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보자할수있다 [517823] · MS 2014 · 쪽지

2014-08-13 15:25:18
조회수 1,192

저 좀 도와주세요 제발...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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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살 재수생 (여자) 입니다.


 

 


 

요즘 정말 멘붕 그 자체인데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글을 씁니다.


 

갈 대학이 없어서 시작한 재수...처음 목표는 서울대 영문학과 였습니다.


 

 


 

독학한지 한달,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기숙학원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관리가 엉망이고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겨 1달 반 만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4월 부터 재수학원에 등록을 했습니다. 공부한 기간은 고작 2달 남짓...부끄러운 얘기지만, 그 후 지금까지 정말 펜 한번 안잡고 그냥 가방들고 왔다갔다 했습니다...


 

 


 

12월에 결심하고 1월에 시작해서 7개월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돈 시간 바치며 재수한 결과가 수능특강도 한번 못봤는데 교재만 잔뜩 쌓였고 학원에서 알게 된 언니 오빠에게 담배를 배워 지금까지도 끊지 못하고 계속 몰래 피우고 이 반 저 반 짐 옮기며 돌아다녔지만 하나도 만족을 못하고 1월 기숙 들어갔을때부터 따지면 2천만원에 달ㅇ하는 재수비용을 날린 것입니다...


 

 


 

전 하고 싶은 공부도 있고, 꿈과 목표도 명확합니다. 좋은 공부방법이란 방법들은 모두 알고 있고, 경제적인 여건도 나쁘지 않아 금전적인 어려움도 없습니다.


 

 


 

..그런데 정작 공부는 안됩니다. 모든 재료를 다 갖췄는데 요리를 못하겠고 할 마음도 없어졌습니다.


 

마음머고 시작하려 하면 20년 동안의 실패경험의 기억이 절 붙들고 관성처럼 절 제자리로 돌아오게 만듭니다.


 

 


 

..시간 때우기의 달인이 된 것 같습니다. 이젠 그냥 몸에 베어서 학원에서 의무적으로 보는 시험이나 모의고사 시간 외엔 1분도 공부하지 않고 자고 멍때리다 집에 옵니다. 부모님과 동생에게 부끄럽고 앞날이 깜깜합니다. 이제 고작 3달 남았고 얼마 안있으면 100일 대로 깨지는데...ㅠㅠㅠ


 

 


 

비참함을 이기지 못해 자살충동이 들어 육교 위를 서성였지만 죽을 용기가 없어 뛰어내리진 못하고 그냥 내려왔습니다...


 

 


 

과거를 잊고 강박관념과 긴장감을 가지고 다시 펜을 잡아보려 해도, 네이버 웹툰 '복학왕'에 그려진 지잡대의 현실을 떠올리고, 공부를 하고 대학에 가야하는 수많은 이유들을 곱씹어도, 대학 간 친구에게 욕먹는 것도 모자라 제 자신에게 심한 욕설과 험담을 퍼붓고, 대학 홈페에지에 들어가고 재수수기들을 읽어도, 책상앞에 앉으면 책도 안피고 잠이 들고 그러다 점심 저녁 먹고 밥먹고 나서는 종치기 직전까지 담배피다가 학원에서 보는 쪽지시험 보고 오만가지 잡생각 낙서를 하다 집에 오게 되어, 변한 것이 하나도 없어 그저 모든 노력이 시간낭비에 불과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미친 건지, 이제와서 공부가 왜 손에 안잡히고(그 동안에도 안잡히긴 했습니다만 아예 놓진 않았습니다)대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조차 흐려진 건지, 알바천국에서 알바 검색하고 전문학교 사이트를 접속하는건지, 왜 이런 황당한 짓을 하게 되는 건지 제 자신도 절 납득하지 못하겠고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냥 슬럼프라고 하기엔 너무 심각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성적이 안나와 좌절하는 것을 슬럼프라고 정의한다면 전 슬럼프보단 포기에 가까운것 같습니다...


 

 


 

집에 제 생각을 두번정도 말씀드렸는데 발칵 뒤집히고 부모님이 눈물을 보이시고 학원에 끝까지 다니면서 너가 벌인 짓(재수) 책임 안지기만 해보라고 거의 죽일 듯이 협박을 해서 어쩔수 없이 다니고 있기는 하지만.....처음과 달리 제 의지가 안드로메다로 가버리고 서울대는 커녕 인서울 제일 낮은 대학 합격도 재수 성공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괴로운 현실에 하루하루가 괴롭고 무기력합니다.


 

 


 

제 자신을 이겨보려고 시작한 재수인데 절 이긴적이 한번도 없고 19년 삶을 반복했고 성공경험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어쩌다 이렇게 된건지...


 

 


 

요즘 드는 생각은 그냥 시간 흘러가는대로 학원에 어떻게든 붙어있다가 성적 맞춰 가야할지 아니면 내년을 기약하고 올해 성적을 조금이라도 더 올려서 대* 기숙학원에 들어가 원래 목표를 달성해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서 헤메고 있습니다...올해는 이미 틀린 것 같고....제가 원하는 재수의 끝은 이게 아니었는데....단 한번의 성공경험도 없이 성적 맞춰 대학 가는 것보단 1년 더....100세 시대에 1년은 아무것도 아닌데...2개 4등급이어야 입학자격이 생기니까 국어와 그나마 성적이 나오는 영어를 조금 더 해서 그곳에 들어가 재도전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은 삼수 지원 절대 안하겠다 하시고 서울안의 듣보잡 전문대도 좋으니까 인서울 할 수 있는 성적만 만들어서 올해 어떻게든 들어가라고 하십니다)


 

 


 

요새 그런 생각들로 입맛도 없고 잠도 안오고 참 심란합니다.


 

사람 살리는 셈 치고 제발 도와주세요. 자살하기는 싫고 용기도 없습니다......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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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꿀 · 514035 · 14/08/13 15:34 · MS 2014

    내년을 기약하는 92일의 공부량<<<<<넘사<<<<<되든안되든 올해끝낸다는 마인드의 92일 공부량

    내년을 기약해도 후자의 마인드로 하는게 맞죠

    저도그런마인드구요

  • 2yeseul · 485842 · 14/08/13 15:37 · MS 2017

    마음을 다잡도록 도와달라는 말씀이신가요? 자기가 자신에게 마음을 닫아버렸는데 남이 어떻게 그걸 여나요..삼수까지 생각중이신거 같은데 과연 삼수해서 달라질것이 있을까요? 아직 시간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요 충분히 전 독재생인데 저도 이런저런 사건이 많아서 심적으로 고생 많이했는데 그래도 공부할 땐 진짜 조1진다 생각하고 열심히 해요 전 그리고 지금 이석증이라고 ㅈ나 어지러운 그런게 있어서 공부도 제대로 못하는데 아픈건 사치라고 생각하면서 정말 심한날은 집에 있지만 독서실 꾸역꾸역 나가면서 독한 약 먹으면서 공부합니다.설령 삼수를 하신다 하더라도 남은 구십일 탱자탱자 놀고 내년부터 다시 한다고 하면 과연 될까요?제 예상엔 빼빡 지금과 같은 상황 반복이에여 삼수 한다 할지라도 남은 구십일 동안이라도 진짜 열심히 해서 혹시 모를 내년의 공부에 대비한다고 생각하셔야죠. 전 돈이 없어서 영화입시도 포기하고 독재하고 기숙학원은 사치에 재수학원도 못다니는데 님이 그냥 ㅈ나 부럽네요 복에 겨우신듯..심적으로 스트레스 받는건 저랑 님이랑 거의 비슷하네요 다른게 있다면야 그걸 공부를 안하는걸로 귀결되는게 아니라 전 그걸 이겨내려고 공부하는것뿐?

  • 2yeseul · 485842 · 14/08/13 15:42 · MS 2017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칠판 수업 · 509052 · 14/08/13 15:46 · MS 2014

    현역이든 n수든 내년을 바라본다는건 회피에 지나지 않습니다.

    삽자루선생님이 기숙학원에서였나 n수생들 모아놓고 하신말씀중 이런맥락의 얘기가 있습니다. (인터넷에 삽자루 쓴소리치면 나올겁니다)

    "너네가 태어나는날 너희 부모님은 세상을 다가진줄 알았어. 그만큼 소중한 여러분입니다."

    자기자신을 질책하지말고 나하나만을 바라보는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올해 끝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세요. 누가뭐라하든 백윤비님은 부모님의 자부심입니다

  • 페로즈(이유섭) · 194126 · 14/08/13 15:48 · MS 2007

    정신과 8년 다닌 저는 님께 과감하게 동네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찾아가보실것을 권유합니다
    서당 개 8년이면 풍월을 넘어서 아예 처방합니다
    글에서도 우울증이 느껴집니다 그냥 느껴집니다

  • 서서서국인 · 381654 · 14/08/13 18:52 · MS 2011

    그냥 입다물고 공부 하시는게 약입니다. 허튼 소리로 하는게 아니구요 , 주변상황 신경쓰지 마시구요 그냥 앉아서 집중 안되도 아무생각없이 공부 하는 연습하세요.
    진짜 아무생각없이 공부 하는 연습도 하시고 , 92일동안 계획부터 짜세요....계획은 90일 전까진 적어도 짜시구요.

  • 백윤비 · 517823 · 14/08/13 20:23 · MS 2014

    네....ㅠㅠ

  • 백윤비 · 517823 · 14/08/13 20:24 · MS 2014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죽어보자할수있다 · 517823 · 14/08/13 20:25 · MS 2014

    90일밖에 안남았는데 이제와서 뭘......이란 생각밖에 안들지만 ㅠㅠ 어쩔수 없네요.....

  • 서서서국인 · 381654 · 14/08/13 21:20 · MS 2011

    솔직히 지금 님이 안되실꺼 같은 이유가 지금 공부 안해서 그렇구요 걍 집중안되도 앉아서 딴생각 안하고 공부하는 연습만 해도 생각 많이 바뀌실 꺼에요.

  • 죽어보자할수있다 · 517823 · 14/08/13 21:24 · MS 2014

    네 그렇게 해볼게요

  • aldalddk · 463627 · 14/08/14 03:00 · MS 2013

    어디사세요?? 진지하게 물어봅니다 해결방안이 딱하나있긴한데..

  • 죽어보자할수있다 · 517823 · 14/08/17 17:27 · MS 2014

    그 해결방안이 뭐죠??

  • 죽어보자할수있다 · 517823 · 14/08/16 23:52 · MS 2014

    도곡동이요