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독학생 분들께, 그리고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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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포함한 모든 독재생 여러분 모두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심지어 집독학,도서관독학생 분들은 얼마나 고생 많으셨습니까...
대학으로 간 친구들은 이미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고,
재수한다는 친구들은 재수학원 가서 시간관리며, 입시컨설팅까지 다 해주는데 나만 뒤에 받쳐주는 것이 없다는 기분...홀로 헤쳐나가야 한다는 압박..."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떻습니까
열심히 해왔고, 결국 마침표를 찍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혼자 1여년을 견뎌온 것만으로도 여러분들은 이미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앞으로 무엇을 하게 되던 이 과정은 여러분에게 아주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내일 수능일은, 크게 본다면 그저 재수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하루일 뿐입니다. 여러분들과 제가 참아온 그 하루하루들 말입니다.
마지막이 되면서 갑자기 주위를 돌아보게 됩니다.
나무들은 언제 저렇게 물들었는지, 낙엽은 왜이리 많은지...제게 바깥 세상은 뒷전이었나 봅니다.
우리 부모님은 언제 저렇게 나이가 드신 건지, 말없이 초콜릿을 건네는 내 동생들은 벌써 왜이리 컸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주위엔 알고 보면 "사람들"이 있었네요.
그냥저냥 버티며 지내온 줄 알았는데, 이런 것들조차 신경쓰지 못할 만큼, 어쩌면 우리에겐 큰 일이었나 봅니다.
여러분이 어떻게 시작했건, 어떤 과정을 보냈건, 자신의 목표를 위해, 꿈을 위해 도전한 여러분은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하루하루 그렇게 인내심을 쌓아온 여러분들이라면, 그 수백일을 견뎌온 여러분들이라면 내일 하루 가지고 마음 약해질 필요 없습니다.
아쉽나요?
이것 저것 끝내지 못하고, 더 성적 올리지 못해서 아쉽나요?
저도 너무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끄럽지는 않습니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보았을 때, 부끄럽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것으로 이미 성공한 것입니다.
제가 재수 초기에 가장 죄책감과 절망감에 시달렸던 이유는 고3생활이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니까요. 대학에 가도 작은 일에 무너지진 않았을까 싶네요.
삼수,+1수....우리에게 큰 압박이 될 수 있습니다.
(전 이번에 망하면 일하면서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ㅠㅠ)
하지만 우리가 마음만 담담하게 가진다면 시험 잘 보게 될겁니다.
그런데 '잘 보는 것'은 무엇일까요?
잘보는 것은 실수 없이 내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행을 바랄 것이라면 우리가 1년을 그렇게 보낼 필요는 없었어요.
1년간 열심히 해온 여러분들에게 묻습니다.
그 때 기억될 여러분의 독학 생활은 어떨까요?
나의 멋진 지난 날들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모두
그동안 고생했던 자신에게 칭찬해주세요. 수고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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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집독재,도서관독재로 버텨오다 항상 100여일 남아있는거 같았던 수능이 어느새 문앞에왔네요 ㅠㅠ 사실 불굴의 의지로 13~14시간씩 하지 못했지만 나름의 열정을가지고 꾸준히 달려왔다는것에 대해 제 자신에게 칭찬을 보내고 싶네요 ㅠㅠ 처음으로 제 인생에서 주체적으로 1년동안 독학을 하기로 결정한 자체부터 자신의 열정을 믿고 인내해 왔던것에대해 결과를 떠나서 한층 성장할수 있었던것 같아요 1년 노력이 하루에 결정된다는게 굉장히 두렵지만 신이 있다면 제 노력과 저를 응원해준분들의 사랑을 무시할 수 없기에 노력한 만큼에 결과는 주실거라고 믿어요 ㅠㅠ 독학생분들.. 다들 저와 같은 고통을 겪으며 같은 시간을 공유했다는것에 대해 연대를 느낍니다 하루종일을 침묵속에서 오직 내면의 자아와 소통하며 이겨낸 독학생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내일은 우리의 침묵과 열정이 보상받는 날입니다. 쓰다 보니 눈물이 ㅠㅠ 독학생들 화이팅 입니다!!!
조용히 추천 누르고갑니다
저도 재수하면서 느꼇던게 고3때 제모습이 정말한심했습니다
공부하는척하고 열심히한척하고 요행바라고 자기위안하고 ㅋㅋ
1년동안 혼자서 스케쥴도 짜보고 살면서 한 공부량의 두배정도 한거같은데
성적도 많이 올랐지만 비단 그것뿐만이아니라
인생에대해서나 아니면 다른많은 것들에 대해서 더많이 배울수 있었던거 같아요...
내일 다같이 수능잘보고 원하는 대학 갑시다 ㅋㅋ
감사합니다 저를포함한 독재생들 모두수능잘보시길ㅎㅎㅎ
독학삼수 하면서 정말 힘든 시기도 있었고,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달려왔네요..
마지막 남은 수능 후회만 남지 않도록 보고 싶네요 ㅎㅎㅎ
힘냅시다 올해가 마지막이에요 정말..!
독학삼수로 입시 끝나네요 영어 좀 보다가 자야지 ㅎㅎ
전날이라 싱숭생숭해서그런가 읽다가 눈물이고이네여ㅠㅠ 낼 눈아프니까 울진않을거에여 독재생들 화이팅
독재분들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