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수생이 現고1,2 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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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전 성공적인 입시를 하진 못했습니다.
목표로 했던 대학/학과에는 끝내 들어가지 못했어요.
그러나 경험은 아직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몇년 동안 공부하면서, 고12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것들을 적어서 알려드리려고 해요.
물론 목표를 이룬 명문대생의 입장에서 썼다면 더 호소력 있었겠습니다만
그래도 진심과 경험을 다해서
저를 실패로 이끌었던 문제점들이나 부족한 점들을 위주로 쓸테니
가볍게 읽으셔도 분명 알아가시는 게 있도록 할게요.
1. 급할 것 없어요.
고1, 2.... 고2분들은 이제 1년 남짓 남았죠?
이제 시간이... 정말... 하...
시간이 정말....
정말 많이 남았습니다.
이래서 젊음이 좋은 겁니다.
그 1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긴 지 알기에
고3이든 재수생, 삼수생이든 '1년만 더하자'라는 소리를 하는 겁니다.
1년은 객.관.적.으로 아주 긴 시간이니
지금 수능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겠다
하시면 올수능 끝나자마자
일단 죽이되든 밥이 되든 풀어보세요.
정 부담되시면 시간재서까지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 실전연습이야 파이널때 실컷 할거고
지금 이렇게 하는 건 한 문제 한 문제 풀면서
'수능 문제는 이렇게 나오는 구나'
에 대한 '감'을 알게 되는게 핵심입니다.
그러한 본인의 '감'이 꼭 '정답'일 필요조차도 없고요,
문제에 대한 자세한 분석같은 것도 절대 필요없습니다.
벌써부터 괜히 부담만 되고
어차피 겨울방학때 들어가면 하기싫어도
몇년치 기출 가족보듯이 보게 될거니까요.
풀고나서는 본인이 이미 좋아하는,
또는 공부잘하는 친구들이나 선배들이 추천하는
인강강사의 해설강의도 한 번 들어보세요.
수능 해설강의는 6,9월 모의와 다르게
주로 여러분같은 예비수험생들을 타겟으로 찍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공부할지에 대한 느낌을 알려주실 겁니다.
2. 내신을 소홀히 하지 말기
정시에서 내신을 크게 보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서
'난 정시 올인할 거니까 내신 포기할래'
라는 친구들 많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근데 전 현 고1, 특히 이제 수험생이 될
예비고3분들 중에 아직 한번도 제대로 공부라는 걸
해본적이 없는 분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발점이
바로 당장 기말고사에 혼신을 다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야 좋으면 좋겠지만 제가 봤을땐 반에서 5등안에만 들어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상대적인 결과보다는 '성취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제가 4년동안 가장 힘들었던건
고등학교생활을 통틀어서 뭔가를 제대로 성취해본 경험이 없었다는 겁니다.
내신은 수업 열심히 듣고 부족한 건 인강듣거나 학원다니고
학교선생님 귀찮게 굴면서 붙들고 질문하면
당장에라도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제 경험은 아니고 공부잘하는 친구들, 내신관리 잘한 친구들 말에 의하면 그렇답니다)
그렇게 해서 긴 수험생활을
성취감을 느끼면서 시작한다면
웬만한 개념강의 하나 끝내는 것보다
훨씬 더 값진 경험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내신, 정말 안중요한 줄 아시나요?
물론 정시라면야 특히나 닥수능이고
내신은 0.xx점밖에 차이 안난다
크게 크게 보면 맞는 말입니다만
결국 최종승부는 0.xx점에서 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내신 과목도 결국 수능과목으로 나오는 거니까
내신 공부도 수능 공부의 일환입니다.
다가오는 기말고사는, 수업도 열심히 듣고
정말 시험전날에 밤도 새보고 하면서
반에서 5등안에만 들어도,
아니면 현재 등수에서 15등? 정도만 올려도
뿌듯한 마음으로 겨울방학을 맞이할 것이라고 봅니다.
3. 개념완성이란 건 있을 수 없습니다.
(너무 단정적으로 얘기하는 건 아닙니다만
그만큼 오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직 개념이 안잡힌 분들은 이제 겨울방학이 되면
수학, 탐구를 위해 '개념공부'를 시작하시게 됩니다.
특히 탐구같은 경우 인강의 도움을 많이 받게 되는데
인강강사들이 이른바 개념'완성'을 내세워서
이 강의 들으면 1년동안 할 개념공부는 다 끝난다라고 표방하는데요...
반은 맞는 말이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우선 웬만큼 수강생도 있고 인지도도 있고
경력도 있는 선생님이면
개념강좌에서 어디까지 끝내놓아야할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프로중의 프로입니다.
그러나 그 강의를 한번 쭉 완강한다고 해서
(물론 완강한다는 것도 생각보다 상당히 대단한 일이지만)
정말 그 과목의 모든 개념에 대한 이해가 뚝딱 완성될거라고
믿으시면 곤란합니다.
개념공부는 파이널까지 쭈욱 계속 해나가야 하는 공부입니다.
그럼 10월달까지 교과서랑 개념교재만 붙들고
노트정리만 하라는거냐...
그건 절대 아닙니다.
2,3월 들어서면 본격적으로
기출문제를 중심으로한 문제풀이에 들어가는데
문제풀이 하면서도 계속 개념을 보충해나가는 식으로 하는 겁니다.
문제를 푸는데, 예를들어서 탐구 풀다가
ㄴ보기를 푸는데 필요한 개념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럼 그부분은 아직 개념에 대한 이해,암기가 덜 된 거겠죠?
그렇다면 다시 교과서, 개념교재를 펼치고
그 부분에 대한 보충학습을 하는 겁니다.
필요하다면 강의도 다시 들어보는 거고요.
겨울방학 이후에는 이런 식으로 개념공부를 계속 해나가면서
정말이지 개념공부는 수능 전날까지 계속하게 됩니다.
수능전날까지라도 정말로 개념'완성'을 달성하게 된다면
분명히 그 과목에선 1등급~100점이 나오게 됩니다.
4. 지금 몰아서 놀거나 쉬지말고, 놀고 쉬는 것도 꾸준히 하세요.
이제 1년의 마라톤을 시작할텐데
다들 그러기에 앞서 한 번 제대로 놀고 시작해야하지 않겠느냐 합니다.
그러면서 어디 여행도 다녀오고 뭐 그러고 싶다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정말 강력하게 비추합니다
오히려 여러분이 지금 노는 것보다
노는 시간을 확연히 더 줄이세요.
한번에 확 놓아버리고 놀면
그 기억의 자극이 강해서 오래남습니다.
그럼 수험생활 내내 '한번 더 그렇게 놀고 싶다'라는
유혹을 떨치기 정말 힘듭니다.
노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하시되
꾸준히 노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일주일에 영화 한편
일주일에 사우나 한 번
이런게 아주 좋은 방법이죠.
대신에 놀 때만큼은 본인의 계획이나 진도, 모의고사 점수같은건
다 잊어버리고 노세요.(그렇게 노셔야 휴식의 효과가 있어요)
일주일에 반나절~하루면 많지도, 적지도 않다고 봅니다.
방식도 본인이 원하는 대로 짜서 노세요.
예를 들어, 토요일 낮에 놀기로 했는데
부모님이 오랜만에 친척들이랑 밥먹자해서
원하는 대로 시간을 쓰지 못했다면
따로 좀 짧게 시간을 내서라도
본인이 원하는 방식대로 쉬시는 게 좋습니다.
단순히 공부를 잠시 놓는 게 아니라
재충전에 의미를 두는 것이니까요.
5. 오르비, 수만휘... 이런데 안들어오시는 게 좋습니다.
물론 나랑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과 소통하고
꿀같은 학습정보도 얻는다는 차원에서는 분명 좋은 점이 있지만
오르비와 같은 학습 커뮤니티는 양날의 검입니다.
좋은 학습정보를 얻는 것에 대해
대가 아닌 대가를 치뤄야 하니까요.
일단 인터넷사이트이기 때문에 빠져들기 쉽습니다.
자신의 외로움과 공허함을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계속 글을 쓰고 댓글을 달고 하다보면
시간 소모가 엄청납니다.
특히 9월 모평끝나고
이제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면서
계속 학습수기같은 거 찾아보고 하면서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제 모습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그리고 오르비의 경우,
지금은 그런 성향은 많이 없지만,
태생적으로 '최상위권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괴수들이 자주 출몰해서
자신들의 모의고사 성적을 올리기도 합니다.
그분들 입장에선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올린 성적이니
당당하게 자랑하고 싶다.
라는 마음도 있고 그런 건 당연한 겁니다.
자만이나 허영심처럼 보여도 제가봤을땐
성적 안나와서 우울해하는 것보다야 백배 낫다고 봅니다.
당사자들에겐 아주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거든요.
문제는 그걸 바라보는 나머지 학생들에게 생깁니다.
그런 글을 보면서 자꾸 본인 성적과 비교하게 되면 그걸로 끝입니다.
분명 어려운 시험이었음에도 그런 분들이 쓴,
'아 뭐야 너무 쉽네 뭐' 이런 반응을 담은 글들을 보다보면
아무리 열심히 한 학생도, 심지어 지난 모의고사에 비해
성적이 월등히 상승한 학생들이라도
좌절과 패배감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밖에도 '이번에 OOO으로 공부해서 1등급 나옴, 30점 올라감'
이런걸 보면서 '아, 나도 OOO를 해야하나'라고 생각하면서
본인이 잘 준비해온 방향에서 갑자기 급회전을 해버리면
오히려 여태까지 해왔던 모든게 무너져 내리기 쉽습니다.
왜냐면 그 OOO을 보려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하니까요.
그분들의 성취를 100으로 본다면
거기에 정말 OOO라는 인강이나 교재가 기여한 바는 10~20정도 뿐이고
나머지 8~90은 결국 본인 노력입니다.
이런 분들은 말그대로 교과서랑,
별다른 해설도 없는 기출문제집만 갖고 공부해도
저런 성취를 이룰 사람들입니다.
그래놓고는 겸손인지 아니면 본인이 얼마나 노력한건지 정말 잘 몰라서 그러는지
자신의 결과를 '컨텐츠'의 덕으로 돌리게 되고
그걸 보는 학생들은 그 사람의 노력이나 인내보다는
그 컨텐츠에 집중하게 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합니다.
오르비 접속을 줄여야하는 이유는
얼마든지 댈 수 있습니다만
저한테 가장 크게 와닿는 이유는 지금 설명한 것들입니다.
잘 새겨들으시길 바래요.
6. 끝까지 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하는 것입니다.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합니다.
여러분이 이런걸 오히려 안깨닫게 됐으면 합니다만,
저는 끝까지 해서 실패도 경험해봤고 중도포기도 해봤지만
실패보다 중도포기가 더 후회가 됩니다.
(물론 전 이젠 입시에 미련은 없습니다만 굳이 뽑자면)
시작한 것을 끝까지 마무리짓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기본조건입니다, 기본이요.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강요하겠습니다.
그밖에도 생각나는 것들은 있는데
아직 정리가 잘 안되네요
혹시 정말 더 필요한 할말이 있으면
다시 와서 고쳐쓰긴 하겠습니다만
일단 지금까지의 내용이면
제가 누구 한사람 붙들고 해주고 싶은 얘기의
한 80%정도는 했다고 봅니다.
긴 수험생활, 긴 호흡을 가지고
잘 시작해서 잘 이끌어가고 잘 마무리하셔서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랄게요.
큰 성과 거두지 못한채 수험생활을 마무리한 N수생의 말임에도
끝까지 시간내서 읽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은 국어점수 되게 잘 나올 거예요.
국어영역에서 비문학이나 산문같은 건
긴호흡으로 끝까지 잘 읽어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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