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한의 [489993] · MS 2014 · 쪽지

2014-11-16 13:21:00
조회수 5,892

한의학 칼럼03) 내가 한의대에 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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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동신대 한의대 한의한의입니다. 지금까지 한의학칼럼이라는 제목으로 총 2편의
글을 작성하였는데요, 이번 칼럼은 한의학 관련이라기 보다는 제가 어떠한 이유로 한의대 왔는지에 관한
내용이라서 엄밀히 말하면 한의대생 이야기라고 해야겠네요^^;

 이제 수능이 끝났고, 원서철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작년 원서기간 동안 했던 고민들이 한의대에 관심이 있으시고, 더 나아가 한의대에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수험생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글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자연과학대에서 한의대로 반수한 학생이라 본문에서 자연과학대학과 의료계열대학과의 비교가 부득이하게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자연과학대학 재학생&졸업생입장에서는
좀 언짢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점에 대해서는 미리 사과를 드립니다. 그럼 바로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한의대에 입학하기 전까지

 

 예전에 저는 의료인을 꿈꿔왔었고, 아버지께서
서양보다는 전통성을 유지·발전하고 있는 한의학에 대해 우호적인 분이라 자연스럽게 한의사를 꿈꾸었기도 했었지만, 그것은
초등학생 때의 일이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진학하고 고3이 되어
제 성적(당시 4~5등급)으로
현실을 바라보니 의료계열 학교들은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었고, 그래서 그냥 취직이 잘된다하는 기계공학과나
가야지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동기부여 없이 수험생활을 지내다 보니 공부는 더더욱 안하게 되어 결국
기계공학과도 못 갈 성적이 나와서 결국 재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재수생활을 하면서 생명과학의 매력에 갑자기 이끌리게 되어 생명과학연구자를
꿈꾼채로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계열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좀 아쉽기도 했었지만 그래도 만족하고 다녔는데, 동기들은 연구를 꿈꾸기 보다는 취직을 많이 원하는 상황이였고, 선배들을
보면 미트,피트를 쳐서 의전이나 약대로 빠지거나, 공대전공을
복수전공하여 결국 취직을 하는 것을 보고 학교에 대한 회의감과 혼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순수학문
연구를 할려면 학사학위만으로 부족하여 석·박사까지 취득하는데 생명과학 쪽은 그렇게 십여년을 학문공부에 투자한 전문인력들에게 대한 합당한 보수를
제공해주지 않는 실정이여서 결국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 않더라도 생명과학연구자의 꿈은 그대로였고, 여러가지 고민을 한 끝에 최종적으로 의료인을 목표로 하게되었습니다.

 

2. 의료인을 선택한 이유

 

1) 금전적인 면

a. 자연과학부를 졸업했을
경우 학부 4+군대 2+석박사 보통 4년이상이니 총 10년이상이
걸립니다

b. 의과대학을 졸업했을
경우 학부 6+군의관 3+수련의 5년 총 14년이
걸립니다.

c. 한의과대학을 졸업했을
경우 학부 6+공보의 3
9년이 걸립니다.

위에서 보듯이 자연과학대학이나 의료계열대학이나 실질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는 큰 차이가 없는데, 그에 대한 보수는 의료계열 출신자가 자연과학자를 압도하는 실정이라
의료계열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자연과학대 출신이 돈을 적게 벌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는 자연과학 연구원들이 합당한 보수를 못 받는다고 생각되어서 반수를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2) ‘임상에의 적용이라는 배타적 권한의 유무

 수많은 생명과학 연구가 존재하는데,
중에서 상당수가 의학과 연관성이 깊습니다. 그리고 의학의 최종목표는 임상에의
적용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법적으로 의료인만이 임상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타적 권한을 부여 받았기에 연구를 생각한다 할지라도 의료계열이
더 좋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연구성과의 임상적용은 보통 서양의학(어차피 모든 의학은 다 의학이지만 편의상한의학과 구분짓게 서양의학이라고 명명하겠습니다)에서 하는데, 그러면 한의사는 그러한 연구와는 무관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현대자연과학이 한의학보다 서양의학과 연관성이 많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연관성이 많다고 해서 자연과학의 성과물을 서양의학에게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의학도 충분히 가능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고, 자연과학적 연구들로
현재 많은 성과물을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의학을 자연과학이라는 Tool로 해석하는 것도 연구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런
활동을 현대사회에서 많이 요구하고 있으므로 한의학도 자연과학과의 연관성은 떼어놓을 수는 없습니다.

 

3) 연구활동 시 받는 우대와 더 많은 기회들

 2)에서 말한듯이 의료인들은 배타적 권한이 있고, 무엇보다 의학을 전공한 전문인력이므로 연구활동시 타학문 전공자보다 우대를 받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실제 예시를 보여드리자면, 채용공고의
우대조건에는 한의사면허 소지자, 임상연구 유경험자, 전문의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전남분원 유치사업을 진행 중이신 우리학교 교수님께
여쭤보니, 한의사로써 연구에 임하면 지시사항대로 연구를 수행하기보다는 직접 연구를 설계·지시하는 고위
연구원으로써 시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타학문 전공자보다 더 많은 우대와 기회를 부여받습니다.

 그렇지만 애초에 연구원 양성을 위해 세워진 이공계 대학 출신보다는 연구수행능력
향상의 기회가 의료계열대학이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의료계열에서 연구 쪽을 꿈꾸면 추가적으로
대학원 가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대학원
진학시에서도 의료인은 좀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습니다. 예를 들면, 의료 연구자를 양성하기 위해 세워진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서는
오직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만 입학을 받습니다.

 

3. 한의대 입학 과정과 입학

 

 지금까지 설명드린 것처럼 저는 애초에 연구직을 꿈꾸고 있었기에 이렇게 여러
정보들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의대, 한의대, 수의대 진학을 하기로 결론지었습니다.

a. 의과대학 진학시 : 한의과대학보다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더 늦지만, 임상활동시에 페이시장은
좀 더 안정적입니다. 그러나 단점은 임상의로써 활동시 연구활동을 병행하기에는 너무 바쁘다는 점입니다.

b. 한의과대학 진학시 : 의과대학보다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더 빠른게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의과대학 출신 의사보다 개인시간이 좀 더 보장되는 편이라 연구활동을 병행하기에는 좀더 유리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의사로써 임상활동과 연구활동(이라고 해봤자 큰 연구는 아니고 연구준비단계, 임상사례보고 수준일 것이라고 생각은 듭니다)을 병행하다가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면 연구활동에 완전히 임할려고 생각 중 입니다.

c. 수의과대학 진학시 : 의대, 한의대 보다는 수입,우대는
좀 덜하지만, 그래도 자연과학대학보다는  좀 더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라이센스가 나오고 연구말고도 임상 쪽도 길이 있는 등 좀 더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큰 포부를 지니고 한의대에 입학하게 되었고, 앞으로의 계획은 한의대 졸업 후 의과학대학원이나 생명공학대학원을 진학하여 연구자로써의 소질을 닦은 다음 임상과
연구를 병행하다가 최종적으로는 연구원으로 활동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런 목표달성을 위해 개인적으로
몇 가지 활동을 하였는데 참고하시라고 아래에 적어봅니다.

 

-추가적인 과학공부

 동신대 한의대의 커리큘럼을 천천히 살펴보니 자연과학 쪽 대학원을 진학하기에는
학부적 지식이 약간 모자르다고 생각이 들어서 추가적인 과학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공부 커리큘럼은 이공계
최고의 학교들인 카이스트 생명과학대, 서울대 생명과학대 사이트에 들어가서 커리큘럼을 천천히 다 살핀
, 한의대 커리큘럼과 중복되는 것들을 지우고 나니 남은게 아래와 같습니다.

일반생명과학 → 미생물학/세포생물학
유전학/동물생리학/식물생리학 → 분자생물학 → 발생생물학
진화생물학/바이러스학/생명공학/신경생물학 + 줄기세포학, 실험동물학

(화살표는 학부생 커리큘럼상 1학기 마다 끊기 위해 표시했고, 마지막 +로 되어있는 두 과목은 카이스트에서 따로 배우는 과목입니다.)

 한의대의 많은 공부량을 고려해보니, 욕심부리지
말고 1년에 한,두권씩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할려고 합니다. 저 많은 과목들 중에서 어떤 것을 택해야 하는지가 고민이지만, 일단
우선적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일반생명과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연구인턴

 연구원의 생활이 항상 궁금했었는데, 마침
동신한의 학술위원회에서 여름방학 연구참여 프로그램을 만들었길래 바로 참여해서 연구참관 및 보조연구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연구기회를 주셔서 직접 연구 설계 및 수행도 해보았습니다. 그렇게
나름 활동적이게 여름방학을 보낸 뒤 교수님께서 보조연구원을 제안하셔서 현재 경혈학 교실에서 보조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보조연구원이라 연구에 직접 참여는 못하지만, 그래도 옆에서 연구하는
것을 보조해드리고 연구데이터 정리 및 청소 등을 한답니다.

연구원은 일하는게 힘들다고 많이 들어서 되게 연구보조하는 것이 힘들거라 예상했었지만, 오히려 일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습니다. 연구에서는 그 노동의 강도가
쎄기보다는 반복적인 일을 계속하는 것이 생각보다 정신적인 부담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말단연구원부터
시작하는게 아닌 어느 정도 위치가 보장되는 한의대에 다니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4. 마치며

 수험생 분들을 보면, 많은 분들이
자기 진로에 대한 고민은 뒤로한채 그냥 성적에 맞춰서 학과를 선택해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대학교 공부가
인생 전체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진로에 있어서는 크게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니 남은 원서기간
동안 자신 진로에 대해 좀 더 깊은 고민을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현재 저는 글의 분위기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한의대에 다니는 것에 너무
만족 중입니다. 그만큼 많은 고민 끝에 결정한 학과라서 더 저한테 잘 맞고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원서기간 동안 잘 선택하셔서 후회 없는 결정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

 

[자료출처]

한국한의학연구원
홈페이지 채용공고

카이스트 생명과학대
커리큘럼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대
커리큘럼

동신대학교 한의과대학
나창수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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