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짐이 수능 점수를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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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팁은 다른 분들이 많이 써주실테고, 저는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좀 강조하고 싶습니다.
물론 실력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수능에 임하는 본인의 마음가짐(마인드) 역시 점수에 큰 영향을 미치더라구요,
우선 제 경험을 사례로 한 번 써보겠습니다.
저는 수시전형을 중심으로 입시를 준비했습니다.
그렇지만 눈썹 강사의 수업을 잠시 들은 탓인지 수능 역시 잘 봐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수시 넣은 것은 그냥 잊은 셈 치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수능이 어느새 일주일 앞으로 다가와있더라구요..
하지만,, 수능보다 중요한 발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over the sky를 외치는 since 1398 성균관대의 수시발표였죠.. 근데 여기서 붙어버렸어요.. 수능최저없이..( 좀 낮은 점수대의 과였어요)
최초합격이었죠.. 뛸듯이 기뻐했지만... 이때 부터였어요.. 제 수능이 개망 테크를 타기 시작한것이....
그 동안의 마인드 컨트롤은 over the sky로 날아가버렸고, 성대를 이미 합격한 상태이므로 수능에서는 실수만 하지말자라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크아를 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바늘아이템을 득템했을때 생기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죠... 제가 딱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물론 전날에 떨리긴 했지만..가족, 친지, 엄마친구, 아빠친구 분들께서 보내주신 울릉도ㅗ과 찹살떡을 먹으면서 자신감이 상승했고..
수능 당일에는 아침에 약간 떨렸지만.. 택시타고 시험장 가는길에.. 북쪽동산 동무 닮은 택시기사분의 호쾌함 덕에 긴장을 풀고 시험장에 들어갔죠.
1교시 예비종이 치고,, 문제를 받는 순간.. 평소처럼 비문학부터 풀기 시작했습니다.
막 문제를 푸려고 하는데..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거에요.
"난 학생부 전형을 넣었으니깐.. 과목별로 최저등급만 넘기면 되는거 아닌가..? 어차피 원점수가 중요한게 아니라 등급이 중요한 거니깐 괜히 다 맞을려고 오버하지말고 안전하게 실수만 하지말자. 어려운거나 헷갈리는 거는 넘어가고..게다가 이미 한 곳 붙었잖아?"
이게 제 수능 몰락의 시발점이었죠... 이 생각으로 인해 수능이 망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닌듯 해요.
지문을 다 풀고 시간을 봤는데.. 20분이 남았습니다. 평소에는 시간이 안 남거나 1-2분 남았었는데.. 수능에서 처음으로 20분이 남았으니.. 한 지문 , 한 지문 집중해서 긴장감을 갖고 읽지 않은 탓이었습니다.
게다가 남은 20분동안... 어려운 문제는 제대로 안 건들이고.. 푼 문제 중에 실수가 없나 체크만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실수만 하지말고 등급만 잘 넘기자'라는 마인드가 잠시 저를 어떻게 했나봅니다.
1교시를 그렇게 풀고난 뒤에.. 대망의 2교시가 시작되었죠.
이때에도 마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100점 맞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안전하게 2등급(최저)만 넘기자"
쉬운 문제는 잘 풀었지만.. 어려운 문제를 일단 패스하며 넘겼습니다... 근데 나중가니깐 시간은 얼마 안남았는데.. 4점짜리 문제가 몇 개가 남은겁니다.. 근데 이게 참 묘한게.. 평소에는 수리 모고 풀때는 그렇게 긴장하다가도 '무조건 다 맞춰야한다'는 생각이 안 드니까 정작 수능에서는 긴장이 풀리더라구요. 뭐랄까 치열함이 없어진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결국 못 풀었습니다. 악착같은 집착이 부족했던거죠.. 그놈의 수시 최저등급만 넘기면 된다 생각 때문에....
3교시 외국어부터는 멘탈 잡고 그럭저럭 풀었던거 같아요. 다만.,잠시 다른 생각을 하다가 듣기에서 내용일치 문제를 놓쳤습니다. 3년동안 모의고사에 듣기를 틀린적이 없었는데 마침 수능 때 하나가 나가더라구요 ..당연히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 부분을 놓치니..음 뭐랄까 후반 추가시간에 일본에 역전골 먹힌 기분이었어요. 그냥 하늘이 노랗게 보였습니다.
사탐 역시 그럭저럭 풀고 시험이 끝날떄쯤 되니깐.. 주변이 여러 친구들이 슬슬 짐을 싸기 시작하더라구요..내신 시험 마지막날 마지막시험 끝나기 10분전 상황과 매우 비슷한 분위기에서 방송과 함께 퇴실했고 교문앞에서 동창녀석들과 함께 말 없이 버스를 탔습니다.
그렇게 집에왔고 제 수능은 끝이 났습니다.
그때부터 재앙이 시작이었죠. 가채점을 해보니... 국영수 모든 과목이 컷에 걸렸습니다.... 평소 성적대로 최저등급은 당연히 넘길줄 알았는데.. 간당간당하더라요...
최저등급(연대는 2등급 3개, 고대는 2등급 2개)만 넘기면 된다라는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것이 었는지.. 그제서야 꺠달았습니다. 안일한 마음가짐을 가졌던 것을 정말 정말 후회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근데, 이게 저만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제 주변 친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어요.학생부 뿐만 아니라 논술전형을 준비하면서... "수능은 최저(대개, 국영수 합5)만 넘기면 되지 않나?..어차피 나는 논술로 갈거니깐 ㅇㅇ" 하는 생각을 했던 친구들 싹다 최.저.도 못맞췄습니다..
성적이 나오기 전까지는 절망속에서 한달을 보냈습니다. 면접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갔구요.
결국은 정말 운 좋게도 간신히 수리 하나가 딱 커트에 걸리는 바람에 구사일생으로 최저를 넘겼고 겨우 수시원서를 넣은 대학 중 한곳에 붙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험생들을 만나 수능에 대해 조언해 줄때면 항상 제 마음 한켠에 불편함?혹은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그런 성적을 맞아놓고도 과연 내가 학생들에게 수능에 대해 조언해줄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항상 제 머리를 멤돌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험생들에게 제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오르비에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여러분들은 제가 가진 그 오만한 마인드때문에 수능에서 후회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수능에서 만점을 받겠다는 각오로 공부하고 또 그 마음으로 실제 수능시험에 임하셔야 합니다.. 최저만 넘겨야지라는 생각으로 안일하게 문제를 풀거나, 혹은 언수외중 하나를 버리거나...혹은 사탐을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정말 미친 짓입니다. 사람일 정말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그냥 수시 생각하지 말고 수능볼때 만큼은 난 무조건 정시로 간다는 생각을 하셨으면 해요.
또한, 저같은 케이스처럼, 수능 전에 대학을 미리 붙은 분들도 몇명 생길텐데..그러더라도 수시에서 넣어놓은 나머지 대학을 위해 부디 방심하지 말길 바랍니다.. 물론 수능을 못보더라도 미리 붙은 대학에 갈수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아쉬움이 들기 마련일겁니다.
쓰다보니 이야기가 좀 길어졌는데... 아무튼 제가 여러분에게 들이고자 하는 말씀은 딱 이 2가지 입니다.
1.수시 준비한답시고.. 최저등급만 넘겨야지.. 라는 생각은 정말 하지마세요.
2. 대학 한 군데 이미 붙었다고.. 수능 설렁설렁 보지마시길 바랍니다..다른 대학까지 날리지 마세요.
오르비 수험생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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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전 오히려 이렇게 생각했는데 .. 욕심부리지말고 어느정도 실수나와도되니깐 내실력만발휘하자 이런느낌으로 준비하고있는데 안되는건가요 오히려 만점맞자 꼭 만점맞아야되 이런식으로 준비하니깐 한문제막힐때 넘어가는게 너무힘들더라고요 작년같은경우 비문학지문에서 한번막히니깐 이건 무조건 풀어야되는데 하면서 말려버렸는데 잘 모르겟네요 .
저도 공감이요!! 무조건 원점수 백점을 목표로 할께요!! 목표는 높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