한석원 선생님의 학원이지요. 가난한 형편에 가르치기만 좋아하더니, 하루 아침에 돈벼락을 맞고 시방 동생하고 함께 운영했는데, 학원 분점까지 낸걸로 봐서는...”

신씨는 비로소 그의 성이 한씨라는 것을 알고 탄식하며 돌아갔다.

 

 

이튿날, 손씨는 돈을 모두 가지고 그 학원에 찾아가서 돌려주려 했으나, 한석원은 받지 않고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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